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많은 것을 모른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궁금해 한다. 사랑이 무엇인지도 궁금하고 절망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혹은 내가 일하는 꽃집에서 키우는 리시안샤스의 꽃말이 무엇인지 - 그리고 꽃집에서 일을 하면서 꽃말을 몰라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 그의 홈페이지 BGM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신고 있는 흰색 캔버스화를 왜 샀는지 등등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의 관심사는 당연히 앞전에도 말했듯이 버스의 그 남자다. 나만한 키에 그렇게 잘생기지도 않았고 눈에 뛰게 옷을 잘 입는 것도 아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 아니, 오히려 너무 평범한 점이 개성있어 보일지도 - 그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보통 길이의 검은 머리에 튀지 않는 색의 옷을 입는데 키는 175쯤 되요. 청바지를 자주 입고 마르지 않은데 그렇다고 뚱뚱하진 않아요. 혹시 이 사람을 아시나요? "라고 물으면 누구나 한 명쯤 머리에 그려볼 만한 부류의 남자다.
그런 사람이 왜 나의 삶에 들어오게 된걸까? 그것이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버스를 자주타고 또 항상 같은 시간에 타거나 장시간 타고 있어야 할 경우에는 대부분 어떻게 생긴 사람이 언제 타서 언제 내리는지 정도는 대략 알아맞출 수 있다. 물론 나 역시 가능하다. 꽃 집까지는 적어도 40분은 앉아있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잠만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책을 읽기에는 멀미가 너무 심했다. 그래서 생겨난 버릇 중에 하나가 관찰이다. - 다른 버릇으로 들자면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세상을 망상과 상상으로 뒤바꿔 놓는 것이 있지만 이야기 한 것 같아 넘어가기로 한다 -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곧 방대한 양의 정보를 얻어내어 유리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면 두꺼비 아저씨 - 이목구비는 개구리와 흡사하지만 덩치가 개구리에 견줄 수 없기에 두꺼비 아저씨라고 부르고 있다 -는 내가 승차하는 정거장 바로 다음에 하차하기 때문에 그가 착석해 있는 경우 그의 앞에 비집고 들어가 섰다가 기분나쁠 정도로 뜨끈한 그 자리에 앉곤 한다. 또 엄지 인어공주는 - 엄지공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은 키, 대학생 쯤 되어 보이는데 버스 손잡이를 잡는것이 버거워 보인다. 그냥 엄지공주가 아니라 인어가 붙는 이유는 커다란 골반 아래로 이어진 가는 새 다리 때문 -내가 승차하기 전부터 줄 곧 타고 있는데 그녀는 언제나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다. 그 전화 통화는 내가 내리는 그 순간까지 끊어짐 없이 계속 되는데 나는 것을 말 없이 듣고 있다가 " 진짜? 어머어머 왠 일이니 정말. "이라는 감탄사가 나와야만 그녀의 목소리에서 관심을 때어냈다.
이렇듯 정겨운 버스 안에는 이윽고 동화나라가 되지만 그 안에 유독 동조하지 못하는 인영 - 사람 그림자 - 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그다.
나는 그를 '슈이치'라고 별명지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언제나 요시다 슈이치의 "7월 24일 거리"를 손에 들고 있었다. 하늘색 표지의 양장본이었다. 2년 전 누군가의 추천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퍼레이드"를 읽게 되었고 그 뒤로 요시다 슈이치의 책은 대부분 뒤져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멀리서 책 표지만 봐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언젠가 한번 우연히 그와 가까운 곳에 서게 된 적이 있다. 두꺼비 아저씨의 좌석 앞으로 개량 한복 할머니가 서 있었기 때문에 앉아 가지 못한 것이다. 슈이치군의 손에는 정확히 "7월 24일 거리"라는 제목의 책이 들려져 있었다. 그가 진정 그의 책을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왔었다. 슈이치군 옆에 서서 숨을 들이 쉴 때마다 그의 향내가 수웁하는 소리와 함께 폐로 들어섰다. 슈이치군에게서는 새로 산 양장본 소설의 책장에서 나는 종이 냄새가 났다. 일반 종이 표지의 책냄새가 아니라 양장본으로 만들어진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와 같은 냄새가 났다.
