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이름이다. 'IT'는 문명의 진보를 말하는 단어 중 하나이지만 아이티라는 국가는 전혀 다른, 오히려 그 반대의 나라다.
이른 아침, 신문을 들고 나가며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그렇게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말했다. "비닐 시트가 또 바람에 휘날린다."
모리 에토의 책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UNHCR에 갓 들어간 리카가 그 곳에서 일하는 에드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그 사람을 잃고, 다시 그 사람을 마음에 담아 사랑하고, 변하는 이야기다. 둘은 결혼하고, 이혼하고, 헤어지지만 그래도 사랑을 한다.
현장근무로 해외를 떠도는 에드에게 리카는 자신의 곁에, 일본에 남아줄 것을 권한다. 에드는 그녀를 사랑하고, 떨어지고 싶지 않아 결혼을 하지만 밤마다 뒤척여 깨며 말한다. "비닐 시트가,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가 멈추지 않아."
"당신도 귀가 아프도록 들었겠지만, 나는 온갖 나라의 난민 캠프에서 비닐 시트처럼 가볍게 날려가는 사람들을 봐왔어. 생명도, 인감의 존엄성도, 사소한 행복도 비닐 시트처럼 아주 쉽게 날아올라, 구깃구깃 구겨져서는 그대로 날려가는 거야. 폭력적인 바람이 불었을 때 가장 먼저 날려가는 것은 약자 입장에 놓인 사람들이야. 노인이나 여자, 아이들,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들. 누군가가 손을 뻗어 그들을 도와줘야해."
그 곳에서 나왔을 때, 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나처럼 아팠던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혈액 쪽으로 전공한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대신 몇 가지 계획을 마음에 담았다. 죽을 때 내 몸을 남김없이 주는 것, 골수이식, 각막이식, 그 무엇이 되었든, 그리고 정기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것. 그것은 내가 가진 소망 중에 하나였다.
2010년, 그 목표는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이루어지는 중이다.
아이의 온몸을 감싸고 죽은 에드는 책에서 그렇게 말했다.
"정말이야, 리카. 우린 슬픔을 그렇게 쉬이 받아들여서는 안 돼."
어떤 책에 그런 말이 있었다. 소망은 여럿이지만 희망은 하나라고, 승진을 하고,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날씬해지고, 취업을 하고 이런 것은 소망이지만 희망은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그것이라고.
글쎄. 삶의 의미가 서로 다르다면 희망 역시 개개인마다 다르게 정의하고, 또 부를 수 있겠지만 혼자 할 수 없고, 모두가 함께 해나가야 하는 일은, 또 해야만 하는 일은 소망보다 희망에 가깝지 않을까. 소망이 되었든, 희망이 되었든, 비닐시트를 조금이라도 멈추게 하고싶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비닐 시트가 바람에 휘날린다."
아이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이름이다. 'IT'는 문명의 진보를 말하는 단어 중 하나이지만 아이티라는 국가는 전혀 다른, 오히려 그 반대의 나라다.
이른 아침, 신문을 들고 나가며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그렇게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말했다. "비닐 시트가 또 바람에 휘날린다."
모리 에토의 책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UNHCR에 갓 들어간 리카가 그 곳에서 일하는 에드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그 사람을 잃고, 다시 그 사람을 마음에 담아 사랑하고, 변하는 이야기다. 둘은 결혼하고, 이혼하고, 헤어지지만 그래도 사랑을 한다.
현장근무로 해외를 떠도는 에드에게 리카는 자신의 곁에, 일본에 남아줄 것을 권한다. 에드는 그녀를 사랑하고, 떨어지고 싶지 않아 결혼을 하지만 밤마다 뒤척여 깨며 말한다. "비닐 시트가,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가 멈추지 않아."
"당신도 귀가 아프도록 들었겠지만, 나는 온갖 나라의 난민 캠프에서 비닐 시트처럼 가볍게 날려가는 사람들을 봐왔어. 생명도, 인감의 존엄성도, 사소한 행복도 비닐 시트처럼 아주 쉽게 날아올라, 구깃구깃 구겨져서는 그대로 날려가는 거야. 폭력적인 바람이 불었을 때 가장 먼저 날려가는 것은 약자 입장에 놓인 사람들이야. 노인이나 여자, 아이들,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들. 누군가가 손을 뻗어 그들을 도와줘야해."
그 곳에서 나왔을 때, 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나처럼 아팠던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혈액 쪽으로 전공한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대신 몇 가지 계획을 마음에 담았다. 죽을 때 내 몸을 남김없이 주는 것, 골수이식, 각막이식, 그 무엇이 되었든, 그리고 정기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것. 그것은 내가 가진 소망 중에 하나였다.
2010년, 그 목표는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이루어지는 중이다.
아이의 온몸을 감싸고 죽은 에드는 책에서 그렇게 말했다.
"정말이야, 리카. 우린 슬픔을 그렇게 쉬이 받아들여서는 안 돼."
어떤 책에 그런 말이 있었다. 소망은 여럿이지만 희망은 하나라고, 승진을 하고,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날씬해지고, 취업을 하고 이런 것은 소망이지만 희망은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그것이라고.
글쎄. 삶의 의미가 서로 다르다면 희망 역시 개개인마다 다르게 정의하고, 또 부를 수 있겠지만 혼자 할 수 없고, 모두가 함께 해나가야 하는 일은, 또 해야만 하는 일은 소망보다 희망에 가깝지 않을까. 소망이 되었든, 희망이 되었든, 비닐시트를 조금이라도 멈추게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