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다치고서 정신이 든 후 떠오른 첫 기억이 이 사람이었다. 다시 태어난 듯한 눈길로, 아직 알 수 없는 서먹서먹한 이 세계에 홀로 섰을 때, 모든 것이 불분명하고 더듬거리는 상태의 불안하고도 새로운 나에게 제일 먼저 새겨진 것은 그의 뜨거운 피부 감촉이었다. 그런 자신의 새로운 기억이 사랑스러웠다. 아마도, 만나면 눈물이 흐를 정도로 반가울 것이다. 이렇게 떨어져서 문득, 내가 알고 있는 그의 좋은 점을 생각하자니, 그 찬란함에 가슴이 조인다. 문장력, 예의 바름, 대담한 행동, 관대함, 손 모양, 목소리의 울림...... 그리고 나쁜 점과 교활한 구석들을 생각하자, 증오심에 가슴이 답답하다. 나더러 여행을 함께하자고 유혹하던 나약함, 마유의 죽음에 대한 일종의 냉혹함, 일본에는 좀처럼 오지도 않는 주제에, 오게되면 만나고 싶다고 하는 간사함.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 느껴지지 않을 하나하나의 감각이 활성화된다. 그 진폭이 고스란히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다. 인간은 괴롭다. 불완전한 한 사람이 불완전한 한 사람을 생각하며 전인격적으로 받아들이려 괴로워하는 모양은, 어째서인가 각각의 가슥속에 담긴 태풍과는 다른 곳에서, 때로 유난히도 생생한 어떤 상을 맺는다. 인간이 하루하루 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유와도 같은 것. 활짝 핀 벚나무 가로수 길처럼 왕성하게 요동치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에너지.
암리타
머리를 다치고서 정신이 든 후 떠오른 첫 기억이 이 사람이었다.
다시 태어난 듯한 눈길로, 아직 알 수 없는 서먹서먹한 이 세계에 홀로 섰을 때,
모든 것이 불분명하고 더듬거리는 상태의 불안하고도 새로운 나에게
제일 먼저 새겨진 것은 그의 뜨거운 피부 감촉이었다.
그런 자신의 새로운 기억이 사랑스러웠다.
아마도, 만나면 눈물이 흐를 정도로 반가울 것이다.
이렇게 떨어져서 문득, 내가 알고 있는 그의 좋은 점을 생각하자니, 그 찬란함에 가슴이 조인다.
문장력, 예의 바름, 대담한 행동, 관대함, 손 모양, 목소리의 울림......
그리고 나쁜 점과 교활한 구석들을 생각하자, 증오심에 가슴이 답답하다.
나더러 여행을 함께하자고 유혹하던 나약함, 마유의 죽음에 대한 일종의 냉혹함, 일본에는 좀처럼 오지도 않는 주제에,
오게되면 만나고 싶다고 하는 간사함.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 느껴지지 않을 하나하나의 감각이 활성화된다.
그 진폭이 고스란히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다.
인간은 괴롭다.
불완전한 한 사람이 불완전한 한 사람을 생각하며 전인격적으로 받아들이려 괴로워하는 모양은,
어째서인가 각각의 가슥속에 담긴 태풍과는 다른 곳에서, 때로 유난히도 생생한 어떤 상을 맺는다.
인간이 하루하루 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유와도 같은 것.
활짝 핀 벚나무 가로수 길처럼 왕성하게 요동치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에너지.
"됐습니다. 즐거웠어요.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난 정말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 어린애 같은 구석도, 섬세함도.
아직은 내 것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때마다 멋진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언젠가 그 사람이 다른 누구와 지내게 된다면,
그 녀석이 볼 그녀의 치맛자락에조차 나는 마음 아파할 것입니다.
그녀는 꽃이고 희망입니다.
빛이고 가장 약한 것이며 또한 가장 강한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곧 누군가의 것이 되겠죠.
모든 것이. 그 잠든 얼굴도, 뜨거운 손바닥도.
언젠가 반드시 그런 날이 온다는 것은 너무도 잔혹한 일이죠.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그잔혹함이 다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가스펠처럼 부드럽게 울립니다.
세월의 흐름이 가져다 주는 인생의 아름다움과 잔혹함.
놓아주면 또 손 한가득이 되는, 무언가 새로운 것으로.
그 구조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힘, 나를 치유해 주는 절실한 친구입니다."
여름방학 끝자락에 다 읽지 못한 책인데, 결국 다시 찾게 되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초현실주의가 담긴 책이다.
기대한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오색찬란한 무지개빛 커버가 유독 튀었던, 굵은 바나나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