다른 세상 이야기 - # 4 요시다 슈이치
그를 처음 본 것은 버스 안에서였고
그를 처음 사랑한 것은 버스 안에서였다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버스뿐이었지만
그를 꿈꿀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 하고도 0.0000000001초
난 항상 많은 것을 모른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궁금해 한다. 사랑이 무엇인지도 궁금하고 절망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혹은 내가 일하는 꽃집에서 키우는 리시안샤스의 꽃말이 무엇인지 - 그리고 꽃집에서 일을 하면서 꽃말을 몰라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 그의 홈페이지 BGM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신고 있는 흰색 캔버스화를 왜 샀는지 등등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의 관심사는 당연히 앞전에도 말했듯이 버스의 그 남자다. 나만한 키에 그렇게 잘생기지도 않았고 눈에 뛰게 옷을 잘 입는 것도 아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 아니, 오히려 너무 평범한 점이 개성있어 보일지도 - 그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보통 길이의 검은 머리에 튀지 않는 색의 옷을 입는데 키는 175쯤 되요. 청바지를 자주 입고 마르지 않은데 그렇다고 뚱뚱하진 않아요. 혹시 이 사람을 아시나요? "라고 물으면 누구나 한 명쯤 머리에 그려볼 만한 부류의 남자다.
그런 사람이 왜 나의 삶에 들어오게 된걸까? 그것이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버스를 자주타고 또 항상 같은 시간에 타거나 장시간 타고 있어야 할 경우에는 대부분 어떻게 생긴 사람이 언제 타서 언제 내리는지 정도는 대략 알아맞출 수 있다. 물론 나 역시 가능하다. 꽃 집까지는 적어도 40분은 앉아있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잠만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책을 읽기에는 멀미가 너무 심했다. 그래서 생겨난 버릇 중에 하나가 관찰이다. - 다른 버릇으로 들자면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세상을 망상과 상상으로 뒤바꿔 놓는 것이 있지만 이야기 한 것 같아 넘어가기로 한다 -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곧 방대한 양의 정보를 얻어내어 유리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면 두꺼비 아저씨 - 이목구비는 개구리와 흡사하지만 덩치가 개구리에 견줄 수 없기에 두꺼비 아저씨라고 부르고 있다 -는 내가 승차하는 정거장 바로 다음에 하차하기 때문에 그가 착석해 있는 경우 그의 앞에 비집고 들어가 섰다가 기분나쁠 정도로 뜨끈한 그 자리에 앉곤 한다. 또 엄지 인어공주는 - 엄지공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은 키, 대학생 쯤 되어 보이는데 버스 손잡이를 잡는것이 버거워 보인다. 그냥 엄지공주가 아니라 인어가 붙는 이유는 커다란 골반 아래로 이어진 가는 새 다리 때문 -내가 승차하기 전부터 줄 곧 타고 있는데 그녀는 언제나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다. 그 전화 통화는 내가 내리는 그 순간까지 끊어짐 없이 계속 되는데 나는 것을 말 없이 듣고 있다가 " 진짜? 어머어머 왠 일이니 정말. "이라는 감탄사가 나와야만 그녀의 목소리에서 관심을 때어냈다.
이렇듯 정겨운 버스 안에는 이윽고 동화나라가 되지만 그 안에 유독 동조하지 못하는 인영 - 사람 그림자 - 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그다.
나는 그를 '슈이치'라고 별명지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언제나 요시다 슈이치의 "7월 24일 거리"를 손에 들고 있었다. 하늘색 표지의 양장본이었다. 2년 전 누군가의 추천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퍼레이드"를 읽게 되었고 그 뒤로 요시다 슈이치의 책은 대부분 뒤져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멀리서 책 표지만 봐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언젠가 한번 우연히 그와 가까운 곳에 서게 된 적이 있다. 두꺼비 아저씨의 좌석 앞으로 개량 한복 할머니가 서 있었기 때문에 앉아 가지 못한 것이다. 슈이치군의 손에는 정확히 "7월 24일 거리"라는 제목의 책이 들려져 있었다. 그가 진정 그의 책을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왔었다. 슈이치군 옆에 서서 숨을 들이 쉴 때마다 그의 향내가 수웁하는 소리와 함께 폐로 들어섰다. 슈이치군에게서는 새로 산 양장본 소설의 책장에서 나는 종이 냄새가 났다. 일반 종이 표지의 책냄새가 아니라 양장본으로 만들어진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와 같은 냄새가 났다.
그때부터였다. 그를 똑바로 마주보고 싶어 졌던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