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자타공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흥행의 원투 펀치다. 오랜 세월 두 팀은 때로는 사이 좋게 때로는 치열하게 으르렁거려왔다. 1부 리그 통산 우승회수도 양팀 나란히 18회로 동률이고, 유러피언컵 우승은 양팀 합쳐 8회(리버풀 5, 맨유 3)에 이른다. 리그 전반적 시점에서 보면, 두 클럽의 존재와 라이벌 의식은 프리미어리그를 더욱 매력 넘치게 만들어준다. 단, 그 두 친구들 공히 잘나갈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올 시즌 두 클럽은 어딘가 많이 이상하다. 한쪽은 시즌 개막부터 미끄러져 아직도 흙탕물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속옷 모델로 나선 포르투갈 청년을 팔아 치운 뒤로 화려함을 잃었다. 전통적으로 가장 돈이 많았던 두 클럽은 이제 '머니 리그'에서 3, 4순위로 밀려나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두 집안 모두 돈에 쪼들리고 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예전 TV에서 유행했던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를 보고 있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리버풀의 추락은 가히 드라마틱하다. 개막전에서 토트넘에게 패하더니 좀 한다 싶은 상대만 만나면 승점자판기로 돌변했다. 애스턴 빌라, 첼시, 선덜랜드(올 시즌 좀 하고 있다!), 아스널(두 번!) 등에게 모두 패했다. 20차전까지 치른 현재 벌써 7패, 승점 21점을 날려버렸다. 원래 인생이라는 게 갈수록 나아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리버풀의 올 시즌 인생은 갈수록 막장이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작년 10월 칼링컵 탈락, 12월 챔피언스리그 탈락, 그리고 1월 FA컵에서마저 탈락했다.
외로운 남자는 당연히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다. 지난 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던 경질설이 FA컵 탈락 직후 본격화되고 있다. 잉글랜드에서 감독이 경질되기까지는 일정한 루틴을 보이는데, 베니테스는 현재 최종단계에 와있다. 이 단계의 특징은 각 언론들이 축구인들(특히 리버풀 레전드)에게 경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소개한다. 당연히 신문사들은 동정론보다 "이제 그만 떠나야 한다"라는 강경론을 헤드라인으로 뽑는다. 동종업계라고 해도 꼭 그렇게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주책 바가지들은 있기 마련이고, 사실 언론이 의견을 묻는 행위 자체도 "제발 좀 과격하게 지껄여주십시오"라는 의도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저널리즘 시장 특성상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상업적으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니테스과 리버풀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크리스찬 퍼즐로우 사장은 "감독 교체 계획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엘리트 경영인의 훈장인 하버드 MBA 졸업장을 들고 있는 그가 사태 파악이 안될 리 만무하다. 그의 발언을 "우리는 베니테스를 믿고 있다"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다. 엄밀히 말하면, "당장이라도 내쫓고 싶은데 지금 당장은 그럴 돈이 없어서 곤란하다"라고 통역되어야 할 것이다. 클럽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져있는 지금 베니테스의 능력 여하를 막론하고 극약처방이 필요할 때다. 당연히 감독 교체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그럴 돈이 없다. 베니테스를 해임할 경우, 1천만 파운드 가량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고, 신임 감독에게도 적지 않은 연봉을 보장해야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 교체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돈으로 차라리 1월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리소스가 제한되면 고민이 커지기 마련이다.
또, 두 명의 미국인 구단주들이 안필드 팬들 사이에서 사탄처럼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도 부담스럽다. 베니테스라는 바람막이가 없어지면 이제부터 팬들의 비난 화살은 직접 미국인 구단주들로 향하게 된다. 여러 가지로 리버풀은 베니테스를 해임하기 힘든 현실 속에 갇혀있다. 베니테스도 별로 사임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작년 2월 그는 2013년까지 총액 2천만 파운드에 달하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해임되면 계약기간까지 보장된 기본급 전액을 받을 수 있지만 사임하면 땡전 한푼 없이 물러나야 한다. 누구라도 '잘릴 때'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스티브 맥클라렌의 업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크로아티아에게 패해 유로2008 본선행 티켓을 날려버린 직후, 인터뷰에서 맥클라렌은 "사임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당당히 밝혔다. 잉글랜드 국민은 그의 뻔뻔함에 분노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도 분노했다. 그래서 그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했다. 2백만 파운드의 수표를 동봉해서. 땡큐 베리 머치!
