나의 에스케이텔레콤 상담기

내일이면내년2009.12.31
조회1,821

연말 기분도 못 내고 독방에 쳐박혀서 작업하는 나

쓸쓸한 기운을 살려 꼭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니

윤하와 김범수의 <헤어진 후에야 알 수 있는 것>

좋은 노래죠

바로 옆방에 가면 인터넷을 할 수 있지만 한 걸음의 수고도 허락할 수 없는 정신적 굶주림 상태인지라

핸드폰을 열어 네이트에 접속합니다

이것이 더욱 거대한 귀찮음의 시작인 줄은...

 

첫화면이 뜹니다

검색창에 커서를 놓고 또박또박 '헤어진 후에야 알 수 있는'

예의상 '것'은 뺐습니다

검색엔진도 자존심이 있으니

결과가 나왔는데 뭔가 탐탁지 않아 종료 버튼

이번엔 june버튼을 누릅니다

아까랑 같은 화면인가? 어쨌든 또 첫화면이 뜹니다

또다시 또박또박 '헤어진 후에야 알 수 있는'

아 이제 노래가 보이네요

노래 제목을 누르니 다운로드 메뉴가 있어서 곧바로 고고

자 다운이 시작됩니다  5%   35%  76%.... 쨘 100%

그런데 왠지 실패했다네요? 잉?

뭐가 잘못된 걸까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다운 시작!   29%  53%   87%.... 100%

근데 또 실패! 에휴 관두자 관둬

여기까지 제가 열람한 화면은..

1. 메인화면 -> 검색결과화면

2. 메인화면 -> 검색결과화면 -> 다운로드화면

3. 메인화면 -> 검색결과화면 -> 다운로드화면

 

그런데 잠시 후 문자가 왔는데 12월 데이터 통화료가 1만원을 초과했다며...

뭐냐고요 나 검색만 세 번 하고 '헤 어 진 후 에 야 알 수 있 는 것'의 '헤'도 못 들어보고 만원 내야 하나요?

114에 콜 했습니다

여차저차 해서 오류가 났는데 만원이 넘게 과금이 됐다 하니 뭐라 뭐라 하다가 알아보고 두 시간 뒤 다시 전화 준다는군요

 

두 시간 뒤

 

확인 절차가 늦어져서 두 시간 더 기다리라고 하네요

기다리면 되죠 뭐

 

두 시간 뒤

 

또 뭐라뭐라 하다가 당일 건이라 자세히 못 알아봤다며 내일 연락 준다고 하네요

뭐 그럴 수도 있죠 내일 해결하면 되는 건데 뭐

 

 

그래서 오늘이 되었습니다

 

전화가 왔어요

 

"고객님 다운을 못 받으셨더라도 열람하시는 페이지에 담겨 있는 내용에 따라 요금이 발생하시는 거구요."

 

"그거 말구요, 컨텐츠 다운받으려면 그 용량에 따라서 청구되는 요금 있잖아요. 전 오류 나서 다운을 못 받았는데 부당하게 과금된 거 같은데요."

 

"그게 따로 따로 이 페이지는 얼마고, 이 페이지는 얼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시구요."

 

"그거 말구요, 3kb 짜리 음악이랑 5kb 짜리 음악이랑 다운받는 요금이 다를 거 아니에요."

 

"예, 그러시죠, 고객님."

 

"그 비용이 얼마가 청구된 거냐고요.."

"저희가 이 페이지는 얼마다, 이 페이지는 얼마다 라고 따로 따로 말씀드리기가 어려우시구요."

 

"아니, 그게 아니고요........"

 

결국 또 알아보고 연락 준다고 합니다

 

 

한 시간 뒤

 

 

"고객님 저희가 알아 본 결과 고객님께서 이용하신 경로에 따라 요금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셔서요. 도움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신에 제가 실장님께 말씀을 드려서 데이터통화료 11,599원의 30%를 감면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뭐야 4천원 줄테니 먹고 떨어지라고? -_-

 

"아니, 컨텐츠 용량에 따라 다운받는 통화료가 얼마인지를 모르는 거예요?"

 

"고객님께서 처음에 접속을 하신 화면에서 389원이 나오셨구요, 다음 화면에서 452원 ...... 그리고 9,180원이 나오셨어요."

 

페이지마다 얼마인지 모른다며-_-

 

"300원, 400원은 뭐고, 9,000원은 뭔데요.."

 

"고객님께서 네이트에 접속하셔서 종료하실 때까지의 총 금액이 9,180원이시구요, 그 이전 페이지에서 나온 게 389원, 452원, ..... 입니다."

 

이건 또 뭔 소리.. 네이트 전에 뭐가 있었다고? 내 핸드폰 배경화면 말하는 건가..

 

"그러면 9,000원 중에서 그 노래를 다운받는 통화료가 있을 거 아니에요."

 

"저희가 그 다운받는 페이지는 얼마다, 검색 페이지는 얼마다, 라고 구분지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이세요."

 

"페이지 열람하는 거 말고요, 노래 다운받는 비용 말이에요. 제가 뭐가 궁금한지 잘 모르시는 거예요?"

 

"고객님께서 문의하신 사항은 잘 이해했구요, 그런데 고객님께서 네이트를 시작하셔서 종료하실 때까지의 총 비용이 9,180원이다 라고 파악은 되지만, 각 페이지마다 얼마, 얼마라고 구분지어서 말씀드리기가 어려우세요."

 

이거... 혹시........ 앵무새인가

매뉴얼에 도돌이표라도 그려져 있는 건가

 

 

총 46분 16초의 무한반복 끝에... 제가 건 거 빼고 6번의 통화를 한 거죠

상담실장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고객님, 다운로드를 실패하셨다면 그 부분에 대한 데이터 통화료는 결제되지 않는 것이 맞으시구요. 오류사항에 대해서 정확히 확인을 해본 뒤에......"

 

뭐라고? 말 다했음? 나 이틀 동안 뭐 한 거니?

 

"아니, 그럼 어제부터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어야죠."

 

"저희가 상담원이 신입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나도 아는 걸 신입이라서 모른다고?

그리고 아까는 확인이 불가능하니까 걍 30% 깎아주겠다며?

이틀은 졸라 줘야 진상조사 해주는 거임?

이건 뭐 대충 우기다가 지쳐 떨어지면 대충 넘어가려는 건지

혹시........ 날 바보라고 생각하는 건가?

나이 먹기도 바쁜데 연말에 이게 무슨-_-

아이폰으로 갈아 탈 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