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필수품 노트북을 발치에 설치하고 누워서도 손이 뻗을 수 있는 거리에 마우스를 두어요.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이어폰은 최대한 줄을 길게 해서 잘때 음악을 듣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요.
식사가 나왔어요. 이런 우라질네이션. 이건 환자에 대한 모욕이에요. 식은 국. 싱거운 김치. 쥐똥만한 반찬.. 당장 엄마한테 김치를 가져다 달라고 해야겠어요. 병실에선 맛있는 김치를 지닌자가 대접을 받아요. 다들 맛있다고 칭찬해요. 사실 병원김치만 아니면 다 맛있는 거 같아요. 이집도 맛있고 저집도 맛있고.
몇일이 지났어요. 링겔방울이 메트릭스 슬로모션처렴 떨어져요. 화장실 갈려면 휠체어를 타야 해서 최대한 참아요. 방광이 터질때까지 참아요. 최대한 모았다가 한번에 내보내는게 다리환자들의 생존법이에요. 누워만 있으니 소화가 안되는지 방구도 잘 나오지만 아무 거리낌 없이 풍풍 뀌어요. 뭐 어때요. 다들 그러는데. 점점 여자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해가는 거 같아요.
부시시한 머리. 꾀재재한 옷. 세수를 안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일주일이 지났어요,. 퇴원하는 환자를 보니 부럽기 그지 없어요. 점점 정신병이 걸릴 거 같아요. 먹고 .. 자고.. 티비보고.. 먹고 .. 자고.. 티비보고..
간호원이 내 약에만 수면제를 빼먹었나 봐요. 10시면 다들 티비끄고 잠자리에 들어요. 어찌나 잘 자는지 몰라요. 잠이 안와 미치겠어요.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싶지만 번쩍 거리는 불빛땜에 그러지도 못해요. 수면에 좋다는 클래식까지 들어가며 미친 잠을 청해요.
열흘이 지났어요. csi만 보면 나의 센스가 아줌마로 전락해요. 아침드라마 편성표를 다 외웠어요. 이젠 드 라마 보며 손가락질도 해요. "저저 나쁜년~ 이를 어째~" 하며 아줌마 특유의 억양으로 내일인양 흥분해요. 물론 저녁 드라마도 꼭 봐야 해요.
병실의 리모콘 운전자기 되기엔 서열이 필요해요. 오래 있었던 사람.. 그러나 나이 많은 사람이 젤루 대빵이에요. 어린 환자는 그냥 보여주는 대로 봐요. 보고 있는데 채널을 돌리면 "뭐 저런 개념을 밥통에 넣고 비벼 말아먹은 사람이 있어?" 라는 욕이 절로 나오지만 참기로 해요.
여긴 8인실이니까요.
링겔은 이젠 빛의 속도로 떨어져요. 17시간 꽂던 링겔을 이젠 4시간만에 엥꼬내버려요. 화장실도 목발 집고 가고 더이상 물먹는게 두렵지 않아요.
하지만 역시 머리감기와 다리씻기는 힘들어요.
아쉽지만 다리는 물티슈로 닦기로 해요.
2주일이 지났어요, 드디어 깁스를 풀었어요. 이젠 나도 나이롱 환자의 세계에 입문한 거 같아요. 나이롱의 머스트잇. 샤방 샤방 꽃무늬 놓아진 폴리 잠옷 바지를 입었어요. 왠지 군대에서 병장이 된 기분이에요. 말년 병장의 기분이 이런건가 봐요. 외출도 안 끊고 쓰레빠 질질 끌며 나가서 밥도 사먹고 와요.
무척 자상한 환자의 특징인 식판 나르기도 열심히 해요.
"아이고 됐어 내가 가져다 놔도 되는데.." 라고 다른 환작 말하면
"운동 삼아 하는 거에요. 괜찮아요." 라고 엄청 상냥하게 말해요.
아마 속으로 아들내미 있음 며느리 삼고 싶다고 할지도 몰라요.
이젠 병원에서 팅팅 붓고 푸석해진 피부를 위해 세수도 잘하고 머리도 감아요. 잘때 마스크팩도 붙여요. 난 소중하니까요.
전에는 하루 멀다 하고 찾아오던 문병객들이 이제 오지 않아요. 퇴원날짜가 다가온다는 걸 느껴요. 그래도 가끔은 와서 밥좀 사줬으면 좋겠아요.
퇴원날짜가 다가와요.
이제 슬슬 병원밥에 적응되 되는데.. 생각해보면 병원생활도 그리 나뿌ㅡ지 않은 것 같아요.
