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빨리 잊는 방법?

하얀손2010.01.05
조회1,342

사랑하는 사람을 빨리 잊는 방법?


최인호의 신문연재소설에 있었던 내용인데, 친구가 연인과 헤어졌지만 잊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자. 친구가 말하길 “그녀가 화장실에서 X누는 장면을 상상해 봐라. 그럼, 차츰 잊게 될 것이라.”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친구의 장난스런 짧은 충고이지만, 사실 그 충고는 생활 속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 있다. 제 해석을 하자면, 사랑할 때, 주관적으로 인식했던 상대를 객관적 실체로 재인식하라는 충고이다. 즉, 대상에 대한 신비감과 허상으로부터 벗어나라는 의미이다.


이 방법을 통해 나도 이별의 고통을 치유(?)했던 경험이 있었다. 물론, 치유되었다고 해서, 그 대상과 행복했고 소중했던 기억마저 깡그리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임시방편으로 자기 최면과 의지로 대상을 객관화하고, 그동안 자신이 방치해 두었던 자신의 일을 다시 찾게 되면, 시간이 일정하게 흐른 어느 시점에서, 그 이별의 뼈아픈 고통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되기 마련이다. 어쩌면, E. 프롬의 말처럼, 사랑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기술(technology)이다.


일반적으로 사랑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지나친 사랑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예를 들어, 길가에 피어난 꽃을 바라보는 마음은 아름답지만, 그 꽃을 꺾으려 한다면, 그 마음은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꽃을 사랑하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사람이나 꽃이나 대상을 자신의 소유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면 결코 아름다운 사랑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랑을 소유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이기적 사랑은 넘쳐난다.


그러나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의 마음과 별개로, 오직 자신만의 행복을 위한 이기적 사랑은, 잔인하게 꺾인 꽃처럼 생명력을 잃게 되고 만다. 오히려, 육체는 시공간을 초월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간직될 수 있는 그런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어쩌면, 진정한 사랑은 이별의 순간에 더욱 아름답게 나타날 수 있다. 길가에 피어난 꽃이 아름답지만 손을 흔들고 헤어질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의 용기.

 

 

서머셋 모옴의 단편 소설 <약속>에서도, 20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한 여자가 있었다. 그들 부부는 10년간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는 사랑하는 젊은 남편에게 먼저 이혼을 제안 한다. 남편이 젊은 처녀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질투심 때문에 이혼을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남편은 기억하는지 잊었는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가 스스로 했던 자신의 약속 때문이었다.


결혼 전에 그녀는 자신은 바람둥이였고, 다른 남자와 결혼 경험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현재의 남편보다 어머니뻘로 나이도 많은데, 그가 자신과 결혼해 준 것에 감사하고, 나중에라도 그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그의 행복을 위해 이혼해 주겠다는 자신의 약속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포기할 줄 아는 그녀의 용기에 대해, 작품 <약속>은 “지금 그녀의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다는 것을 어떻게 그 남자(길에서 마주친 이웃남자)가 알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그녀는 참으로 마음이 곧은 사람이었다.”라고 끝맺고 있다.

 

  추천글 : <여성의 가슴 크기 ABC도 몰랐던 시절>입니다.

  추천글 : <성탄절, 방구석에서 천사 되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