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 여전한 그리움의 노래

Notbut201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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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김현식은 좋다. 어렸을 때 아버지 옆에서 얼굴크기 만한 헤드폰을 끼고 LP판을 만지작거리며 억지로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면서 듣던 그 노래들이 어느 덧 제법 커서 듣게 되니 색다르게 좋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에서 돌아와 밤늦게까지 라디오를 들으면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테이프에 살짝 녹음해서 학교에서 듣곤 했다. 또, 그 날 왠지 괜찮은 노래가 나오면 녹음해서 반 친구들끼리 돌려서 듣기도 하고 그랬다. 그 때는 학교 주변의 허름한 음반 가게에 들려서 숨겨진 명반들을 찾아 듣는 재미가 쏠쏠하게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기쁨이 줄었다. 수 백 장 넘게 모으던 씨디들이 몇 년 전부터 개수가 그리 늘지 않는 것처럼 주위에서 조그마한 음악가게는 찾아보기가 힘든 시대가 되었다.

 이어령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합쳐진 현시대를 ‘디지로그 시대’라고 했는데 그 균형이 불균등한 현재는 디지털이 물론 위주가 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드물게 있는 아날로그의 감성을 찾을 때면 왠지 반갑다.

 지금까지 모아온 앨범을 정리하다 깊숙이 먼지가 쌓인 구석의 앨범들을 발견하였다. 이 세상을 떠난 가수들의 이름을 읽는다. 김현식, 김광석… 그 사람들은 죽었지만 생전의 아름다웠던 음성을 듣게 되는 일은 참 고맙고, 외롭고, 쓸쓸한 일이다.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이 될 수도 있구나. 하지만 여전히 김현식은 좋고 김광석도 좋다. 어린 녀석이 제일 먼저 귀엽사리 음색을 흉내 내던 그 아저씨들의 음반에는 먼지가 많이 쌓였다. 천천히 그 먼지를 닦아낸다. 아버지의 발치에서 뒹굴며 함께 듣던 노래들이라서 그런지 가끔 김현식을 들으면 아버지 생각이 먼저 난다. 나도 아버지처럼 자식을 낳으면 제일 먼저 김현식을 들려줘야겠다. 물론 mp3가 아닌 씨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