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도 열심히 씻진 않습니다. 몇시간 전에 씻었기 때문에 괜찮을거라고 (나혼자)생각합니다.
눈곱을 때고, 양치만 합니다.
6시에 3층 분만실로 올라가 산모들에게 뱃속 애기들 잘있는지 보는 허리띠(NST)를 채워 줍니다. 애기가 뱃속에서 어디로 누웠는지 보고 심장근처에 걸어줍니다.
6시 20분에 병동에 올라갑니다. 제왕절개나 부인과 종양 수술한 환자들의 상처 소독을합니다. 가급적 예쁘게 베타딘을 칠해줍니다.
수술한지 6일된 환자는 칼로 실밥을 튿어 풀어줍니다. 가끔 살속에 실이 묻혀 끈길때면 살작 땀;;;도 나지만, 나중에 밖으로 나올꺼라고 설명드립니다.
6시 50분 어제 업데이트해놓은 산부인과 환자 명단에 새벽중에 입원한 환자를 추가합니다.
7시에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함께 회진을 돕니다. (빙글빙글) 제가 만들어 놓은 명단에 틀린곳이 있다면, 조금, 혼납니다^^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환자들을 보고 나면, 교수님들이 회진을 돕니다. 이젠 각각 교수님들의 환자마다 방을 안내하며 병동을 돌고 분만 실로 내려 옵니다. 그럼 7시 50분.
7시 50분에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첫수술 케이스는 8시부터 시작하므로, 들어가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환자를 배정된 방에 넣어 준비시킵니다.
마취가 되면, 포지션 잡고, 수술을 위한 소독을하고 포를깔고 손을 5분간 소독약으로씻고, 수술복을 입습니다. 제가 제2 수술 어씨스턴트기 때문이죠.
오늘 제가 들어간 방은 2-3시간짜리 수술이 3개 잡혀 있습니다. 나름 괜찬은 스케쥴이네요.^^
제가 하는 일을 주로 'ㄱ' 자로 된 수술도구로 상처를 당겨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입니다. 잡고 2시간 정도 쭉~ 당기고 있으면 팔이 후들후들 떨립니다.
그럼 교수님께서 "힘든가?"하고 물어보십니다.
저는 교수님께서도 예상하셨던 "괜찮습니다."라는 답변을 하며, 손에 더욱 힘을줍니다.
똑바로 잡으라는 말씀을 3음절로 하신것이죠.
수술 필드가 안보이는 경질 수술은 더욱 힘줄때, 뺄때를 몰라, 더 힘들고 졸립습니다.
서서 다리가 회초리 맞는 모냥 풀썩풀썩 꺽이는것을 느끼며, 혀라도 꼭 깨물어 봅니다.
암튼 첫번째 수술이 끝나고 11시... 시간이 애매합니다. 차라리 11시30분에 끝났으면,
밥이라도 먹으련만... 우려대로 수술을 바로 연결해서 시작합니다. 아침도 못먹었는데
점심도 거르게 생겼습니다.ㅠㅠ
2시, 2번째 수술이 끝났습니다. 점심상은 치워진지 오래 지만, 미리 전화해서 킵해놓은 식판 앞에 앉습니다. 떠놓은지 1시간은 지나서, 좀 식었지만, 일단 먹어야 합니다. 또 3시간은 꿈짝안코 서있어야 하니, 다리도 주물러 살짝 풀어줍니다.
다행히 수술방에선 맛좋은 자판기 커피가 공짜입니다.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깁니다.
3분정도? 수술이 생각보다 약간 늦어져서, 어서 다음환자를 준비시키러가야합니다.
마지막환자를 수술하는데 교수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거대 자궁근종(myoma)으로 생각되었던 병변이 주변으로 유착이 심해 아무래도 자궁육종(sarcoma)인듯합니다.ㅠㅠ
육종은 암이므로 근처에 있는 장기를 전부절제하는 대수술로 바뀝니다. 2-3시간 짜리 수술이 6시간 짜리 수술로 바뀝니다.
