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아침

끼유윧유2010.01.08
조회734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0살이되는 학생이에요

 

수능도 다 끝났고 집에서 공부도 안하면서 빈둥거리기도 너무 죄송해서

집 주변에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었어요

일도 꽤 편하고 무엇보다 저는 유통기한 지난 음식들 찾아서 먹는걸

참 좋아했었는데..보물찾는 기분 

 

무튼 2009년 크리스마스였어요..

 

저는 오전 10시까지 일을하기로 했었는데요

9시 30분쯤이였어요... 시제?계산을 하고있었는데

 

검은 롱 코트를 입으시고 체격 좋으신 남자분이 오셨어요..

어서오세요~하고선 계산대에 서있는데

남자분이 왼쪽 위 허공을 바라보시며 읊조리셨어요

 

"던힐....한 갑에 2500원"

 

...?

 

"던힐 드릴까요?"

 

"한 보루에 2만5천원"

 

...??

 

"열 보루면.....얼마야"

 

"이십오ㅁ..."(뭐지 이사람....)

 

"이십오만원....그럼 이십보루만 줘"(엄청 띠껍다는듯이)

 

 

편의점 알바하며 담배의 수요를  알게되고 놀랐던 저인데

(편의점은 담배 안팔면 망할듯)

그래도 보루로 사가시는 분은 한 분도 없어서 항상 신기했었어요

보루째 사두고 피우면 덜번거롭지 않나

 

무튼 보루로 사가는 손님은 처음이라 반갑기도 하고

너무 양이 많아 의아하기도 했었지만

크리스마스이니까 모여서 뭐 하나보다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 날 저희 가게에 담배가 많이 없었어요...특히 던힐은 한 보루도 없었음

 

"죄송한데요..오늘은 던힐이 보루로는 없어요.."

 

"..뭐?"

 

"(담배 보루 두는 곳을 가리키며) 여기에 있는것들이 다에요"

 

"저것들 다 줘"

 

"네?"

 

"(핫바 두는 기계를 턱으로 가리키며)x발 이거 다 엎기전에 다 달라고"

 

 

미친놈이다

강도인가

당황했는데 막 무섭지는 않았었어요

 

 

"여기 사장 000(사장님 이름)지?"

 

"네..."

 

"사장한테 전화해봐"

 

"네...(전화 검)"

 

안.받.음

 

"안받으시는데요..."

 

"x발x끼 또 꺼놨어 #@#^#^ "

 

"x발 000이가 내 돈을 빌려가놓고선 전화도 안받는데 %# 내가 돈 안받고

그새끼 치고 가게 엎으려 왔는데 없어서 담배로 가져갈거야"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저런 내용...

 

순간 인터넷에 떠돌던

 

'편의점 사장이랑 아는사이라고 돈 빌려가선 튀는 놈'인가 했었는데

 

정말

무척

아주 많이 화나보이고

진심이 우러나오는 말투....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장님이 금전관계가 안좋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고

전화까지 해보라고 했으니까

 

저는 하라는대로 하기로 했어요,, cctv도 있고

 

 

그래도 제가 안움직이고 어쩔줄을 몰라하니까

 

"경찰을 부르든 아무튼 나는 내 돈 받아가야하니까 담배 달라고

민증 깔까? 민증 보고 내 이름 주민번호 다 적으라고"

 

이러면서 운전면허증을 주더라고요

 

그거 적고

 

담배 다 꺼내서 주고....

같이 개수 세고..

중간 중간 2100원이나 2300원짜리 담배는 빼고..

 

42만5천원어치였어요...그런데 사장이 빌린돈은 그것보다 많았나봐요..

 

"여기 또 비싼게 뭐있지??"

 

"비싼거요..??"

 

"비싼거..비싼거 양주!"

