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일하다 뜻하지 않게 작업을 걸게되었습니다.

. 2010.01.29
조회824

네, 안녕하세요.

 

다들 으레 그렇게 시작하듯이 가끔씩 판을 눈팅만 하는

 

올 3월 군입대를 앞둔 22살 건장한 청년입니다.

 

문득 정말 지금 제가 생각해도 하루종일 웃음만 나오는 말실수가 떠올라

 

글을 끄적끄적 해봅니다.

 

 

작년 1학기 때

 

 저는 제가 다니는 학교 교내 기숙사 편의점에서 오후 2시~밤12시 까지

 

매일매일 알바를 했었어요.

 

정말 그래도 여지껏 해본 알바중엔 크게 힘들지도 크게 땡보도 아닌 그럭저럭 할만한!

 

알바였답니다. 그래도 역시 매일매일 10시간씩 근무를 서다보면 금요일쯤 되면

 

일주일치 피로가 어께에 대롱대롱 매달려 눈뜰 때 부터 절 괴롭히죠.

 

때는 무르익어 가장 피곤하고 힘들 시간대인 금요일 밤 10시!

 

그것도 시험 바로 전주 금요일!

 

 그때만큼은 정말 샤방샤방하고 엣지! 있던 아는 후배들 혹은 알고싶은(!?) 여대생분들

 

모두다 껍질을 벗어던지고 (정말 그렇게 밖에 말을 못하겟어요..) 폐인의 화신으로

 

거듭나는 시기. 다들 부시시한 몰골(!?)로 혹은 곧 그렇게될 모습으로 편의점에서

 

대형마트 장볼 때 만큼이나 가득찬 바구니로 줄지어 계산을 재촉합니다..

 

금요일이라 총 시재정산 (잔고맞춤) 도 해야하고 가뜩이나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서

 

점포는 온통 흙탕물 투성. 때마침 같이 일하던 형님도 그날은 안나오신날.

 

정말 오만가지 디버프에 메즈까지 걸려서 제정신이 아닌상태 였지요.

 

 

사건은 바로 그 때! 발생했습니다.

 

아는 동생 두명(A,B)이 추리닝에 머리띠를 하고 삼선 슬리퍼를 찍찍 끌며 편의점에 와

 

계산대 바로 앞에있는 껌이나 사탕류 진열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재잘재잘 밤새도록 먹을 씹을거리들을 한움큼(....)씩 집어들고 있었죠.

 

A : "야 시큼떨큼 포도맛이 좋아 딸기맛이 좋아?"

 

B : "나 둘다 완전좋아해 다집어 다집어!!"

 

A : "이 돼지년아! 살찐단말야. 그럼 모나카는? 모나카도 좋아해?"

 

B : "나 진심 완전 이거 좋아해 진짜 쌓아두고 먹고싶어 완전좋아"

 

 

하며 약 5분동안 이거집고 물어보고 옆에선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피곤하고 약해진 사람에겐 최면이 더욱더 잘 통한다나요...

 

정말 머릿속의 절반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로 가득차게 되었죠..

 

그리고 결국...

 

평소에도 와 괜찮다! 라고 생각했던 여성분이

 

주변의 폐인끼 가득한 학생들 사이에서 샤방샤방하고 고고하고 사뿐사뿐하고

 

다들 으레 마주치기 전까진 갖는 여대생의 환상의 모습 그대로

 

18茶 하나와 커피 하나를 들고 계산대로 워킹을 하며 오시는 거에요!

 

그리곤 수줍게 (네, 제눈엔 정말 그렇게 보였어요..) 체크카드를 내밀며

 

계산을 요청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자상하게 (아마 피곤에 쩔은 썩은) 웃으며 계산을 완료하고

 

정중하게 (...) 카드를 돌려드렸습니다. 그런데 계산을 다 끝내고도 그 여성분이

 

계속 앞에서 머뭇머뭇 하시는거에요.

 

드..드디어 내 21살 인생에도 다시한번 후광이 비추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며

 

(물론 그 옆에서 A와 B는 계속 xx좋아해! 나도 좋아해! 를 반복하며 주술을 걸고)

 

긴장된 눈빛으로 그 여성분의 다음 말을 기달렸죠.

 

W : "저기...."

 

M : "네..?"

 

W : "영수증좀..."

 

아아아 이런이런 결국 그래요 저에게 그런일이 일어날리가 있나요.

 

그러면서 다시 급 피곤한 얼굴로 바뀐 제가 힘을 짜내서 큰목소리로

 

"영수증 필요하세요?" 라고 말한다는것이 그만..

 

 

 

 

 

 

 

"영수증... 좋아하세요?"

 

"영수증... 좋아하세요?"

 

"영수증... 좋아하세요?"

 

"영수증... 좋아하세요?"

 

 

정말 시끌시끌하던 계산대 주변이 3초간 정적에 빠졋습니다.

 

그 미모의 여성분도 급 당황하셔서 발그레 (눈에 뭐가 끼었나봐요) 하시며

 

굳어버리셧고, 저도 말할때의 피곤한 썩은표정으로 굳어버렸습니다.

 

계산대앞의 A,B도 양손 한가득 씹을거리를 들은체 굳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여지껏 일한 시간보다 길은거 같던 3초가 지나고

 

그 여성분이 고개를 푹 수그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하셧죠.

 

 

"조..좋아해요..."

 

 

그러니 저도 얼굴이 확 붉어져서는 부랴부랴 영수증을 끊고

 

(그때까지 주변 인물들은 다 석화)

 

곱게 두번 접어 건네드리며 이 말을 했어요

 

"저..저도 좋아해요..."

 

 

 

 

저도 정말 제정신이 아니였던거 같아요.

 

그 여성분은 후다닥 사라지셧고 그때까지 굳어있던 A와 B가 드디어 입을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자지러지듯이 웃는다는게 이럴때 쓰는게 맞을까요?

 

눈물을 글썽거리며 정말 아주 신명나게 웃어 재끼는겁니다!

 

저는 모든 사건의 원흉이 된 그 A,B를 가멸차게 내쫒고 싶었지만

 

결국 그 둘은 밤 12시 저 퇴근할 때 까지 제 옆에서 낄낄낄 놀려대다 들어갓지요.

 

(물론 그녀들이 양손 한가득 산거는 전부다 껍질만 남아있습니다)

 

정말 말로만 들었던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물론 으레 모든 선남선녀와 미남미녀가 영화에서 그러듯이

 

그 뒤로의 썸씽따윈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시험끝나고 일을 그만두었고

 

그 여성분은 방학이 될 때 까지 편의점 한번을 안오셧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 여성분의 과는 시험이 1주일전에 먼저 끝났고

 

그때 그 여성분의 상태는 A,B와 전혀 다를게 없었다고 같이 일하던

 

형님이 말하셧습니다...

 

 

또한 A와 B는 정말 평상시에는 아주 샤방샤방한, 그런 인기있는 애들이랍니다.. 꼭 그렇게 써달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