그러나, 리버풀에게는 역시 "당신은 혼자 걷지 않으리(You'll Never Walk Alone)"이 있었다. 웃긴 건, 그 노래를 맨유가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맨유의 상황은 리버풀만큼 재앙은 아니다. 리그에서도 선두 첼시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간단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도중 휴가를 얻어 카타르에서 지금 재충전 중일 정도로 여유도 넘친다. 그런데도 맨유를 바라보는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오늘 아침 기자의 메일함에는 맨유서포터스 그룹 격인 MUST(Manchester United Supporters' Trust)의 던컨 두라소 사장이 보내온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주말 번리전을 앞두고 글레이저 가문의 경영행태에 대한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미팅을 가질 예정이니 취재를 원하는 미디어는 사전에 연락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리그 순위와는 상관없이 맨유의 상황은 현재 심각하다. 2005년 구단 인수시 글레이저 가문이 끌어다 쓴 천문학적인 대출금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부동산 처분(경기장, 훈련장) 가능성 시인, 채권 발행 계획 등의 우울한 소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급기야 글레이저 가문은 5억 파운드 규모의 채권 발행에 앞서 "올드 트라포드 등 주요 부동산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공식선언했다. 7억 파운드에 달하는 빚을 갚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팬들로서는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맨유는 새로운 셔츠 스폰서십 계약(AON, 4년간 8천만 파운드)에서 이미 3천6백만 파운드를 미리 끌어다 쓴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계약금을 미리 받았다는 사실은 현재 맨유 재정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팀의 상징 웨인 루니를 팔 것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분위기만 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맨유가 이대로 공중분해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돈이 없으니 고액 영입이 불가능하다. 퍼거슨 감독은 일찌감치 "1월 이적시장 영입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스쿼드로 올 시즌을 꾸려나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별로 쉬워 보이지 않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퍼거슨이 "환상적인 재능들"이라고 추켜세우는 유망주들의 실제 전투력이 의문이다. 대니 웰벡, 페데리코 마케다, 대런 깁슨, 조니 에반스, 다 실바 형제, 가브리엘 오베르탕 등이다. 이들은 분명히 나이에 비해서 월등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도 밝다. 그런데, 맨유가 이들의 미래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맨유는 지금 당장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다투어야 하는 빅클럽이다. 예를 들어, 이 어린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인터 밀란, AC밀란의 슈퍼스타들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5년 후라면 몰라도 지금 당장은 어림없는 소리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활약은 전혀 무의미하다. 반복되지만, 맨유는 토트넘과 경쟁해야 하는 팀이 아니라 첼시와 경쟁해야 하고, 바르셀로나와 경쟁해야 하는 팀이다. 루니 같은 선수들이 2~3명은 더 있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지금 맨유는 루니가 한 명밖에 없다.
맨유와 리버풀.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사상 최고의 양대산맥이자 가장 위대한 아이콘들이다. 그러나 올 시즌 승리의 여신은 이들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영향이 그라운드 위에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축구 순수주의자들은 큰 실망감을 느낀다. 단지 루니의 폭발적인 드리블과 토레스의 경이적인 슈팅을 보고 싶을 뿐인데, 참 세상은 사람들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양대산맥, '돈' 바람에 휘둘리다.
[토털사커 2010-01-1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자타공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흥행의 원투 펀치다. 오랜 세월 두 팀은 때로는 사이 좋게 때로는 치열하게 으르렁거려왔다. 1부 리그 통산 우승회수도 양팀 나란히 18회로 동률이고, 유러피언컵 우승은 양팀 합쳐 8회(리버풀 5, 맨유 3)에 이른다. 리그 전반적 시점에서 보면, 두 클럽의 존재와 라이벌 의식은 프리미어리그를 더욱 매력 넘치게 만들어준다. 단, 그 두 친구들 공히 잘나갈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올 시즌 두 클럽은 어딘가 많이 이상하다. 한쪽은 시즌 개막부터 미끄러져 아직도 흙탕물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속옷 모델로 나선 포르투갈 청년을 팔아 치운 뒤로 화려함을 잃었다. 전통적으로 가장 돈이 많았던 두 클럽은 이제 '머니 리그'에서 3, 4순위로 밀려나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두 집안 모두 돈에 쪼들리고 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예전 TV에서 유행했던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를 보고 있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리버풀의 추락은 가히 드라마틱하다. 개막전에서 토트넘에게 패하더니 좀 한다 싶은 상대만 만나면 승점자판기로 돌변했다. 애스턴 빌라, 첼시, 선덜랜드(올 시즌 좀 하고 있다!), 아스널(두 번!) 등에게 모두 패했다. 20차전까지 치른 현재 벌써 7패, 승점 21점을 날려버렸다. 원래 인생이라는 게 갈수록 나아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리버풀의 올 시즌 인생은 갈수록 막장이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작년 10월 칼링컵 탈락, 12월 챔피언스리그 탈락, 그리고 1월 FA컵에서마저 탈락했다.
