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하신 분, 사귀고 한 번도 못 만나고 헤어졌어요.

one2010.01.04
조회321

안녕하세요.

톡을 평소에 굉장히 즐겨보는 올해로 23살 된 예비역 병장입니다.

제가 인터넷의 댓글을 달거나 글을 올려본 적이 거의 없는 관계로,

글이 좀 재미없거나 길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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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개부터 먼저 하자면요.

작년 11월에 제대하고 12월부터 바에서 일을 시작해서 밤낮이 바뀐 관계로

하루하루 수척해지고 있는 성실한 청년이랍니다.

전공은 법학이지만, 제대하기 전에 음료 쪽에 관심이 매우 많아져서

올해 2학기에 복학하기 전까지 바리스타 자격증과 조주기능사 및 바텐더로

일을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원래 지금 잠을 잘 시간이지만, 얼마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가고

기분도 울적해서 이렇게 글을 써 보네요.


그러니까 그녀를 만난 건 제대하고 2년간 군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며 집에서 빈둥빈둥 놀다, 친구의 소개팅에 의해서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많이는 아니지만 소개팅을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여유랄까요

그렇게 긴장을 하지 않고 그녀를 편하게 대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처음이라서 그런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하며 졸업한 초등학교나

수능 성적 같은 것을 묻더군요. 그런 그녀의 말투나 외모가 너무 귀여웠습니다.

그녀도 제가 마음에 들었는지 첫날부터 같이 밤을 새며 보냈습니다.(만난 시간이

9시였는데 차가 끊겼는지라;;)

아무튼 처음 그렇게 그녀를 보고 그 다음에는 그녀의 친한 친구와 남자친구, 저, 그녀

이렇게 넷이서 만났습니다. 그 후 친구들과 홍대에서 만났는데 그녀가 자꾸 자기 가게에 오라는 걸 못 간다고 말하고 친구에게 부탁해서 먹을 거랑 꽃다발을 건넸죠.

비록 작은 거라고 할지라도, 그녀의 놀라는 모습이나 제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해준단

사실이 그렇게 기뻤습니다.

그 후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게 아마 11월 말이었을 겁니다. 제가 아는 형을 통해 지방으로 일을 하러 한 달간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다단계 비스무리한 거라서(원래 무슨 리모델링이라 그랬음) 쥐어패고 싶은 걸 간신히 참고 그녀가 일하는 곳에 말도 없이 찾아갔죠.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뻐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더군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는 그녀와 사귄 이후로 단 한번도 만나질 못했습니다.

물론 마지막으로 본 후, 그녀와 약속을 잡아도 그녀의 과제가 바쁘다던지 제 사정 때문에

못 만났습니다.

그러다가 12월 초반에 그녀의 사귀자는 제안을 메신저로 받았지만, 저는 사귀자는 것을

메신저 같은 걸로 하기 싫어서 만나서 얘기하고 싶었지만 일을 시작하기 전날이고

자주 못 볼 거 같은 예감이 들어서 제가 다시 사귀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도 우울했던 솔로를 탈출하고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해보는구나(연애는 해봤지만

사랑이란 건 잘 모르겠네요;;)했지만 후후후 사귄 지 2주만에 헤어지게 됐네요.

음,, 글이 더 길어질 거 같으니 톡커님들을 위해 제가 그녀와 헤어지게 된 이유를 정리해 볼게요.


1. 잦은 잠수 및 썰렁한 문자

그녀와 연락하긴 너무도 힘듭니다. 문자를 하나 보내도 몇 시간 후에 하나 오고

그게 제대로 이어지지가 않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래도 잘 됐지만

일을 시작한 후에는 서로 시간대가 차이가 나는 것도 있지만(그녀는 2시, 저는 4시에 일이 끝납니다.)제가 5~6개 문자를 보낼 때면 그제서야 하나 정도 올까 말까네요.

그것도 그녀와 문자를 하고 있으면 제가 여자친구랑 하는 건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친구랑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를 정도로 단답형이나 썰렁한 답신이 올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사소한 것 하나하나 보내면서 그녀의 답신을 하나하나 다 바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사귄 후에는 어느 정도 연락은 유지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게다가 한 며칠간 거의 연락이 끊긴 적이 있었습니다. 나 진짜 아퍼, 응급실 실려갔어.

