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의 등고선, 고도차를 보고 이미 각오는 했지만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를 향하는 길은 비교적 짧은 거리에 비해 첫날 산행보다 힘들었다. 몬죠(Monjo 2835m)의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에서 입산신고를 하며 사무실 벽의 연도별 월별로 기록한 방문객 통계표도 사진에 한 장 담아본다. “나는 과연 몇 번째 방문객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몬죠에서 돌계단을 내려서면 쿰부지역의 젖줄기와도 같은 ‘우유빛 강’이란 뜻의 두드 코시(Dudh Koshi)를 건너 강변마을 죠르살레(Jorsale 2740m)로 향하는 몇십미터나 되는 긴 출렁다리를 만나게 된다. 고소공포증을 가진 방문객들에겐 첫 번째 시련일지도 모른다. 물론 내게는 커다란 즐거움..
마을서 차 한잔의 휴식시간을 가질때, 한 무리의 좁키오(Jobkio)떼의 행렬이 다리를 건너와 멈춰선다. 좁키오와 야크의 차이를 묻자, 무리를 이끌던 앞니가 몇 개 빠진 네팔리는 순박하게 웃으며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설명을 해준다. “파파 야크, 마마 카우!”
야크와 물소(버펄로)의 교배종인 좁키오는 외형상 야크보다는 털이 짧고 덩치가 좀 작지만 더 온순하고, 순종적이라고 한다. 이들의 등판에 올려진 짐들 가운데 먼저 시선이 가는건 핏기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자연건조중인 커다란 덩어리의 물소고기들!
어디선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수 킬로미터 밖의 다른 무리들에게까지 위험신호를 보낸다는 아프리카 초원의 코끼리 얘기를 얻어들은 적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사철탕을 섭취한 행인들을 보면 순하던 개들도 사납게 짖어댄다고들 하는데, 냄새만으로도 동족의 시신인줄 모를리 없는 이 녀석들의 젖은듯한 눈망울이 더더욱 슬퍼 보인다.
강가를 바짝 따라가다 절벽에 걸쳐진 멋진 Larja 다리를 건넌다. 점심식사 후 여유롭게 출발한지라 트레커들은 마주칠 수 없었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지그재그의 긴 오르막길 따라 남체 바쟈르를 향하는 이들은 모두 버거워 보이는 지게를 멘 네팔리들.
산에 제법 다니다 보면, 짐의 크기에 상관없이 그 사람의 움직임, 특히 무릎의 반동을 유심히 보면 그 무게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몸집에 비해 너무나 큰 짐들을 운반하는 이 짐꾼들의 운행속도, 휴식시간은 나와 거의 일치했다. 눈웃음과 인사를 주고 받으며, 때로는 쉼터의 좋은 자리도 양보하는 동행 아닌 동행이 되었다. 물을 한 모금 권하자 “땡큐, 베리 해피!”를 연발하던 가장 어려 보이는 소년은 내가 손가락 다섯을 펴보여 짐의 무게가 50kg정도인지를 묻자 손가락 네 개로 답하며 어깨를 으쓱, 이 정도는 보통이라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들의 묵직한 T자형 막대기는 이동시엔 지팡이로, 짧은 휘파람을 불며 멈춰선 자리에서 그대로 엉덩이를 앉히면 간이 의자, 때론 지게의 받침대로 다양하게 쓰인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인체공학적인 배낭의 어깨끈 대신 하나같이 이마에 걸친 밴드 하나만으로 육중한 짐을 운반하는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히말라야에선 목에 힘주지 마라!!”
<쿰부 트레킹> 2. 히말라야에선 목에 힘주지 마라!
2008년 2월 29일/ 쿰부 2일차/ 벤카-남체 바자르
지도의 등고선, 고도차를 보고 이미 각오는 했지만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를 향하는 길은 비교적 짧은 거리에 비해 첫날 산행보다 힘들었다. 몬죠(Monjo 2835m)의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에서 입산신고를 하며 사무실 벽의 연도별 월별로 기록한 방문객 통계표도 사진에 한 장 담아본다. “나는 과연 몇 번째 방문객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몬죠에서 돌계단을 내려서면 쿰부지역의 젖줄기와도 같은 ‘우유빛 강’이란 뜻의 두드 코시(Dudh Koshi)를 건너 강변마을 죠르살레(Jorsale 2740m)로 향하는 몇십미터나 되는 긴 출렁다리를 만나게 된다. 고소공포증을 가진 방문객들에겐 첫 번째 시련일지도 모른다. 물론 내게는 커다란 즐거움..
마을서 차 한잔의 휴식시간을 가질때, 한 무리의 좁키오(Jobkio)떼의 행렬이 다리를 건너와 멈춰선다. 좁키오와 야크의 차이를 묻자, 무리를 이끌던 앞니가 몇 개 빠진 네팔리는 순박하게 웃으며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설명을 해준다. “파파 야크, 마마 카우!”
야크와 물소(버펄로)의 교배종인 좁키오는 외형상 야크보다는 털이 짧고 덩치가 좀 작지만 더 온순하고, 순종적이라고 한다. 이들의 등판에 올려진 짐들 가운데 먼저 시선이 가는건 핏기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자연건조중인 커다란 덩어리의 물소고기들!
어디선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수 킬로미터 밖의 다른 무리들에게까지 위험신호를 보낸다는 아프리카 초원의 코끼리 얘기를 얻어들은 적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사철탕을 섭취한 행인들을 보면 순하던 개들도 사납게 짖어댄다고들 하는데, 냄새만으로도 동족의 시신인줄 모를리 없는 이 녀석들의 젖은듯한 눈망울이 더더욱 슬퍼 보인다.
강가를 바짝 따라가다 절벽에 걸쳐진 멋진 Larja 다리를 건넌다. 점심식사 후 여유롭게 출발한지라 트레커들은 마주칠 수 없었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지그재그의 긴 오르막길 따라 남체 바쟈르를 향하는 이들은 모두 버거워 보이는 지게를 멘 네팔리들.
산에 제법 다니다 보면, 짐의 크기에 상관없이 그 사람의 움직임, 특히 무릎의 반동을 유심히 보면 그 무게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몸집에 비해 너무나 큰 짐들을 운반하는 이 짐꾼들의 운행속도, 휴식시간은 나와 거의 일치했다. 눈웃음과 인사를 주고 받으며, 때로는 쉼터의 좋은 자리도 양보하는 동행 아닌 동행이 되었다. 물을 한 모금 권하자 “땡큐, 베리 해피!”를 연발하던 가장 어려 보이는 소년은 내가 손가락 다섯을 펴보여 짐의 무게가 50kg정도인지를 묻자 손가락 네 개로 답하며 어깨를 으쓱, 이 정도는 보통이라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들의 묵직한 T자형 막대기는 이동시엔 지팡이로, 짧은 휘파람을 불며 멈춰선 자리에서 그대로 엉덩이를 앉히면 간이 의자, 때론 지게의 받침대로 다양하게 쓰인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인체공학적인 배낭의 어깨끈 대신 하나같이 이마에 걸친 밴드 하나만으로 육중한 짐을 운반하는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히말라야에선 목에 힘주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