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다니시던 하청업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일자리2010.01.13
조회484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대학교 2학년이 되는 졸업반생입니다.

아빠가 다닌 회사가 문을 닫는다기에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

 

경기도에 살다가 초등학교때 IMF가 터져 그 후로 건축일을 하시던

아빠가 더이상 일을 하시지 못하게 되었는데 IMF후 힘들게 다시 취업을 하신 아빠..

 

그런데 중학교 1학년때 쯤 일나가셨던 아빠께서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셨습니다.

아빠가 일하고 있던 4층짜리 건물의 지붕작업만 하면 되는 완공되어

전날 눈이 와서 지붕이 미끄러웠음에도 이제 지붕만 하면 되는데 괜찮다고

하시면서 동료분과 4층높이에 올라가 지붕의 눈을 털어내고 작업하시다가

4층높이에서 그만 미끄러져 떨어지셨습니다.

 

아빠께선 "그래도 내가 꺼꾸로 떨어지는걸 (머리부터 떨어지셨나 봅니다..)

몸을 돌려 다리먼저 닿게 해서 이만하면 다행이지" 하셨습니다..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한쪽발의 뒤꿈치뼈가 모두 부서졌고 눈은 피멍들었고..제대로 걷지도

무엇하나 집을수도 없었고 손도 부들부들 떨리셨고 얼굴도 붓고 했는데

바로 병원에 가지 않으신겁니다..

 

아빠께선 3달넘게 병원에 입원해 계셨고 그 당시 뒤꿈치뼈가 모두 부서져

걷는데 불편할 꺼라며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돈이 없어서 퇴원후 재활도 받지 못한 아빠..그렇게 장애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아빠는 아직까지 발이 부운 상태로 절뚝거리시며 다니십니다..

 

치료비도 제대로 못받고 그렇게 건축일을 관두게 되셨습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구하기 힘들어져 생활비로 빚만 늘어났고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쯤 우리 가족이 살고있던 빌라는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저는 중학교 3학년때 강원도 삼척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초등학교때 부모님이 이혼하신터라 아빠와 저, 그리고 동생 이렇게 셋이 이사했습니다.

 

아빠께선 "그래도 석탄공장에 들어가면 우리 딸 대학도 갈 수 있어!" 라고

우리 교육비때문에 그 먼 강원도로 이사가서 단칸방 월세로 연탄으로 살며

아빠께선 어떻게 해서든 석탄공장에 들어가려 했지만 2004년 이후 석탄공장을

취직하기란 쉽지 않았고 더군다나 발 때문에 장애판정 까지 받은 아빠를

받아 줄 석탄공장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연탄공장일 개한테 사료주는 일등 여러 일을 하시면서 1년이 지났고

아빠께서는 아는 분을 통해 탄광과 동업인 하청업에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빠께선 일자리가 생기셨다고 좋아하셨습니다.

하청은 광부들이 석탄을캐고 쓸모가 없어져버린 돌들과 찌꺼기등을 실어

나르는 광부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되었을때 첫 등록금만 학자금 대출받고

성적장학금 100만원을 받고 나머지 수업료는 모두 아빠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빠 말처럼 대학은 학비걱정 없이 다닐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동생이 대학을 합격하고 한달전 아빠께서 전화로

회사가 문을 닫았다며 한숨을 내쉬셨습니다..

초등학생때 IMF로 일자리가 없어진다는게 그렇게 힘든일인지 몰랐는데..

이제 저도 그게 얼마나 힘든것인지 알게된거죠...

아빠께선 그냥 탄광의 감원계획으로 우리 하청업사람이 100명도 안되는데

그 사람 모두 쫒겨났다며 이제 시위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빠가 전화로

"회사 문이 닫았는데 20일이 지나야 일자리를 구할수 있을꺼 같아.

회사 문을 닫으면서 우리가 그러면 일자리라도 마련해주라고 시위해서

그게 20일이나 있다가 결과가 나온다고 하네?" 라고 하시는겁니다..

 

경영효율화를 높이자는 취지로 감원을해 협력업체인 아빠가 다니시는

하청업체사람마저 일자리를 잃게한다는게 정말 울컥했습니다.

 

날로 늘어가는 아빠의 한숨..

대학에서 지금 겨울방학에 일하는 것 때문에 가보지도 못하지만

아빠의 축쳐진 어깨가 생각나 자꾸 눈물이 납니다..

 

 

아빠께선 그게 너무 미안한가 봅니다.. 대학생인 우리에게 빚을 안겨주는것

같아 미안하다고 하십니다..학자금 대출로 학교다니게 하는게 말이죠..

 

아직 갚을 빚도 남았고 아빠도 일 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데 요새 일자리가

없어 걱정이라고 아빠 나이가 올해로 50인데 나이가 많아서 일자리 구해도

받아줄지 걱정이라고.. 그래서 우리 딸 들 학교 편하게 못다니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아빠의 밝은미소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빠가 다시 일 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강원도 삼척이라는 곳은 일자리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사도 갈 수 없습니다..집도, 차도 없습니다..

아빠는 사택에 살고 계시고 화장실도 없고 공동화장실을 씁니다..

 

아빠께서 "좋은 소식있으면 또 말할께!" 라고 하십니다.

일자리를 마련했다는 좋은소식이..하루빨리 아빠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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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내! 그리고 미안하고.. 열심히해서 좋은데 취업해서 아빠도와줄께!

일이 힘들어서 삐쩍 말랐던 우리 아빠!

취업하면 맛있는것도 많이 사드릴꺼고 구멍난 양발만 신고 다니지 말고..

추운데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감기조심하세요! 아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