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有 2호선 치한 전차

. 201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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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마지막날 2호선에서 발생한 일이에요.

저는 어리바리 군바리

 보신각 종치는 걸 보러 오늘길에 여자친구가 먼저 서울에 도착했다고 해서 여자친구는 제 쪽으로 오면서, 중간 정거장에 만나서 같이 가려고 했지요. 강변에서 출발하여 을지로 입구까지가는 열차를 탔어요.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는 거라 힘들더라고요. 사람도 엄청 많고   그래도 옛기억을 살려 사람이 북적 거릴때 그래도 제일 편한 반대쪽 문으로 가려고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가는데, 남자 신입사원들로 보이는 분들이 부쩍 부쩍 하더라고요. 그래서 잡을데도, 기댈대도 없이 차 가운데서 쭈빗거리고 있었지요.

 손은 그냥 잠바주머니 속에 고이 봉인하고요. 동대문 운동장역 지나기 전 쯤인가 방송으로 불쾌한 신체접촉을 주의 하라는 얘기가 나오데요. 아~ 요즘은 이런 방송도 나오는 구나 했어요. 참 대중교통 이용하는게 여러므로 힘드네 하며, 자리도 그렇고 해서 내리는 문쪽으로 다시 뒤돌아 나왔어요.

 동대문 운동장역에서 띡 하고 내리니 등뒤가 소란스럽더라고요. 부부로 보이는 사이인데, 아주머니는 계속 안만졌다고 하는데 아저씨가 그냥 팔짱을 끼고 끌고 가는거에요. 차내방송을 들어서 그런지 그냥 꿍꿍하데요. 아주머니가 치한으로 몰린건가? -_-;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제 막 문이 닫히려고 하는데, 한 커플(허벅지가 제 여자친구 1.8 배는 되는 듯한 미니스커트에 검은 스타킹을 신은 20대 중반의 아가씨와 약간 비만에 더벅머리이며, 순한듯한 인상인 아저씨)과 아저씨(20대 초반 비짝마르고 더벅머리 오늘 여자와 약속없을거 같은 차림세 왼손에는 500 ml짜리 물통, 오른손 팔짱에는 게임잡지를 끼고 있는 듯한)가 내리는 거에요.

 그 다음은 아가씨는 니가 분명히 만졌네, 이제라도 빌면 없던걸로 해준겠네 이러고, 어리바리한 치한 아저씨는 당연히 안만졌다하고, 커플아저씨는 뎃다고 그냥 가자하고 아가씨는 미쳤어 ~ 이러면서 셋이 계단을 넘어 어디론가 숑숑숑 간데요.

  제 생각에는 이러저런 정황을 봤을때 안만진거 같은데, 만져도 슬쩍 한번 부딛힌 정도, 어리바리 아저씨가 그냥 오해를 받는 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치한으로 오해받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2009년의 마지막날을 정말 다이내믹하기 마무리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괜히 이런 생각이 들면 안되지만, 이쁘지도 않은게 난리라는 생각이 나더라고요.

 치한에게 기분나쁜 일을 당했다면 엄청 기분 나쁘겠지만, 저는 차라리 치한으로 오해 받는 것보다는 변태가 제 엉덩이 몰래 만지는게 날거 같기도 해요. 치한으로 오해 받으면 정신적 고통에 굉장히 클듯 하고요. 이래서 여성 전용칸이 필요한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아 ~ 역시 대중교통은 이용 못할 이유가 있는거구나 라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