이런 문자가 한 두 개 오고 전화도 안 받고 그렇게 하염없이 잠수를 타더군요.

그 후에도 계속 연락도 잘 안 되고 해서 제 짜증지수도 점점 솟구치고 있었습니다.


2. 약속을 깬 후 그녀의 태도, 그리고 자기 스케쥴에만 맞추려는 이기적인 자세

네, 그렇게 저의 분노게이지도 한창 솟구치는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녀가 약속을 잡은 후 깨버리고 취하는 태도입니다. 저는 그녀를 만나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습니다. 그녀와 12시 정도에 만난다고 하면 제가 집에 와서 자는 시간이 6시

정도이기 때문에 한 네시간을 잔 후 준비하고 홍대로 가야 합니다.(그녀 집이 홍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 10시 정도에 일어난 후 그녀에게 연락을 취하면 여전히

그녀는 연락이 안 됩니다.

그리고 약속시간이 한참 지난 2~3시쯤에 나 지금 일어났어. 이런 문자가 하나 오고

그 후 연락이 끝입니다. 네, 이런 일이 두 번 정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

이라도 약속을 깨면 굉장히 미안해 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요? 그러나 그녀는

두 번이나 약속을 깨고도 나.지.금.일.어.났.어. 이거 한 마디면 끝입니다. 그러한 그녀의

태도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그 외에도 일을 시작한 후 몇 번이나 제가 만나자는 말을 했습니다. 이전 두 번의 약속과는

달리 이건 제 멋대로 만나자고 한 경우이긴 하지만요. 그렇게 제멋대로 잡은 약속이긴 할지라도 저는 자다가 일어나고 그녀의 연락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잠을 자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평일에는 일을 나가기 때문에 도저히 못 본다고 하고 자기가 일을 쉬는 주말에만,그것도 그 전날 일을 안 나가는 일요일날 보는 것을 계속 고집합니다.


3. 생일

제 생일이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녀와 사귄 지(사겼다고도 할 수 없지만)2주 정도 되는

날이었어요. 저희 바가 꽤 유명하고 좀 빡센? 데라서 처음 들어가고 2주 동안은

하루도 못 쉬고 일을 합니다. 휴일 또한 직원마다 주 1회씩 정해져 있고요. 그날도 어김

없이 출근을 하고 그녀에게 넌지시 내일(제 생일) 볼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저는 위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녀와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생일날까지만 지켜보자 하고 그녀와 생일날 볼 생각이었습니다.

제 생일을 기억하나 못하나 하고 약속을 잡은 것이었죠. 저는 그녀가 당연히

모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우습게도 그녀는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내더군요.

그게 저는 더 기가 막혔습니다. 차라리 몰랐으면 모를까, 생일인 걸 알면서도

굳이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보자고 하는 그녀가 정말 섭섭하더라고요.

그녀가 일요일에 만나자고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 전날 일을 하고 토요일에 일찍

못 일어날 거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토요일은 일을 쉬기 때문에 일요일날 보자고

한 것이고요.

하지만 저는 일요일에는 2시간 일찍 출근해서 6시까지 일을 나가야 됩니다.

그것도 알고 있는 애가 자기 일 때문에, 그리고 잠 때문에 꼭 일요일을 고집하는구나..

솔직히 별 대수롭지 않은 거로 넘길 수도 있었지만, 그 전까지 쌓이고 쌓인 것들 때문에

결국 그녀와 헤어지자는 통보를 했습니다.

그제서야 연락하기 정말 힘든 그녀에게서 문자가 오더군요.

"난 니가 이해가 안 된다. 날 정말 만나고 싶었으면 다른 곳에서 일을 하거나 일을

아예 안 했어야 될 거 아니냐. 니가 그곳에서 일한 것을 보고 니가 나한테 맘이 없다고

생각해."

머 이런 식의 내용이더군요. 기가 찼습니다.