외로운 남자는 당연히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다. 지난 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던 경질설이 FA컵 탈락 직후 본격화되고 있다. 잉글랜드에서 감독이 경질되기까지는 일정한 루틴을 보이는데, 베니테스는 현재 최종단계에 와있다. 이 단계의 특징은 각 언론들이 축구인들(특히 리버풀 레전드)에게 경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소개한다. 당연히 신문사들은 동정론보다 "이제 그만 떠나야 한다"라는 강경론을 헤드라인으로 뽑는다. 동종업계라고 해도 꼭 그렇게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주책 바가지들은 있기 마련이고, 사실 언론이 의견을 묻는 행위 자체도 "제발 좀 과격하게 지껄여주십시오"라는 의도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저널리즘 시장 특성상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상업적으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니테스과 리버풀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크리스찬 퍼즐로우 사장은 "감독 교체 계획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엘리트 경영인의 훈장인 하버드 MBA 졸업장을 들고 있는 그가 사태 파악이 안될 리 만무하다. 그의 발언을 "우리는 베니테스를 믿고 있다"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다. 엄밀히 말하면, "당장이라도 내쫓고 싶은데 지금 당장은 그럴 돈이 없어서 곤란하다"라고 통역되어야 할 것이다. 클럽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져있는 지금 베니테스의 능력 여하를 막론하고 극약처방이 필요할 때다. 당연히 감독 교체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그럴 돈이 없다. 베니테스를 해임할 경우, 1천만 파운드 가량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고, 신임 감독에게도 적지 않은 연봉을 보장해야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 교체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돈으로 차라리 1월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리소스가 제한되면 고민이 커지기 마련이다.
또, 두 명의 미국인 구단주들이 안필드 팬들 사이에서 사탄처럼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도 부담스럽다. 베니테스라는 바람막이가 없어지면 이제부터 팬들의 비난 화살은 직접 미국인 구단주들로 향하게 된다. 여러 가지로 리버풀은 베니테스를 해임하기 힘든 현실 속에 갇혀있다. 베니테스도 별로 사임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작년 2월 그는 2013년까지 총액 2천만 파운드에 달하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해임되면 계약기간까지 보장된 기본급 전액을 받을 수 있지만 사임하면 땡전 한푼 없이 물러나야 한다. 누구라도 '잘릴 때'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스티브 맥클라렌의 업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크로아티아에게 패해 유로2008 본선행 티켓을 날려버린 직후, 인터뷰에서 맥클라렌은 "사임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당당히 밝혔다. 잉글랜드 국민은 그의 뻔뻔함에 분노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도 분노했다. 그래서 그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했다. 2백만 파운드의 수표를 동봉해서. 땡큐 베리 머치!
그러나, 리버풀에게는 역시 "당신은 혼자 걷지 않으리(You'll Never Walk Alone)"이 있었다. 웃긴 건, 그 노래를 맨유가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맨유의 상황은 리버풀만큼 재앙은 아니다. 리그에서도 선두 첼시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간단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도중 휴가를 얻어 카타르에서 지금 재충전 중일 정도로 여유도 넘친다. 그런데도 맨유를 바라보는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오늘 아침 기자의 메일함에는 맨유서포터스 그룹 격인 MUST(Manchester United Supporters' Trust)의 던컨 두라소 사장이 보내온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주말 번리전을 앞두고 글레이저 가문의 경영행태에 대한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미팅을 가질 예정이니 취재를 원하는 미디어는 사전에 연락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리그 순위와는 상관없이 맨유의 상황은 현재 심각하다. 2005년 구단 인수시 글레이저 가문이 끌어다 쓴 천문학적인 대출금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부동산 처분(경기장, 훈련장) 가능성 시인, 채권 발행 계획 등의 우울한 소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급기야 글레이저 가문은 5억 파운드 규모의 채권 발행에 앞서 "올드 트라포드 등 주요 부동산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공식선언했다. 7억 파운드에 달하는 빚을 갚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팬들로서는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맨유는 새로운 셔츠 스폰서십 계약(AON, 4년간 8천만 파운드)에서 이미 3천6백만 파운드를 미리 끌어다 쓴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계약금을 미리 받았다는 사실은 현재 맨유 재정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팀의 상징 웨인 루니를 팔 것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분위기만 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맨유가 이대로 공중분해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돈이 없으니 고액 영입이 불가능하다. 퍼거슨 감독은 일찌감치 "1월 이적시장 영입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스쿼드로 올 시즌을 꾸려나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별로 쉬워 보이지 않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퍼거슨이 "환상적인 재능들"이라고 추켜세우는 유망주들의 실제 전투력이 의문이다. 대니 웰벡, 페데리코 마케다, 대런 깁슨, 조니 에반스, 다 실바 형제, 가브리엘 오베르탕 등이다. 이들은 분명히 나이에 비해서 월등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도 밝다. 그런데, 맨유가 이들의 미래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맨유는 지금 당장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다투어야 하는 빅클럽이다. 예를 들어, 이 어린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인터 밀란, AC밀란의 슈퍼스타들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5년 후라면 몰라도 지금 당장은 어림없는 소리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활약은 전혀 무의미하다. 반복되지만, 맨유는 토트넘과 경쟁해야 하는 팀이 아니라 첼시와 경쟁해야 하고, 바르셀로나와 경쟁해야 하는 팀이다. 루니 같은 선수들이 2~3명은 더 있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지금 맨유는 루니가 한 명밖에 없다.
맨유와 리버풀.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사상 최고의 양대산맥이자 가장 위대한 아이콘들이다. 그러나 올 시즌 승리의 여신은 이들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영향이 그라운드 위에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축구 순수주의자들은 큰 실망감을 느낀다. 단지 루니의 폭발적인 드리블과 토레스의 경이적인 슈팅을 보고 싶을 뿐인데, 참 세상은 사람들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토탈사커 홍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