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면서 겪은 가장 황당한 경험

........2010.01.21
조회80,366

 

 

 

 

“이 길이 아닌가벼~”

오늘 저녁 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귀에 이어폰을 꼽은 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승객들이 웅성웅성 대는 게 느껴졌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이어폰을 뺐죠.
“아저씨, 이 길이 아니자나요!”
가만히 보니 버스가 정해진 노선을 벗어났습니다. 좌회전을 해야 할 사거리에서 직진을 한 겁니다.
“아저씨, 어디 가세요?”, “예? 저리로 가야 하는데. 왜 이리 가세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기사님 왈, “네...네. 잘못 왔습니다.”
버스 안이 시끌벅적 해졌습니다. 당장 문을 열어 달라는 둥, 기사 양반이 어떻게됫냐는 둥. 기사님이 어떻게 하시나 보니,,, 과감히! 유턴하십니다. 버스 중앙차로를 넘어 앞뒤로 몇 번을 왔다갔다한 끝에 어렵사리 유턴에 성공했습니다.
그러자 버스 안은 금세 킥킥대는 웃음소리로 가득 찹니다. 반대편 버스 안에서도 황당한 표정과 손가락질을 하며 웃는 승객들이 보입니다. 물론 나도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죠. 아마 기사님이 진땀 깨나 흘리셨을 겁니다. 다시 일어나선 안 될 일이지만, 덕분에 출퇴근 짜증을 내던 승객들이 작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버스 타면서 겪은 가장 황당한 경험입니다.


“아우~ 아저씨!”

퇴근시간에 타는 버스는 어김없이 콩나물 시루마냥 꽉꽉 들어찹니다. 어쩔 수 없이 앞뒤 좌우 사람들과 부대끼곤 하지요. 그날도 그랬습니다. 더구나 내 뒤편에서 연신 깔깔거리는 아줌마 두 분 탓에 자근자근 짜증도 났습니다. 뭐가 그리 즐거우신지.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승객들도 그 아줌마 두 분을 쏘아보곤 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던 중 한 아줌마 왈, “아우, 아저씨!”
설마 나에게 그러는 줄은 몰랐습니다. 첫째, 난 엄연한 총각이고. 둘째, 그 아줌마에게 짜증썪인 말을 들을만한 짓을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꽂힌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무슨 일인가 싶어 뒤를 돌아 봤습니다.
“아저씨! 등짝이 닿자나요”  헐.. 저 아직 애긴데..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 붐비는 버스 안에서 등과 등이 서로 좀 부대꼈기로서니, 그렇게 불평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화를 내봐야 짜증만 날 뿐이기에 참으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정말 내가 큰 잘못을 저지른 느낌이 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도 한마디 했죠. “그래서요?”
그 아줌마는 내 말을 들었는지 잡솼는지, 이내 동승한 아줌마와 깔깔대기 시작합니다. 지금 다시 생각하니 여전히 언짢네요.


마지막으로 버스 안에서 본 ‘대단히 못생긴 사람’에 대한 불평입니다. 사람을 생긴 것으로 판단하면 안 되지만, 난 그런 사람이 대단히 싫습니다. 제아무리 최첨단 성형수술을 한다 해도 절대 뜯어 고칠 수 없는 대단히 못생긴 사람들입니다.
두 명 또는 다섯 명이 앉는 긴 의자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아저씨들, 그리고 끼어 앉기도 애매모호하게 가운데 걸터앉는 사람들. 정말 못생겼습니다. 버스 타고 한참을 지나 내릴 때까지 고성을 질러가며 줄기차게 통화하는 양반들, 그리고 이어폰도 없이 DMB 시청하시는 디지털 노마드족. 정말 획기적으로 못생겼습니다.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에서 야릇하게 머리를 맞대고 주무시는(?) 연인들, 그리고 허리며 목이며 심지어 다리까지 쓰다듬어 주시는 열혈 쌍쌍이들. 정말 얄밉게 못생겼습니다.

 

 

 

 

 

많은분들이 읽어주셧네요 감사합니다~

리플읽어봤는데 '대단히 못생긴 사람에서' 태클 거시는분들이 있던데

여러명이 말씀해주신대로 외모가 아니라 그사람의 인격을 비유해 표현한겁니다

아 이런말 하니까 머리가 어지럽네요 ㅎㅎ

 

일하는곳은 서울 집은 인천 나이는 25입니다.  친구구해요 일촌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