한 4시간정도 서있었나요? 비뇨기과에서 암의 직접침윤이 있는 방광을 절제하러 들어오면서 좀 쉴수 있었습니다. 앉아서 다리좀 주무르고 있으니, 비뇨기과에서 하는 방광절제가 다 끝나고 산부인과에서 다시 배를 닫으므로, 전 또 5분간 손을씻고 들어갑니다. 그래도 중간에 좀 쉬었으니, 괜찮습니다.ㅜㅜ
수술장 밖으로 나오니 7시30분 입니다. 저녁 배식 시간이 끝났습니다. 괜찮습니다.ㅠㅠ
병원안 매점에 가서 빵하나와 나의 인턴생활을 함께한 '바나나는 원래 노랗다' 우유를 삽니다. 누가 단걸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서, 군것질을 되도록 단걸로 합니다.
얼른 요기하고 한숨붙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이때 전화가 옵니다.
응급 제왕절개(C-sec)이 떳답니다. 아....바밤바...
물론 생명의 탄생은 어디서건 응당 축복받아 마땅하나, 왜 하필 오늘저녁인가 하는 원망이 살짝 듭니다.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고, 곧 태어날 새생명을 축복하는 심정으로 수술 준비를 하러 수술방으로 다시 올라갑니다.
처음 인턴 시작할때는 이런 상황이 원망스러,
눈물젖은 '바나나는 원래 노랗다' 우유를 먹은적도 있으나, 인턴 이쯤 되면, 쿨하게 받아 줍니다.
매우 흔한수술이지만, 상당히 빨리, 그리고 긴장감 가지고 진행되는 제왕절개입니다. 아이가 나오자 마자 저는 가지고 있는 튜브로 입에고인 양수를 뽑아줍니다. 숨쉬라고.
근데,.. 아이가 밖으로 나왔는데, 울지 않습니다. 이상합니다... 하지만 고작 산부인과인턴인 제가 할 수 있는일은 없습니다.
소아과 선생님께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더니 아이가 울기시작하네요. 다행입니다. 저도 얼른 전문 분야를 가지고 공부하는 전공의가 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수술이 끝나니 9시 30분...
이후 분만실의 분만 어씨스트를 하였고,(생략)
응급실환자의 외래 초음파 기계를 준비 시켰습니다. (생략)
이것까지 쓸려니까 너무 기네요.
12시가 넘었습니다. 의국으로 올라가 낼 회진 돌 산부인과 명단을 업데이트합니다.
입원/퇴원/수술/진단명/입원일/수술일등을 씁니다. 오늘은 10명도 넘게 입원했네요 ㅠ
아...바밤바... 그래도 맘 고쳐먹고 집중해서 얼른 끝냅니다.
8인 1실 보금자리 지하4층으로 내려오니...1시가 넘었네요. 그래도 다른 친구들 보단 일찍 내려온것도 같습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합니다. 이 뜨거운물이 먼지뿐 아니라, 피로도 깨끗이 씻어준다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고 나오면서 제일 먼저하는일은 전화기 확인입니다. 샤워중에 일시킬 전화가 와있을지 모르니깐요. 다행이 없습니다.^^
1시30분.
1분이 아깝다는듯, 머리를 말리는듯 말듯하고 침대에 오릅니다.
새벽동안 응급 상황이 발생하지않고, 내가 전화벨이 아닌 알람벨을 듣고 깨길 간절히 바라며 눈을 감습니다.
눈을감고 이전에 여행했던 뉴질랜드의 눈부신 풍경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아...그땐 자유로운 영혼이었는데... 생각하며 눈물이 나려하나 참습니다.
그런 멋진곳을 여행하는 꿈이라도 꾸고 싶습니다.
하지만 4시간의 수면시간으론 기억날만한 꿈을꿀수있는, 얕은 수면(stage I, II, RAM)가 거의 없어, 그런것이 불가능할거란 생각도 한편 듭니다.
산부인과 인턴의 평범한 하루.
안녕하세요.~^^
전 2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얼마전, '20대 솔로 직딩녀의 하루' 라는 톡 을 보았어요.
출근-네이트-점심식사-네이트-퇴근-네이트 같은 내용이었는데...인상깊었습니다.
저도 제가 살았던 일상중, 하루를 골라 써봅니다.^^
시작~
5시 50 분 알람이 울립니다. 6시부터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맞혀놓은 알람이죠.
근데 10분 전에 맞춰어 놓아도 괜찬냐구요? 괜찮습니다.