 

이러더니 와인 코너로 가서 주섬주섬 가져오더라고요

 

그랬더니 다 합쳐서 육십*만삼천오백원이 나왔어요

 

 

봉투에 같이 담고

 

그냥 보내기 좀 그러니까

 

아까 주민번호 적었던 종이에 얼마 가져가시는지 적어달라니까

이렇게 적으시더라고요

 

 

'000 x새끼야 죽고싶냐 전화는 왜 안받냐  (기억안나는 어떤 내용)

담배랑 술 가져간다 $#@  육십*만사천원'

 

 

500원은 취급안하는 사람인가봐요

 

그렇게 그 남자는 휭 갔어요...

텅텅 비어있는 담배 보루들 놓아두는곳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니까

 

왜그랬냐며 그러면 안된다고 막 뭐라하시면서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전까진 괜찮았는데 엄마가 뭐라 그러니까 엄청 무서워지면서

내가 다 물어줘야하는건가 이런 저런 생각 들면서 불안해졌어요

 

그래서 울먹이며 지구대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을 해줬는데

경찰이 이랬어요

 

'그래서....원하시는게 뭔데요?'

 

.....

 

멍해지더라고요 내가 경찰한테 원하는게 뭐지?

 

한 3초간 가만히 있다가

 

"아니....주민번호랑 이름 있으니까 신원확인이라도 해주세요.."

 

'5분이내로 경찰 보낼게요'

 

5분이 걸렸는지 더 긴 시간이 걸렸는지

무튼 엄청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 지났고

다음 순서로 오기로한 언니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언니한테도 울면서 다 설명해주는데 경찰 두 분이 왔어요

 

상황 설명 해주고 질문에 대답해주는데

그 중 한 분은 막 큰소리로 저한테

 

"전화기를 그냥 내려놓기만 하면 되는데 왜 안그랬어요!!!신고는 왜 바로 안했어요!!!"

이러면서 화내고ㅠㅠ

경찰서로 회선?이 연결돼서 수화기 내려놓기만 하면 경찰서에서

편의점 소리?를 들을 수가 있대요 그거 듣고 이상한 상황이라 판단하면

바로 출동한대요

내가 그걸 알았냐고요...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무튼 신원조회해보니 그 사람이 맞더라고요..

그런데 비슷한거 같은데 경황이 없으니까 그 사람 얼굴도 막 정확하게 기억 안나고..

제 한계를 알게된 경험이었음

 

이것저것 경찰한테 다 알려주고

나중에 저한테 소리지른 아저씨는 막 저한테

미안하다고...자기가 너무 속상해서 그랬다고 사과해주시고ㅋㅋ

보니까 사장이 문제가 있는 사람인것 같다고 다른 알바 알아보라 그러고..

 

(제 순서 다음에 온 언니가 일 할때는 막 사장친구라는 사람이 와서는 

사장이 빌려간 돈 4만원씩을 꼬박꼬박 받아갔었대요..

사장이랑 통화해서 확인한 다음 꽤 자주 줬었다고..)

 

이 일이 일어나고 며칠 뒤에 그만둬서 뒷일은 잘모르지만..

연락 안오는걸루 봐선  롱코트의 남자가 사기친것 같지는 않아요

 

무튼 나중에 보니까 사장님이 진짜 좀 금전관계에 문제있는 사람이더라구요..

본사에 입금해야할 돈도 입금안해서 사장님 엄마가 와서 대신 변제해주고..

(액수가 상당히 큼...)

가족 총출동해서 편의점에서 사장님 잡으려고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연락도 안되고 제가 그만둘때 까지도 편의점에 안나타났었어요..

 

사장님 어머니는 몸도 안좋으신데ㅠㅠ

연말에 나오셔서 포스 작동법 배우고...삼촌에..동생에..좀 측은했었어요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였지만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다짐할 수 있었던 일이었어요

 

 

쓰다보니 좀 길어졌네요....

 

무튼 편의점 알바분들 항상 수고가 많으시구,,혹시 모르니 사기 조심하세요

전 운이 좋아서 사기는 아니였던것 같지만.. 저런 상황에서 말짱한 사고로

생각하기가 어렵더라구요..ㅠㅠ 편의점 전화랑 경찰서랑 연결됐는지도

한번 물어보시면 좋을것 같아요ㅋ

 

그럼 모두 2010년에 좋은일이 생기시길 바라며 이만 끝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