환자복도 친근하고 침대도 친근하고 침대옆 협탁이 한 10년 쓰던 소지품 같아요.
그동안 받아왔던 박카스. 비타500. 음료수등을 풀기 시작해요. 어차피 들고나가봐야 짐이에요.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어요. 이젠 딱 봐도 견적이 나와요,
저긴 2주면 퇴원하겠어. 저긴 5주는 가겠는데?
새로온 환자에게 얼음 대는 법. 휠체어 쓰는 법. 기타등등을 가르쳐줘요. 신병에게 자상하게 대해주는 고참이 된거 같아요.
휠체어를 모느라 끙끙대는 환자를 보니 안쓰러워요~~
밀어주고 싶지만 꾹 참기로 해요. 뭐든 혼자 해나가야 하니까요. 몇일 지나면 후진에다가 주차까지 능숙해질테니까요.
드디어 퇴원날이 되었어요. 행복한 미소로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한 사람처럼 득의양양한 미소로.. 짐을 챙겨요.
참 이상해요. 몸만 들어왔는데 나갈땐 이삿짐 센터를 불러야 할 거 같아요. 병원에 그새 살림을 차렸나 봐요.
짐을 줄이기 위해 종이컵. 물티슈. 각티슈. 김치.. 이런건 죄다 나눠주고 와요.
아무리 생각해도 난 참 착한 거 같아요.
그동안 함께 한 환자들에게 서운한 표정으로 "보고 싶을 꺼에요. 담에 꼭 들릴께요" 라고 말해요.
병원탐구생활
년초부터 교통사고로 병원 입원중,,,,
아 나의 소소한 일상을.. 이렇게나마..
내일이면 드디어 퇴원~~
아 그리웠다 우리집.. 심지어 학교마저 그립다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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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났어요.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의사선생님이 입원을 하래요.
미치겠어요.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마음이 무거워요. 하지만 교통사고 환자에게 입원은 필수래요. 이기회에 형편좀 펴야겠어요.
보험안되는 교통사고에서 제일 저렴한 8인실은 필수에요.
병실을 들어갔어요. 한바퀴 쭉 둘러보며 환자들의 포스를 봐요.
다리환자. 팔 환자. 목환자. 허리환자.......
사복을 입고 깁스를 풀고 침대에서 PDP를 들여다보고 있는 환자를 보니 나의 반깁스가 간지나보여요. 갑자기 내가 수퍼 울트라 중병 환자가 된거 같아요.
촌스럽기 그지없고 헐랭하기 그지 없는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깁스한 다리 밑에 받침대를 괴어요, 병실에 여자만 있다는게 이렇게 다행일 수 없어요,
침대옆 나의 협탁에 소지품을 정리해요.
환자의 필수품 생수병. 각티슈, 물티슈, 쟁반. 종이컵. ...... 생얼을 가꿔줄 스킨 로션도 잊지 않아요.
현대인의 필수품 노트북을 발치에 설치하고 누워서도 손이 뻗을 수 있는 거리에 마우스를 두어요.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이어폰은 최대한 줄을 길게 해서 잘때 음악을 듣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요.
식사가 나왔어요. 이런 우라질네이션. 이건 환자에 대한 모욕이에요. 식은 국. 싱거운 김치. 쥐똥만한 반찬.. 당장 엄마한테 김치를 가져다 달라고 해야겠어요. 병실에선 맛있는 김치를 지닌자가 대접을 받아요. 다들 맛있다고 칭찬해요. 사실 병원김치만 아니면 다 맛있는 거 같아요. 이집도 맛있고 저집도 맛있고.
몇일이 지났어요. 링겔방울이 메트릭스 슬로모션처렴 떨어져요. 화장실 갈려면 휠체어를 타야 해서 최대한 참아요. 방광이 터질때까지 참아요. 최대한 모았다가 한번에 내보내는게 다리환자들의 생존법이에요. 누워만 있으니 소화가 안되는지 방구도 잘 나오지만 아무 거리낌 없이 풍풍 뀌어요. 뭐 어때요. 다들 그러는데. 점점 여자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해가는 거 같아요.
부시시한 머리. 꾀재재한 옷. 세수를 안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일주일이 지났어요,. 퇴원하는 환자를 보니 부럽기 그지 없어요. 점점 정신병이 걸릴 거 같아요. 먹고 .. 자고.. 티비보고.. 먹고 .. 자고.. 티비보고..
