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잘못타서 기사님이 태워다주셨어요^^

2pm짱 2010.01.08
조회34,194

안녕하세요 ^^

올해 21살 된 학생입니다 하하

얼마전 제가 겪은 일이 생각나서 써봅니다

말주변이 없어 .. 정말 읽으실때 머리 아프실꺼에요

양해해주시고 읽고싶으신 분들만 ^-^

 

전 원래 고향이 경상도 포항인데 대학교를 경기도로 왔고

친한 친구들은 포항과 가까운 대구나 부산으로 대학을 갔습니다

방학이고 시간도 많다보니 친한친구들과 시간을 맞춰서 대구로 가게 되었습니다

대구가 분지라 따뜻할 줄 알았는데 정말 추웠어요 . ..

그냥 하얀 먼지 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눈 . ..

암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 8시 차(동대구-동서울)를 타려고 동대구 고속버스 터미널로 갔어요

만약을 대비해서 4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간신히 8시에 도착해서 결국 8시차를 놓쳤습니다 .. .

다음 차가 몇시냐고 물어보니.. . 10시 차라네요 ..

거기다 우등고속이라 돈이 일반고속에 비해 한 8000원 정도 비쌌어요 엉엉

돈도 너무 비싸고 2시간을 어떻게 기다리나 싶어서 ...친구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친구가 기차가 너 낫다고 기차시간을 알려주더라구요 .. .

다행이 9시차(동대구-서울역)가 있대서 급하게 동대구역으로 갔습니다 . .

그렇게 무사히 기차를 탔고..도착예정시간이 1시 정도 였습니다

(동대구에서 서울역은 한4시간정도 소요)

기차는 무사히 탔으나 도착하면 지하철이고 버스고 다 끊길 것 같아

집에 갈 걱정이 태산이었죠 .. .

언니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언니도 잘 몰라 인터넷으로 뒤져서 막차 시간이랑 버스번호 알려주더라구요 ..

갑자기 헷갈려서 언니한테 물었는데 답이 없었어요

저: 9401이야 9104야 ?

     자나?

     ..

9401 맞겠지 ... 뭐 저 나름대로 확신을 가진채  피곤해서 잤습니다 .. .

기차가 예정시간 보다 좀 더 늦게 도착해서 ..1시 30분쯤 서울역 도착

노숙자들이 많이들 주무시고 계시더라구요 .. . 하하 조금 무서웠습니다 . .

서울역을 나오니 택시운전기사들이 어찌나 많던지

어디까지 몇만원 ... 하시면서 부르시더라구요

 

버스 환승센터를 물어서 5번 정류장인가 .. 암튼 거기서 막차 9401을 기다렸습니다

(다행이 막차가 2시 넘어서 까지 있다고 들어서요 . . )

막차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

복도에 까지 사람들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암튼 전 운좋게 자리를 잡고 자다가 깨보니

분당에 도착해서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내리더라구요 . .

사람들이 분당에 많이들 사는구나 . ..

그러고 있는데  저만 남는거에요 .. .

이상하다 .. 싶었는데 .. 그냥 계속 앉아있었어요

그때 여자 기사님께서 저 쪽을 향해 돌아보시며

기사님: 아가씨 안내려요 ?

 

저: 아 저 하남갈껀데요 . ..

기사님: 여기가 종점인데...

            아가씨 .. 아유 미치겠네

            버스 잘못 탔어 ...

저:(순간 불안감이 ..ㅠㅇㅠ) 네 ? , . .. .. .. ...

 

시간은 새벽 3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고 ..

폰 배터리는 나갔고

지하철은 끊겼고

지갑에 돈은 9000원이 전부.....

 

정말 절망적이었어요 . . .

기사님 전화 빌려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죠 ..

저: 엄마 나 버스 잘못 타서 분당이야...ㅠㅠ

엄마: 9301 안타고 뭔 엉뚱한거 타가지고 ..

        어휴 엄마 장사하는데 . .널 또 어떻게 데리러 가...

        어휴 못살아 . .이렇게 정신없는날 너까지 어휴+10

9301을 잘못알고 9401 탔습니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었네요

엄마가 일단 찜질방  같은데 있으면 데리러 오신다고 하시더라구요  

분당에 오리역인가 . . .그 근처에 아무때나 내리려 했더니

기사님이 일단 내리지 말고 자기 내릴때 같이 내리자고 앉아 있으라고 하시더라구요

버스 종점에 기사님과 같이 내려서 사무실(?)로 들어가서 ... 핸드폰 충전하고

기사님  차 주차해둔 곳 까지 같이 따라가서 태워주시고 근처 찜질방 앞에 세워주셨어요

저 내려주면서 자기가 내일 출근 아니면 집까지 태워주겠는데 미안하다며 . .

너 만한 딸이 둘있는데 찜질방에 태워주니까 마음이 안좋네 그러셨어요

전 속으로 이런 친절한 분도 계시는구나 ..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괜찮아요 .. 여기까지 태워주신것도 너무 감사한데

감사합니다 하고 내렸네요 .  .

당황스럽고 정신도 없어서 성함도 못 물어봤는데 기사님 정말 감사했어요 ^^

 

찜질은 1만원

사우나가 6천원 .. .

돈이 없어 사우나 끊었네요

사우나  할 정신도 없고 목욕용품도 없고.. 그냥 코트 입은 채로 넋 놓고 ..

있다가 방바닥에 웅크려 자다가 .. .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쳐다봤다는 하하 ...

신기하게 수면실이 찜질방 안에 안있고 사우나실 옆에 있었어요 ..  .

거기서 옷 입고 자다가 . ..

엄마는 6시 다돼서 데리러 오셨어요 ...

엄마가 낮에는 까페 하시고 밤에는 주류 팔거든요

12월 31일 .. 날이 날인지라 .. 손님들이 엄청 많았다고 해요....

보통 2시면 문을 닫는데 5시 넘어서 .. 까지 했으니 .. 

암튼 전 정말 면목이 없었죠 ..  .

어린애도 아니고 다 큰딸이 집도 제대로 못 찾아오고 . .

암튼 엄마도 땡큐  알라뷰

 

9401-분당

9301-하남시

절대 못 잊을꺼에요

 

아 엄마가 그러시던데 ..

다음날 기사님이 엄마에게 전화 하셨다고

무사히 잘 들어갔나 걱정되서 전화를 주셨대요

ㅠ0ㅠ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