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러 갔다가 삭발당했어요

너굴이2010.01.30
조회1,522

안녕하세요.

때는 바야흐로 대학 새내기 생활에 한창 중이었던 20살 8월이였죠.(전 올해 23)

작년 여름 땐 수능이니 뭐니 때문에 제대로 된 썸머베케이션을 치루지 못한지라

5월 부터 해변가에서 보들보들한 모래를 발가락 사이사이로 느끼고

그 느낌이 가시기도 전에 차디찬 물속에 발을 담그며 찝찝함을 만끽하기도 했죠

그리고 7월이 왔고 방학시즌도 왔죠.

 

그 해는 유난이도더위가 빨리 찾아온다고 이쁜 기상캐스터 누나가 추파를

던지기도 한 해였어요. 전 더위가 두렵지 않았죠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면

돈이였죠!. 사실 대학생활 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금전적인

문제가 따르잖아요. 술을 먹기위해서도 물장구를 치기위해서도 심지어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도 돈은 필수조건이였죠!.

 

그때 저는 크나큰 결심을 했답니다!. "그래 알바를 하는거야!!!

많이도 말고 딱! 한 달만 해서 찬란히 빛나는 태양님의 햇살에 보답이라도 하듯

놀아보는 거야!!" 그옆엔 저와 같은 생각인 친구가 있었죠.

그렇게 저희는 제 친구의 지인덕분에 1주일도 안 된 시간에 알바자리를 구하게되었죠

그곳은 다름아닌 강원도의 비xx파크엿죠.

그런데 그곳에서 일을 하려면 보건증을 받아야한다는 거예요.... 그 이유는

아마도 전원 기숙사 생활이니 질병이나 그러한 전염성 때문이라 생각됐죠.

검사는 짧으면서도 길었고 고통이 없으면서도 두려웠죠. 그 검사는 바로

항문검사였습니다......... 항문!!! 항문!!!! 학문도 아닌 항문!!!!!...... 사실 사람에겐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잖아요.. 너무 싫었어요...

그 옆엔 제 친구도 있었죠..

저흰 서로 웃기도 하고 머릿속에 무름표도 그리며 1분을 한시간 처럼 고민했죠

결국 저흰 서로에게 뒷모습만 보인 채 서로의 대변기 칸으로 면봉을 들고 들어갔죠

항상 제 간지러운 귓속을 긁어 주던 그 면봉이 그땐 얼마나 커보이던지,,,, 얼마나

두려워보이던지,,,,,  그렇게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그 옆엔 제 친구도 있었죠..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저흰 부모님과 친구에게 돈을 벌어와서 크게 한턱 내겠다는 짧고도 강한 말과 함께

무작정 떠났습니다. 참고로 그때가 7월20일 경이었고 한달 간 일을 하면 8월20일

그리고 나머지 1주일을 신나게 노는 게 저희의 계획이였죠.

 

도착했습니다. 폭염의 날씨에 저희의 굳은 의지또한 들끓어 올랐고

비키니 차림의 쭉빵누나들이 불난집에 기름칠을 하는 격이 되기도 했죠

저와 친구는 지인에게 전화를 했고 그 분을 만났습니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파란색 반팔 난방과 정장바지를 입은 모습이였죠. "아~저게 유니폼이구나 "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 분의 짧은 머리와 그 동료들의

공통된 머리스타일을 말이죠....

그리고 그 형(지인)이 잠깐 갈데가 있다고 하며 저희를 이끌었습니다..

그 목소리엔 미세한 떨림이있는 듯했죠. 하지만 그때 까지도 저는 알지 못했답니다...

그리고 그 옆엔 제 친구가 있었습니다.

 

"다왔어. 들어와!"

 

문을 열고 그 형(지인)이 들어갔습니다.  저희 정면에는 수십가지의 가위와

잘 정돈된 수건이 즐비해있었죠...

그렇습니다! 그곳은 바로 

 미용실.....!!!!!!!!!!!!!!!!!!!!!!!!!!!! 

그때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껏 그분의 행동과 그들의

머리스타일이 파노라마처럼 제 머릿속을 스쳐가고 정리되어갔습니다.

 

"저희 머리 잘라야 하나요?.."

 

"응! 얘기 못 들었니? 머리는 단정히 해야지. 그리고 유니폼 까지 입고

바로 내일 부터 일하자!"

 

저희는 보건소에서의 그 때처럼 또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말했다싶이 지인의 소개인지라 무작정 

"머리만은 안 돼!!" 라며 절개를 지킬 처지도 아니였습니다.

참고로 그 때 저흰 비록 알바를 하러 가긴 했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바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미용실에 들러 몇달 전의 꼬불꼬불한

웨이브도 풀고 매직과 영양크림으로 한껏 새로운 기분도 낸 참이였죠.