간호원이 내 약에만 수면제를 빼먹었나 봐요. 10시면 다들 티비끄고 잠자리에 들어요. 어찌나 잘 자는지 몰라요. 잠이 안와 미치겠어요.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싶지만 번쩍 거리는 불빛땜에 그러지도 못해요. 수면에 좋다는 클래식까지 들어가며 미친 잠을 청해요.
열흘이 지났어요. csi만 보면 나의 센스가 아줌마로 전락해요. 아침드라마 편성표를 다 외웠어요. 이젠 드 라마 보며 손가락질도 해요. "저저 나쁜년~ 이를 어째~" 하며 아줌마 특유의 억양으로 내일인양 흥분해요. 물론 저녁 드라마도 꼭 봐야 해요.
병실의 리모콘 운전자기 되기엔 서열이 필요해요. 오래 있었던 사람.. 그러나 나이 많은 사람이 젤루 대빵이에요. 어린 환자는 그냥 보여주는 대로 봐요. 보고 있는데 채널을 돌리면 "뭐 저런 개념을 밥통에 넣고 비벼 말아먹은 사람이 있어?" 라는 욕이 절로 나오지만 참기로 해요.
여긴 8인실이니까요.
링겔은 이젠 빛의 속도로 떨어져요. 17시간 꽂던 링겔을 이젠 4시간만에 엥꼬내버려요. 화장실도 목발 집고 가고 더이상 물먹는게 두렵지 않아요.
하지만 역시 머리감기와 다리씻기는 힘들어요.
아쉽지만 다리는 물티슈로 닦기로 해요.
2주일이 지났어요, 드디어 깁스를 풀었어요. 이젠 나도 나이롱 환자의 세계에 입문한 거 같아요. 나이롱의 머스트잇. 샤방 샤방 꽃무늬 놓아진 폴리 잠옷 바지를 입었어요. 왠지 군대에서 병장이 된 기분이에요. 말년 병장의 기분이 이런건가 봐요. 외출도 안 끊고 쓰레빠 질질 끌며 나가서 밥도 사먹고 와요.
무척 자상한 환자의 특징인 식판 나르기도 열심히 해요.
"아이고 됐어 내가 가져다 놔도 되는데.." 라고 다른 환작 말하면
"운동 삼아 하는 거에요. 괜찮아요." 라고 엄청 상냥하게 말해요.
아마 속으로 아들내미 있음 며느리 삼고 싶다고 할지도 몰라요.
이젠 병원에서 팅팅 붓고 푸석해진 피부를 위해 세수도 잘하고 머리도 감아요. 잘때 마스크팩도 붙여요. 난 소중하니까요.
전에는 하루 멀다 하고 찾아오던 문병객들이 이제 오지 않아요. 퇴원날짜가 다가온다는 걸 느껴요. 그래도 가끔은 와서 밥좀 사줬으면 좋겠아요.
퇴원날짜가 다가와요.
이제 슬슬 병원밥에 적응되 되는데.. 생각해보면 병원생활도 그리 나뿌ㅡ지 않은 것 같아요.
환자복도 친근하고 침대도 친근하고 침대옆 협탁이 한 10년 쓰던 소지품 같아요.
그동안 받아왔던 박카스. 비타500. 음료수등을 풀기 시작해요. 어차피 들고나가봐야 짐이에요.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어요. 이젠 딱 봐도 견적이 나와요,
저긴 2주면 퇴원하겠어. 저긴 5주는 가겠는데?
새로온 환자에게 얼음 대는 법. 휠체어 쓰는 법. 기타등등을 가르쳐줘요. 신병에게 자상하게 대해주는 고참이 된거 같아요.
휠체어를 모느라 끙끙대는 환자를 보니 안쓰러워요~~
밀어주고 싶지만 꾹 참기로 해요. 뭐든 혼자 해나가야 하니까요. 몇일 지나면 후진에다가 주차까지 능숙해질테니까요.
드디어 퇴원날이 되었어요. 행복한 미소로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한 사람처럼 득의양양한 미소로.. 짐을 챙겨요.
참 이상해요. 몸만 들어왔는데 나갈땐 이삿짐 센터를 불러야 할 거 같아요. 병원에 그새 살림을 차렸나 봐요.
짐을 줄이기 위해 종이컵. 물티슈. 각티슈. 김치.. 이런건 죄다 나눠주고 와요.
아무리 생각해도 난 참 착한 거 같아요.
그동안 함께 한 환자들에게 서운한 표정으로 "보고 싶을 꺼에요. 담에 꼭 들릴께요" 라고 말해요.
하지만 머릿속에는 나가서 입을 옷 먹을 음식 만날 사람 리스트만 가득해요.
이상 30대 여자의 병원 탐구생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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