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언니의 죽음..(사진有)

김지은2010.01.09
조회1,457

 

흐를것 같지 않던 시간들이 흐르고

지나갈 것 같지 않던 슬픔들이 흩어져 사라져 간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며..

많은 감상에 잠기는 지금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외항사 승무원으로 재직중인 20대 중-후반녀 입니다..

그저 저는 1년전..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이한 저희 쌍둥이 언니에 대한 기억을

다시한번 새기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판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1984년생이며,

쌍둥이.. 이란성 쌍둥이로 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와는 너무 다른 성격, 외모, 가치관, 관심사 등등..

저희 단둘 밖에 없는 자매 관계로

주변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아니.. 두몸에 받아가며..

예쁘게 자랐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모두가 2002 월드컵으로 열광하던 그 해 그 여름에..

저는,, 그리고 저의 언니는 "어머니"를 잃게 되었습니다...

우리 쌍둥이를 가장 많이 써포트하고

가장많이 아껴주시던.. 우리 어머니를.. 불의의 사고로.. 저세상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때 당시, 모든 1984년생들이 그러하듯..

저도 저희언니도.. 커다란 시험,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3 신분이었습니다..

수능을 불과 4-5개월 남겨두고 저희가 맞딱드리게 된 상황..

그 슬픔과 세상에의 분노,, 삶과 죽음에 대한 허탈함과.. 허무함 등을..

우리 자매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우리 쌍둥이는.. 어머니의 부재 가운데서도 대학진학을 하게 되었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생활을 하게 되고, 또 그 도중

언니는 평생의 배우자를 만나게 되었고..

저 또한 직장을 얻게 되어.. 서로의 갈 길을.. 나름 힘차게 걷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친구처럼 지난 세월의 회포를 풀어가며 술도 한잔 할수 있고..

때로는 엄마처럼 서로를 보듬어 가며.. 지내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청천벼락의 날 벼락이 치는듯한 소식을 접하게 되엇습니다.

제가 그렇게 믿고 의지하던 언니가...

언니가.. 엄마 곁으로 떠나버렸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미, 저는 이 머나먼 땅 중동에서받게된 떨리는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 한통을..

숙명인듯 받아들이며 열시간을 달려 한국으로 갔는지도 모릅니다..

 

2009년 01월 04일..

언니가.. 나의 반쪽인 언니가..

갑작스런 호흡곤란과 그에 이은 심장마비로..

뇌사에 빠졌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는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젊은 여성이, 뚜렷한 병명도 없이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이유만으로..

언니의 사망진단은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결국.. 그 꽃다운나이 스물여섯의 몸에 부검까지 해야 했습니다..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원인은.. 혈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듣게 된 사실 하나..

언니의 죽음 이전에 허리통증과 다리에 통증이 심하게 겹쳐서

허리디스크를 의심한 형부가 신경외과 진료를 의뢰하였고

일주일정도 입원을 하였다고 했습니다.

입원중에도 언니는 허리와 다리통증이외에

호흡곤란과 구토증상에 대해 몇번 이야기를 하였는데,

키에비해 과체중이던 언니를 보며..

체중탓을하며.. 구토증상때문에.. 호흡곤란이 있는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것입니다...

 

그리고

퇴원 직후인 그날 오후에..

이러한 증세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다가, 119에 실려가서 결국엔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었습니다.....

 

만약 병원에서 조금이라도 섬세하게

언니의 증세에 대해서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언니를 보았다면..

이런일이 있었을까..

아직도 답답하고 원통한 일입니다...

 

아직까지 그 병원에 언니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린 적도 없고..

이 일에 대해 컴플레인을 한적도 한번도 없지만..

언니가 죽고난 1년이 지난 지금............

동생으로서 나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

지금 내가 할 수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가슴한켠이 서늘한 마음입니다.....

 

지금에 와서 이미 세상에 없는 귀중한 목숨이

살아 돌아 올 것이 아니기에..

이렇게.. 슬픈마음을 이 곳 네이트에서 달래어 봅니다.

살아 생전 언니가 참 좋아하던 곳이었습니다..

이곳 네이트는..

이런 저런 사람사는 이야기와 사람사는 냄새 나는 곳이라고.. 말이지요..

 

너무 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엄마와 같은 곳에 있을 언니를 생각하며..

조금은.. 위안을 얻고 싶습니다..

 

반반 나누어진 지금 우리 가족..

엄마와 언니 반은 천국에.... 아빠와 나  반은 지금 여기.. 이 세상에 남겨진채로..

다시 우리가 만날 날까지 손꼽아 기다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1

 형부 힘내세요!! 비록 혼인신고 하고 6개월만에 이런 일이 일어났지만..

상주로서 자리 지켜주시고.. 명절때 저희집 찾아주시고.. 너무 고마웠어요..

 

PS2.

부산원예고등학교 조리과 (84년생 2000년입학..)출신 분들,

그리고 안산공과대학 호텔산업과 (84년생 2003년입학..)출신의

어느분께서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김보은양의 부고를 알려드립니다.. 1년늦었지만.. 언니 장례식에 한번도 뵙지못한 동창/동기분들께..

이 소식을 알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부디 기도해주세요.. 젊은나이에.. 저 세상으로 가야 했던 가여운 영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