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Joshua T.201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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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며칠 전 가을비 같지 않게 비가 퍼 부은 날. 내 마음처럼 맑간 소주가 그립고 해서 찾아 간 집.

지나 다니면서 몇 번 본 집인데 생각이 나 들어 가 보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좀 후미진데 있어서 그런지 손님이 없어 조용해서 분위기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인테리어는 나름 신경을 쓰셔서 괜찮았고 소주 마시기엔 좋았던 분위기.

메뉴에서 김치찌게와 눈에 뜨이는 해물호박전(?)이 있어 소주와 함께 시켰는데 먼자 서비스 안주가 나온다.

[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계란 후라이 두개. 싸우지 말라고 명수에 맞추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김치. 약간 겉절이 비슷한 것이 맛이 꽤 있었다.

계란 후라이. 나 처럼 연식이 있으신 분들은 그냥 만만하게 생각되지 않는 음식이다. 뭔가 엄마 생각도 나고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뇌물주듯 부쳐 주었던 것이 계란 후라이. 그 당시엔 다방에서 모닝커피에 아주 작디 작은 계란 띄워주고 돈 더 받던 좀 고급 음식. 하여간에 오랜 만에 계란 후라이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니 잊었던 것이 많이 생각이 났다. ㅎㅎ

그러자 드디어 주문했던 김치찌게 등장.

[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약간 물이 많이 잡혀 있어서 싱겁지 않을 까 했는데 아주머님 왈 '브로스타에 끓이면서 드시면 괜찮을 거에요'. 음~ 그냥 믿기로 하고 국물 한 숟갈 떠 넣었는데 아주 시원하고 꼭 김칫국과 찌게 중간의 간이 너무 좋았다. 밖에 비는 마구 내리는 분위기와도 딱 맞고 오랜 만에 뭔가 박자가 맞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업~ 되는.. 너무 괜찮았다.

국물 건데기를 뒤졌는데

[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생각보다 많은 욱식~ ㅋ 기분이 더 좋아졌다. 뭐 제주 토종흑돼지 정도는 아니겠지만 냄새 없고 육질 괜찮은 '남의 살'이 맛 좋은 국물에 잡겨 있으니 앞으로 내 핏줄에 알콜계수가 많이 올라갈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 있었다. 국물에 몸도 풀리고 맛 좋은 건더기에 입 전체가 즐거우니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무렵 주문한 해물호박부침이 나온다.

[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흔한 똑딱이 없어 폰카로 사진은 찍는 걸 용서를 구해야 할 판이다. 아주 괜찮은 모습의 호박부침이 이렇게 희멀겋게 나오다니 죄스러운 느낌이 든다.

우리 어머니도 호박부침엔 일가견이 있었는데, 이 집은 또 다른 호박부침의 해석을 하였다. 호박을 아주 얇고 잘게 썰어서 밀가루를 작게 넣고 거의 모양만 잡는 것 처럼 부쳐 나온다. 어릴 때 교육 잘 못 받은 사람들은 숫갈로나 퍼 먹어야 할 것 같이 흐믈거리는데 호박 맛이 입안에 가득하고, 특히나 호박에서 나오는 즙 맛이 즐거운 감칠 맛을 느끼게 한다. 오호라.. 소주 도적 한 마리 또 나왔다. 맑간 소주가 마구 흘러 들어가지만 약간 졸아드는 김치찌게와 감칠 맛이 좋은 호박부침 때문에 거부감은 전혀 느끼지 않으니 주주가 오래 갔다.

어느 새 안주는 없어져 가면서 뭔가 얌얌하였는데 그 때 같이 간 친구가 약간 코 맹맹이 소리로 '아주머니 아까 누릉지 있던데 좀 주세요~' 하니까 커다란 웃음으로 낼름 갖다 주신다.

[서울 강남 신사동]강강수월래 호박전+김치찌게 good!

와~ 공짜. 아직 머리는 까지지 않았지만 공짜는 좋다. ㅋ

'울 집이 밥을 하니까' 맞다 이 집은 낮에는 점심을 한다. '누릉지는 있으니까 담에도 또 달라고 해요~'

강남 바닥에서 이런 인심 보기 힘든데. 너무 즐거운 말씀을 하신다.

여름비와 같은 가을비에 마음이 싸해진 가을 밤. 내 마음처럼 맑간 소주만을 생각하고 들어갔건만 기대하지 않았던 인심에 못 느꼈던 즐거움이 가득했었다. 같이 간 친구와의 우정도 더욱 좋았고 맛이 좋아 멋을 느꼈던 좋은 경험 오랜 만에 하였다.

  

이 집 인포:

상호: 강강수월래

주소: 서울 강남 신사동 561-35

전번: 까 먹었음.

찾아가는 법: 신시역 사거리에서 도산대로타고 영동호텔 방면으로 가면 언덕 꼭대기 가기 바로 전, 그러니까 영동호텔 건너 사이드에 허연 김복남 (앙드레 김) 파씨옹 건물이 있다. 그 건물 정면에서 오른편에 스키 슬로프 같이 가파른 경사 골목이 있는데 경사가 끝나는 곳 왼편에 있다. 찾기 힘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