다행히 출근할 필요가 없습니다. 퇴근을 하지 않으니까요. 직장과 집이 한 건물입니다.
(제가살던 지하4층 8인 1실입니다.)
일어나도 열심히 씻진 않습니다. 몇시간 전에 씻었기 때문에 괜찮을거라고 (나혼자)생각합니다.
눈곱을 때고, 양치만 합니다.
6시에 3층 분만실로 올라가 산모들에게 뱃속 애기들 잘있는지 보는 허리띠(NST)를 채워 줍니다. 애기가 뱃속에서 어디로 누웠는지 보고 심장근처에 걸어줍니다.
6시 20분에 병동에 올라갑니다. 제왕절개나 부인과 종양 수술한 환자들의 상처 소독을합니다. 가급적 예쁘게 베타딘을 칠해줍니다.
수술한지 6일된 환자는 칼로 실밥을 튿어 풀어줍니다. 가끔 살속에 실이 묻혀 끈길때면 살작 땀;;;도 나지만, 나중에 밖으로 나올꺼라고 설명드립니다.
6시 50분 어제 업데이트해놓은 산부인과 환자 명단에 새벽중에 입원한 환자를 추가합니다.
7시에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함께 회진을 돕니다. (빙글빙글) 제가 만들어 놓은 명단에 틀린곳이 있다면, 조금, 혼납니다^^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환자들을 보고 나면, 교수님들이 회진을 돕니다. 이젠 각각 교수님들의 환자마다 방을 안내하며 병동을 돌고 분만 실로 내려 옵니다. 그럼 7시 50분.
7시 50분에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첫수술 케이스는 8시부터 시작하므로, 들어가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환자를 배정된 방에 넣어 준비시킵니다.
마취가 되면, 포지션 잡고, 수술을 위한 소독을하고 포를깔고 손을 5분간 소독약으로씻고, 수술복을 입습니다. 제가 제2 수술 어씨스턴트기 때문이죠.
오늘 제가 들어간 방은 2-3시간짜리 수술이 3개 잡혀 있습니다. 나름 괜찬은 스케쥴이네요.^^
제가 하는 일을 주로 'ㄱ' 자로 된 수술도구로 상처를 당겨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입니다. 잡고 2시간 정도 쭉~ 당기고 있으면 팔이 후들후들 떨립니다.
그럼 교수님께서 "힘든가?"하고 물어보십니다.
저는 교수님께서도 예상하셨던 "괜찮습니다."라는 답변을 하며, 손에 더욱 힘을줍니다.
똑바로 잡으라는 말씀을 3음절로 하신것이죠.
수술 필드가 안보이는 경질 수술은 더욱 힘줄때, 뺄때를 몰라, 더 힘들고 졸립습니다.
서서 다리가 회초리 맞는 모냥 풀썩풀썩 꺽이는것을 느끼며, 혀라도 꼭 깨물어 봅니다.
암튼 첫번째 수술이 끝나고 11시... 시간이 애매합니다. 차라리 11시30분에 끝났으면,
밥이라도 먹으련만... 우려대로 수술을 바로 연결해서 시작합니다. 아침도 못먹었는데
점심도 거르게 생겼습니다.ㅠㅠ
2시, 2번째 수술이 끝났습니다. 점심상은 치워진지 오래 지만, 미리 전화해서 킵해놓은 식판 앞에 앉습니다. 떠놓은지 1시간은 지나서, 좀 식었지만, 일단 먹어야 합니다. 또 3시간은 꿈짝안코 서있어야 하니, 다리도 주물러 살짝 풀어줍니다.
다행히 수술방에선 맛좋은 자판기 커피가 공짜입니다.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깁니다.
3분정도? 수술이 생각보다 약간 늦어져서, 어서 다음환자를 준비시키러가야합니다.
마지막환자를 수술하는데 교수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거대 자궁근종(myoma)으로 생각되었던 병변이 주변으로 유착이 심해 아무래도 자궁육종(sarcoma)인듯합니다.ㅠㅠ
육종은 암이므로 근처에 있는 장기를 전부절제하는 대수술로 바뀝니다. 2-3시간 짜리 수술이 6시간 짜리 수술로 바뀝니다.