저는 여자를 가볍게 만나는 사람도 아니고, 돈도 없고 하는 일도 없이 변변치 못한 상태에서 만나는 건 더더욱 싫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서 일을 시작한 것은 돈보다도

배울 것이 많고 이왕 이쪽 분야를 공부하겠다 마음먹었으면 제대로 된 곳에서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주 동안 못 쉬는 것도, 제 휴일이 수요일이란 것도

일을 시작한 후에 알게 되었고 그것도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일한 진 얼마 안 됐지만 그곳 사람들과의 신뢰라는 것도 있고, 제 목표라는 것도 있는데

그녀는 그것을 이해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생일에 그녀와 헤어지게 되었네요.

사실 그 후에도, 몇 번 더 문자를 보냈습니다. 솔직히 짜증도 나고, 보고 싶기도 한데

한 번도 보질 못했으니까요. 그 문자도 다 씹으시다가 얼마 전에 연락이 와서 서로

한 번 만나자고 했습니다. 저도 이때부터는 다시 시작하는 거고 뭐고

좋아하는 거고 뭐고 없고 그렇게 알현하기 힘든 분 얼굴 오기로라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그리고, 사귀고 나서 한 번도 못 보고 헤어지다니 얼마나 웃긴 얘깁니까..

서로 깔끔하게 만나서 오해가 있으면 풀고, 섭섭한 게 있으면 서로 욕을 하고 싸우든간에

이렇게 만나지도 못한 채 찝찝하게 있기가 저는 너무 싫었습니다.

원래 수요일에 쉬지만, 그 전주에 한번도 못 쉬어서 토요일날 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금요일에 연락을 해서 토요일날 볼 수 있냐고, 가능하면 연락 달라고

그렇게 말했죠. 역시나, 또 못 만난다는군요. 아프답니다.(아프다고 잠수 타고 못 만난

게 한두번이 아니라서 미치겠더군요.)


정말 화도 나고 짜증이 났습니다.

저는 그녀를 만나려면 그녀보다 수배는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잠을 많이 쳐 주무셔야 되기 때문에, 못 일어나시기 때문에,

그 전날 일 나가야 되기 때문에, 아프기 때문에 별별 이유를 다 대면서

결국 그 고상하신 얼굴 한 번 못 비치더군요.

그래서 그 날 휴가나온 형이랑 술 한잔 하면서 계속 문자를 보냈죠.

만나자고, 내일(일요일)에 교대로 오라고.

싫다는군요. 홍대로 오랍니다. 그녀는 일도 안 나가고 저는 6시까지 일을 나가는 걸 아는

그녀가 말이죠.


정말 고귀하신 분이었습니다.

한 번 알현하기가 이렇게 힘든 여자일줄은 몰랐네요.

자기의 스케쥴에 하나라도 안 맞으면 가차없이 땡인 여자.

남자친구가 자신을 보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리고 자신은 얼마나 노력을 안 하는지

모르는 그녀.

처음에는 그녀를 보고 싶었던 이유가 좋아하고 단순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그 후에는 점차 이별하기 위해서 나중에는 오기로까지 변하더군요.

뭐, 결국 그녀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끝까지 그녀를 못 보게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욕 한 번 안 하고 좋게좋게 만나서 끝내려고 했는데

너무 짜증나서 어제 장문으로 열심히 비꼬아서 보내서 그래도 좀 후련하네요.

제가 잘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못나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까지 개무시를 당한 건 정말 색다른 첫경험이네요.


후우, 그녀가 이기적인 건지.. 아님 제가 바보처럼 어장관리 당한 건지..

좋아하지도 않은 건지.. 아님 아직 저를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배려할 줄도 모를 정도로 어린 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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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긴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이제 저는 연락 안 되는 여자가 가장 싫은 여자 1위가 될 것 같네요.

노파심에 하는 얘기지만, 그녀도 저도 이상한 착석바나 섹시바에서 일하는 건 아니고

건전한 모던 바 내지 캐쥬얼 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 때문에 힘들고, 그녀 때문에도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이니 악플은 가능한

삼가 부탁드릴게요~~


저는 교대 사니깐요.

같은 업종에 종사하시거나, 휴일이 같으신 분,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이면

남녀 상관없이 친구하고 지내요~~ 요새 제가 많이 우울하거든요. ㅋㅋ


싸이는 정말 별볼일 없이 허물어가니, 메일 주소 하나 남겨놓을게요.

잠수만 안 타시는 분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에요~~

aesthete_@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