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안간 22男, 후회가 막심합니다...

CASS2010.01.14
조회35,713

대학안가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거든!! 라고 큰소리쳤었던 고3 남학생이.

올해 22..  지금 저한테 남은건 고작 알바해서 모은 돈 조금이 전부네요.

시간 참 빠르더군요.

 

처음엔 두려울 것 없이 할 수 있다!라는 악바리 근성으로 하루 두탕 알바뛰면서

쉬지않고 일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생각없었던거죠.

친구들이 대학신입생이거나 재수생활을 할 때, 저는 일을 했었고, 돈이 있었기에

만났다하면 제가 쏘게 되더군요. 그치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내가 번 돈으로 남한테 뭘 사주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그런 모습들이 흐뭇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돈이란게 참 무섭더라구요. 안쓰던 사람이 한 번 쓰기 시작하니까 나중엔 제어가 안되더라구요. 쓰잘데기없는 옷 사고, 화장품도 사보고, 책도 사고, 영화보고, 밥먹고,공연관람하고,친구돈꿔주고,선물사고, 괜히 해피포인트나 CGV적립 쌓이는거 뿌듯해하고 ㅡㅡ;  등등....

 

집안형편이 썩 좋지 않았던터라, 예전엔 식당을 가도 가격부터 보고, 옷을 사러가도 이월상품부터 보고, 친구가 불러도 돈이 없다는 말은 못하겠고, 그냥 몸이 아프다 어디 가야된다 핑계대고 안나가고... 그런 압박에서 벗어나니까 한마디로, 뭐 망나니처럼 여기저기 돈 쓰고 다닌거죠. 

 

그렇게 세월아 네월아 일 하고 돈쓰고 일 하고 돈쓰고를 반복해서 지금 이시점까지 왔습니다. 솔직히 말할까요? 정말 후회합니다. 왜 그랬는지 저도 이해가 안가네요.

뭐 지금와서 후회해봤자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금와서 후회한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후회가 막심합니다.

 

대학 안가는 친구나, 안 갈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에게 정말 안 갈 마음이면 정확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남들보다 죽어라 노력하던지, 그게 아니면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공부하라고 말 하고 싶네요. 

 

현실을 말해줄게요.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뭘 하든 나를 응원해주고 조언해주는 친구도 있지만,

대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대학생활 좀 하면 사람이 확 변하더라구요.

모르겠습니다. 자격지심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겉으로는 대학 괜히왔다, 일해서 돈버는 니가 나보다 100배 낫다~ 

다죽어가는 소리하지만, 속으로는 한심하다, 쟤는 왜 살까... 라고 밖에 생각 안합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그게 은연 중에 다 조금씩 드러나요. 그래도 뭐라 말도 못꺼냅니다.

왜냐, 내 주제가 거기까지인걸 저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이죠. 그깟 자존심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조금씩 쌓여가면 마음에 병이 들어요. 사람도 잘 안믿게되서, 이젠 누가 만나자고 하면 날 이용해먹으려는 거구나 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약간 피해망상이죠..

그렇다고 누구한테 마음놓고 털어놓기도 참 어렵습니다.

 

저는 지금 뒤늦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학원서를 쓸까도 했지만,

이왕 시작한거 제대로 시작하자라는 마음에 과감히 포기하고 공부에 열중하고 있어요.

제가 갈 대학이랑 과도 정해놓고,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도 만들었습니다.

일이랑 공부랑은 천지차이겠지만, 어찌보면 비슷한 것도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쉬운것도 같습니다. 학창시절때 죽어라 안했던 공부가 왜이리 재밌을까요.  처음이라 더 그러겠죠? ㅎ 그래도 끝까지 이 마음 움켜쥐고 갈렵니다.

 

늦었지만, 정말 많이도 늦었지만, 아는 형이 제게 그러더군요.

"너는 그래도 아직 젊어, 그게 너의 가능성이자 기회다. 나는 그런 네가 부럽다" 라고.

스쳐가는 말이였지만, 이 말을 듣는 순간 우울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시더군요.

 

2010년, 올 한해는 아무쪼록 후회없이 잘 보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빨리 대학도 가고, 늦은군대도 갔다와야겠죠. 그럼 벌써 20대 후반이 되겠네요;;

사실, 늦었다는 마음에 조바심과 걱정이 한 웅큼이지만, 어쩔 수 없죠 뭐..ㅎ

 

이 새벽에 제 글을 읽을 사람이 몇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해인사도 늦네요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