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s 7

namikko201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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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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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Janvier 2010

 

 

파리에서 처음 맞는 제대로 된 토요일이다. 첫 주에는 도착해서 적응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둘째 주에는 독일에서 노느라 정신이 없었고, 이번 주에는 드디어 쉴 수 있는 주말이 돌아왔다. 사실 학원을 가기 시작한 화요일 부터 파리에서도 세일기간이 시작되어 한시도 쉴 틈이 없었다. 라파예트, 프렝탕, 샹젤리제, 빈티지샵, 생미쉘거리 등등 돌아다니며 가격비교하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라파예트에서 본 샤넬 운동화 때문에 그저께는 잠 못 이루었고, 미우미우에서는 거의 30분여동안 가방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했다. 가고싶던 멀티샵을 찾아가느라 여러번은 헤맸고 아른거리던 물건을 사러 들어갔다 허탕을 친 것도 몇 번이다. 세일이 시작되는 첫 주, 가장 바쁘게 돌아다녀야할 시기인 것이다. 사이즈가 있을 때 웬만하면 사야된다는 것. 내 눈에 이쁘면 다른 사람 눈에도 이쁘다는 것. 절실히 깨달았다. 

의상을 공부하면서 부터 옷이나 물건에 대한 눈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옷의 거품에 대한 비밀을 알았다고나 할까. 극과 극이 분명한 성격과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오히려 중간은 너무나 사치스럽다. 정말 저렴하던지, 아니면 품질에 맞는 가격을 요구하던지 둘 중에 하나여야 한다. 별로 좋지도 않으면서 중간대의 가격을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어제는 정말 쇼핑을 위한 날이었다. 얼마나 걸어다녔는지 아마 만보계가 있었다면 숫자가 한바퀴는 돌았을 듯. 한 매장에서 걸려진 옷을 수 없이 보며 머릿속으로 코디를 맞추고 가격도 고려하며 최소 1시간 동안은 매달려있었다.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갔던 매장에서는 점원들이 내 뒤통수를 보며 뭐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 중 꽤 맘에 들었던 매장에서 쇼핑을 했다.

샹젤리제 Montagne 거리를 따라 쭉 걸어가다보면 디올 매장을 지나 프라다 매장 가기 전에 Joseph이라는 멀티샵이 있다. miumiu, comme des garcon, Masion Martin Margiela, Rick Owen, 3.1 Phillip lim 등 신진디자이너 브랜드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Joseph이라는 브랜드가 같이 DP되어있다. 40%세일과 옷의 품질을 고려했을 때 '음, 이정도면 살만하겠군' 하고 생각했다. 조금 더 일찍 오지 못했음이 아쉬웠다. 36,38 / XS, S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사이즈다.특히 Joseph에서 나오는 니트 제품은 디자인이 깔끔하면서 퀄리티도 좋고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굿 아이템이었다(100% baby-alphaca,100% wool, 100% cashmere). 하지만 악세서리 류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가방이나 신발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청바지는 인기브랜드 위주로 구비를 해놓았으나 오래된 모델들이었다.

그리고 Montagne Maket. Frankln D. Roosbelt 역에서 Mongtane 방향으로 나와 쭉 걸어가면 마르니 매장 옆에 있다. 알렉산더 왕 제품이 보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아이템이 별로 없어서 실망했다. 너무 고급 브랜드로만 구성되어 있어 손대기도 무서울 정도였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빛을 발하는 BALMAN 제품을 보며 역시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고급 브랜드가 있었으나 아는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샤넬 매장도 둘러보았는데 신발은 사이즈가 대부분 빠진 상태이고 가격대가 높은 니트류만 세일을 해서 아이쇼핑만 하고 나왔다. 샹젤리제 거리에 온통 soldes라는 간판이 붙어있어 어지러울 정도였다. Gap, ZARA, H&M같은 브랜드에서는 사람들이 옷을 무더기로 사서 나갔다. 세일은 1월 둘째주 부터 2월 첫째주 까지 진행되는데 기간이 지나갈수록 세일율은 높아진다. 그러나 미리 찜해둔 아이템이 있다면 다른 이가 채가기 전에 사는 것이 상책이다. 이상 오늘은 집에서 어제의 여독을 풀며 공부를 해야겠다.

도서관에 가야지.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