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야 될 것 같네요.

201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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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애하고 결혼한지 4년째입니다.

일주일에 3~4일은 싸우고 말을 안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사는게 너무 힘드네요.

 

 오늘은 와이프랑 스키장 올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는길에 차에서 싸우고 와이프는 중간에 내려서 서울로 돌아가고 저 혼자 스키장 와서 PC방 와있구요. 오늘 콘도 취소해봐야 어차피 비용은 다 지불해야 하고 와이프랑 같이 집에있기도 싫어서 그냥 혼자 왔지요. 화가 난채로 운전하고 왔더니 너무 피곤해서 콘도 체크인하자마자 쓰러져 잤습니다. 문제는 이런일이 처음이 아니라는겁니다.

 

 싸움의 발단은 별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하면 웃고 말겠지요. 그러나 우리 부부한테는 심각한 일입니다. 사소한 다툼이 큰 싸움되는 것 그게 큰 일이지요. 항상 이런식입니다. 사소한일로 의견차이가 생기고, (와이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제 생각에는 저는 와이프가 납득할만한 설명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와이프는 제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하지요.

  저는 와이프가 자신의 단점을 지적받는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생각이 '다른' 것인 것도 많지만 옳고 그른것도 있지요. 그리고 개성이 있는것도 중요하지만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애 할 때에는 사실 그냥 특이하고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다른 사람과 엮여있지 않은 일이면 개의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본인의 삶에 나쁜 영향을 준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분들이 들으시면 화가 나시겠지만, 여자들은 어느정도 사고방식이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십대 중반까지 살면서 저는 와이프 이전에 제법 다양한 부류의 여성을 만났었습니다. 연상, 연하, 학교 동기와 직장 동료, 커피숍에서 서빙하는 아가씨가 너무 맘에 들어서 끝날때까지 기다려 만나보기도 했고, 친구의 소개로 소개팅을 해보기도 했지요. 환경이나 삶이나 인생의 목표가 모두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여자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을 무척 사랑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런 사고방식이 저한테 매력적이기도 했습니다.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결혼전 연애를 할 때에는 전 여자친구나 와이프가 회사에서 이런일이 있었다 다른 누구 때문에 힘들다 그러면 그냥 동조해주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스트레스를 푸는 효과도 좋고. 그때는 아직 어리니까 굳이 나와 맞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길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얘기를 들으면 같이 욕하면서 회사를 옮기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요. 지금은 삼십대 중반에 직장생활을 10년을 채운 과장입니다. 새로운 직장과 새로운 삶을 쫓기 이전에 나 자신에게 문제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인데 와이프는 내 생각이 달라진 이유가 사랑이 식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네요.

 

 저랑 와이프는 둘다 직장을 다닙니다.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심하고 대신 금전적인 보상은 괜찮은 편이지요. 그런데 와이프가 최근 몇년간 평가가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습니다. 평가가 안좋으면 승진이 안되고 승진 못한채 연차가 차면 퇴사해야 합니다. 와이프는 직속 상사가 본인과 사이가 안좋아서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볼때는 와이프 잘못이 큽니다. 상사와 사이가 안좋으면 트집잡힐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저희 와이프는 근태가 좋지 않습니다. 야근이 워낙 일상적인 회사라 출근시간보다 조금 늦는것 정도는 어느정도 허용해주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게 아니라 그냥 고생하니까 눈감아주는거죠. 저라면 평가가 안좋은 이유가 근태라고 하면 이를 악물고라도 근태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트집잡힐 일을 만들지 않을텐데. 저희 와이프는 늘 평가를 받고 화만 냅니다. 제 입장에서는 출근 시간만 잘 지켜도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일이 없지 않겠냐고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고 그게 늘 싸움이 됩니다.

 와이프는 삼십대 중반이 다 된 현재에 새로운 삶을 이야기합니다. 유학을 가자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와이프랑 결혼하지 않았으면 유학을 갔을겁니다. 나름 준비도 했었고  꿈도 있었는데 와이프랑 결혼해서 삶을 꾸리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아 포기했었습니다. 준비할게 얼마나 많은데, 자기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삶을 바꿀 수 있는데도 그냥 다 때려치고 새로 시작하면 다 잘될거라고 생각하는지 철이 없다고 생각밖에 안듭니다.

 저는 나름 숙고해서 하는 얘기들인데 그게 제가 본인을 옥죄고 깎아내리려고 한다는군요. 와이프가 생각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굳이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얘기가 이런식으로 흘러가면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본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더 이야기를 해봐야 싸움밖에 안되니까요. 그런데 일단 이런 이야기가 시작되면 와이프는 제가 사과를 하거나 화를 낼때까지 말다툼을 그만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자기 입장을 설명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대개 그런식으로 와이프 무시하니까 좋으냐. 그렇게 무시하려면 왜 결혼했느냐. 이런식으로 흘러가지요. 이쯤되면 저도 화가 나서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솔직히 요즘은 와이프랑 대화가 가능한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부부간에 쌓인다는게 이런건가 싶네요. 와이프한테는 어떤식으로든 지적하는 이야기는 전혀 할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싸움이 되니까요. 그만큼 쌓였다는 얘기겠죠. 저도 인내심이 바닥난것이 느껴집니다. 전에는 그냥 제 생각과는 달라도 참고 미안다고 하고 넘어갈 일도 이젠 더이상 그러고 싶지가 않네요.

 

 살면서 많은 부부들이 아이때문에 함께 살 뿐 서로 애정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보았어요. 저는 그렇게 사는게 정말 싫습니다. 인생은 순식간에 흘러가버리니까요. 갓 스무살이 되었을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저는 벌써 서른 중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엉킨 실타래를 다시 풀 길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저도 와이프도 너무 지친 것 같네요.

 솔직히 여덟시에 집에서 나가 열한시에 들어오는 삶을 살면서 와이프와 다툴 기운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와이프와 싸움이 잦아지면서 제 직장생활에도 어려움이 많구요. 와이프 때문에 선택한 인생이고 이걸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젠 와이프와 헤어지게 될 것 같네요.

 

 제 인생이 곧 무너질 모래성이 된 기분입니다.

 어차피 무너질 거라면 차라리 제손으로 엎어버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