한 4시간정도 서있었나요? 비뇨기과에서 암의 직접침윤이 있는 방광을 절제하러 들어오면서 좀 쉴수 있었습니다. 앉아서 다리좀 주무르고 있으니, 비뇨기과에서 하는 방광절제가 다 끝나고 산부인과에서 다시 배를 닫으므로, 전 또 5분간 손을씻고 들어갑니다. 그래도 중간에 좀 쉬었으니, 괜찮습니다.ㅜㅜ
수술장 밖으로 나오니 7시30분 입니다. 저녁 배식 시간이 끝났습니다. 괜찮습니다.ㅠㅠ
병원안 매점에 가서 빵하나와 나의 인턴생활을 함께한 '바나나는 원래 노랗다' 우유를 삽니다. 누가 단걸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서, 군것질을 되도록 단걸로 합니다.
얼른 요기하고 한숨붙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이때 전화가 옵니다.
응급 제왕절개(C-sec)이 떳답니다. 아....바밤바...
물론 생명의 탄생은 어디서건 응당 축복받아 마땅하나, 왜 하필 오늘저녁인가 하는 원망이 살짝 듭니다.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고, 곧 태어날 새생명을 축복하는 심정으로 수술 준비를 하러 수술방으로 다시 올라갑니다.
처음 인턴 시작할때는 이런 상황이 원망스러,
눈물젖은 '바나나는 원래 노랗다' 우유를 먹은적도 있으나, 인턴 이쯤 되면, 쿨하게 받아 줍니다.
매우 흔한수술이지만, 상당히 빨리, 그리고 긴장감 가지고 진행되는 제왕절개입니다. 아이가 나오자 마자 저는 가지고 있는 튜브로 입에고인 양수를 뽑아줍니다. 숨쉬라고.
근데,.. 아이가 밖으로 나왔는데, 울지 않습니다. 이상합니다... 하지만 고작 산부인과인턴인 제가 할 수 있는일은 없습니다.
소아과 선생님께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더니 아이가 울기시작하네요. 다행입니다. 저도 얼른 전문 분야를 가지고 공부하는 전공의가 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수술이 끝나니 9시 30분...
이후 분만실의 분만 어씨스트를 하였고,(생략)
응급실환자의 외래 초음파 기계를 준비 시켰습니다. (생략)
이것까지 쓸려니까 너무 기네요.
12시가 넘었습니다. 의국으로 올라가 낼 회진 돌 산부인과 명단을 업데이트합니다.
입원/퇴원/수술/진단명/입원일/수술일등을 씁니다. 오늘은 10명도 넘게 입원했네요 ㅠ
아...바밤바... 그래도 맘 고쳐먹고 집중해서 얼른 끝냅니다.
8인 1실 보금자리 지하4층으로 내려오니...1시가 넘었네요. 그래도 다른 친구들 보단 일찍 내려온것도 같습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합니다. 이 뜨거운물이 먼지뿐 아니라, 피로도 깨끗이 씻어준다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고 나오면서 제일 먼저하는일은 전화기 확인입니다. 샤워중에 일시킬 전화가 와있을지 모르니깐요. 다행이 없습니다.^^
1시30분.
1분이 아깝다는듯, 머리를 말리는듯 말듯하고 침대에 오릅니다.
새벽동안 응급 상황이 발생하지않고, 내가 전화벨이 아닌 알람벨을 듣고 깨길 간절히 바라며 눈을 감습니다.
눈을감고 이전에 여행했던 뉴질랜드의 눈부신 풍경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아...그땐 자유로운 영혼이었는데... 생각하며 눈물이 나려하나 참습니다.
그런 멋진곳을 여행하는 꿈이라도 꾸고 싶습니다.
하지만 4시간의 수면시간으론 기억날만한 꿈을꿀수있는, 얕은 수면(stage I, II, RAM)가 거의 없어, 그런것이 불가능할거란 생각도 한편 듭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와중 순식간(1분이하)에 잠속으로 빠져듭니다.
...5시 50분에 알람이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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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됬네요~? 톡톡 노리고 쓴글인데. 엉뚱하게 ㅋㅋ 암튼 감사~^^
근데 전 산부인과 전공의는 아니고, 산부인과 인턴 돌던 이야기 쓴거에요.
인턴은 다양한과를 로테이션하고 , 전공의는 한과만 4년공부하는 거랍니다.
암튼 응원해 주신분들 감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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