 

사실 저는 그렇다고 쳐도 제 친구는 머리를 기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졌었죠..

그 이유는 왼쪽 머리통에 마름모 모양의 땜통이 그 자릴 지켰기 때문이예요.

 

저와 제친구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과연 내 머리를 잘라 그에 합당한

보답을 받을 수 있겠는가?  만약 지금 포기한다면 호언장담하고 온 가족과 친구들에겐

머라고 말을 해야겠는가... 

그때 저희는 결정했습니다. 아니 사실상 제친구의 결정이 컸습니다.

"너굴아! 우리 시원~~하게 머리 자르자!! 그리고 올여름 확실하게 놀아보자."

말인즉슨, 머리 자르고 알바를 하잔 소리였죠. 그때 말려야 했습니다...

 "쌩마야! 이건 아닌 것 같다.. 다시 한번만 생각해보자!"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땜통을 평생 혹처럼 달고 살아온 그였기에

 저로선 그의 말에 토를 달수도 없었으며

그의 용기에 저 또한 용기를 얻었기에 우정의 표시로

 저부터 공포의 의자에 엉덩이를 들이밀었습니다.

 

시력이 좋지 않았기에 안경을 썼고 머리를 자르기 위해 안경을 벗었습니다.

그리고 체념의 표시로 눈을 질금 감았습니다. 축복의 분수인지 악마의 웃음인지

분무기의 물은 제 머리를 적셨고 작두와 같은 가위는 떨고있는 제 머리를

인정사정 없이 베어갔죠..

 

 그때 였어요!!

 

Oh. My. God.

 

싹뚝~  어?????? 풉~~   

저는 눈을 질금감았었죠 하지만 육감적으로 알았어요

있어야 할 자리에 무언가가 빠졌다는 것을 말이죠...

킥킥... 꺌꺌....  듣기만 해도 거북한 주파수의 웃음소리들이 제 눈을 피해

귓등을 때렸고 할 수없이 눈을 떴어요..

 

Oh. My.  God!!

 

한 쪽 구렛나루가 없어졌어요 !!!!!!!!!!!!

그리고 그 반쪽의 저는 20년간 살아 온 제 모습이 아니였죠..

심지어 미용사 아줌마 또한  "아흠~"이라는 알수 없는 신음을 토하며 제 신경에

촉매역할을 해왔죠

하지만 전 알았어요 비록 모두들 놀라하고 웃음을 토할지라도 단 한명은!!! 그 한명은

얼어있고 울고있다는 사실을요..... 그 것에 위안을 얻었어요!!  아니!!

위안이라기 보단 빨리 그 친구의 땜통을 통해 저또한 제 3자의 눈으로

즐기고 싶었어요!!

 

제 친구의 차례가 왔어요.

"저.. 미용사님! 왼쪽에 땜통이 있어서 그런데,,, 잘 좀 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거침없는 가위는 제 친구의 머리털에서 제 할일을 해나가고 있었죠.

 

그 때 였어요

아주머니가 또다시  "아흠~"~했어요....그리고는 무기를 바꿨어요..

바리깡을 들었죠. "잉~~~" 이라는 준비신호와 함께
정말로 싹~~~~~~~~ 밀어버렸어요...... 물론 땜통또한 피해 갈 순 없었죠

정확히 말하자면 땜통엔 손도 대지 않았지만 그 주위가 너무 휑~~해진거죠... 

저는 보았어요 제 친구의 왼쪽머리를요,,,, 너무 웃겼어요!

 정말로 너무 너무 웃겼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도 신기하게도 마름모꼴의 땡통이 두 배나 더 커져보였어요!!

그렇게 저흰 일하러 갔다가 머리만 싹뚝 짤리고 왔어요.....

 

그 후엔 어떻게 됐을까요?........

 

저희 기숙사로 돌아와서 하루종일 거울보고 서로 보면서 위로했죠

 

"괜찮다..~ 이렇게 보니 시원~하고 좋은데??"

 

"친구야~ 니 땜통.. 스크레치같애!!  간지난다"

 

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주고 받다 그날 밤에 결정을 했어요!!

 

"이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이게 아니잖아,

 

우리 토끼자(도망가자)!!!!!!!!!!!!!!!!!!!!!!!!!!!!!!!!!!!!!!!!!!!!!!!!!!!!!!!!!!!,

 

그래 가자!!!! 지인이고 뭐고 사람이 살고 봐야지!!!제기랄"

 

그렇게 저흰 다음날 버스를 타고 그 악몽과도 같았던 장소를 도망나왔죠

머리만 남긴 채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