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계월간 무당을 따라 다녔습니다.

임씨2010.02.01
조회6,960

매일 읽기만 하다가 나도 한번 글을 올려보아야 겠다 싶어 한글자 적어봅니다.

 

어떻게 보면 억울하기도하고....재미있는 경험을 해본것 같기도 하고, 또한 재미 있었구요.

 

 

 

 

안녕하세요. 2010년 27살의 대구사는 국악인 입니다.

 

올해로 16년째 외길 인생을 달려고오 있네요.

 

전 국악기 중에 피리를 전공 하고 있구요, 부전공으로 태평소를 열심히 배우고 있답니다.

 

작년 10월 초쯤이었을 거에요.

 

친구녀석이 아는 무당이라며 굿판에서 태평소 한번 불어볼 생각 없냐면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아시는분이 계실런지 모르겠지만...굿판에서 악기를 연주하면...그 돈이 짭잘 하단 말이에요...

 

보통 서울의 경우 50-100만원 사이이고....지방의 경우라고 해도 30-70만원정도 사이로

 

하루에 큰돈을 벌수 있는....그야말로 국악인들간의 음지안의 로또라고 할까요?

 

(최고 많이 받는것을 봤을때....200만원까지 봤습니다...눈앞에서..전 아니에요^^)

 

뭐 날짜가 10월 초쯤이었으니...10월 중순쯤에 굿판에 한번 오라는 무당과의 연락이 있었습니다.

 

일단 얼만큼 연주를 하는지 봐야한다죠?

 

굿판을 한번도 안가봤기에 초 긴장한 상태로....

 

그렇게 경남의 모 지역으로 타악하는 친구와 함께 장거리 투어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정확한 지명을 밝히지 않는것은, TV에서도 자주 볼수있는 유명한 무당이라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여 밝히지 않습니다."

 

처음 신당(무당이 사는곳, 제를 올리기 위한 제사상이 항상 차려져 있음)에 도착하였을때

 

그 어마어마한 호화 전원주택 같은 규모에 심상치 않은 무당이구나...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보통 무당은 한두명 정도의 장구치는 타악전공사를 데리고 다니구요.

 

제가 만난 무당은 장구잽이와 같이 생활을 하며 사는 상태였습니다.

 

저보다 세살이 많은 장구 잽이와 간단한 면접??도 아닌 면접을 보게 되었구요.

 

무당과 간단한 가족관계(이게 왜 필요한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및 군필사항, 학교및 음악성등등을

 

이야기 한 후 굿당이란곳으로 올라갔죠.

 

보통 유명한 명산및 각 지역의 산에는 한두군데의 굿당은 있습니다.

 

굿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방들이 쭉~있는 곳이죠.

 

굿당에 도착하여 보니, 졸병 무당들이 상을 차리고 있더라구요. 엄청 큰상에 과일만 수십만원치가

 

올라가고 과자며 고기며, 아무튼 엄청 올라갑니다.

 

굿당의 빈방에서 그렇게 하루를 뒤척이며 보내고 다음날 아침...굿이 시작이 되었는데요

 

처음 봤을때는 그 신기함....이게 진짜 굿이라는 것 이구나....

 

무섭더라구요...귀신이 왔네 대감 할배가 왔네 3대 할매가 뭐가 어쩌고 어쩌고

 

소리도 지르고...칼로 막 찌를려 하고 .....

 

무당이었기에 용납이 되는 행동이지 아마 일반인이 그러면 바로 정신병원 행이죠...ㅋ

 

그렇게 첫날 약 13시간정도를 악기를 불었을 겁니다.

 

그리고 나서 처음 굿하고 받은 돈....봉투가 얇았기에 수표인가 보구나^^ 라고 생각하며

 

차에 타고 출발하여 올라오는길에 열어본 봉투안에는....만원권 15장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저는 대구안에서 10분 공연하고 10-20만원씩 받습니다...-_-;;;;

 

이거 좀 아닌거 같다....하여 전화를 해보니 처음 했으니깐 많이는 못챙겨줬다.

 

계속 와라 굿이 굉장히 많다....차츰차츰 돈은 올려주겠다.

 

흐미....적은 액수에 실망감이 앞섰지만 한달에 공연이 많아봤자 3-4번 뛰는 저로써는....

 

이 15만원도 모이면 크다 싶은 생각에 그리고 돈 올려준다 했으니 열심히 해봐야겠다...하여

 

그 후로 줄기차게 굿당으로 다녔죠....

 

두번이 지나고 세번이 지나고...어느날 보니...돈은 10만원으로 줄어있었죠....

 

굿판이 돈이 적었다나....(아무리 적었어도 500만원이상인데...ㅠㅠ)

 

같이 간 친구는 한달을 못버티고 나가버렸구요. 저는 주어지는 10-15만원에.....

 

적은 액수라도 용돈벌이라도 해야겠다...하여 열심히 다니다보니....

 

어느덧 12월...

 

전 무당이 음악을 아는줄 알았어요....근데....

 

올해로 16년 음악 외길인생 걸어온 저와...이제 두달 취미생활로 하여 따라나온...취미생과 비교하며

 

너나 저사람이나 태평소 부는게 틀린게 뭐가 있냐며....더 열심히 불어라며...

 

자존심을 긁는거에요...-_- 참아야 했죠. 왜냐...돈이 있으니깐....

 

거의 세달 가까이 했었을때 횟수로 치자면...약 50회는 넘게 했을꺼에요...ㅋㅋ

 

굿을 한 사람은 연애인이 하고싶어서 굿을 한 이상한 여자도 있고....-_- (뚱뚱하고 못생겼음)

 

귀신이 보인다며 신내림 받으러 오는사람...

 

하는일 잘 되게 해달라는 재수를 비는 굿...

 

귀신이 들어왔다며...분명 제가보기에는 정신병잔데 빙의라고 굿하는사람...

 

열심히 일해서 벌려고 하지않고, 편하게 일하면서 하는일 잘되게 돈 많이 벌게 해달라는....

 

그런 한심한사람 (보통 이런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ㅋ)

 

대충 700만원정도 번것 같은데요~어찌된게...손에 남은 돈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ㅠㅠ

 

그래요...10-15만원은 쓰다보니 큰돈이 아니었던 거에요...ㅠㅠ

 

술한잔 먹고 하루 퉁....옷한벌 사고 이틀 퉁....

 

그렇게 푼돈으로 하루하루 풍요로운 삶을 살았죠 ㅠㅠ (미친 짓 이었죠...ㅠㅠ 술값으로 하룻밤에 80만원도..)

 

뭐 이미 쓴돈 어쩌겠냐 싶지만....

 

아무튼 50회를 넘게 다닌 굿판이....어느날 갑자기 생각이 든게....

 

모두 같더라는거죠....굿을 하러 오는사람이 다 다른 사람들인데...어떻게 다 같으냐...

 

건 모르죠 ㅋㅋㅋ 무당과 무당한테 내려와 있는 대감 할아버지라는 귀신만이 알겠죠?ㅋㅋ

 

게다가 명치를 쌔게 누르면....당연히 아프겠죠 ㅠㅠ 엄청 아파요....

 

근데 귀신이 명치에 집을 지어서 아픈거라며....귀신 안씌인 사람은 안아푸다며....

 

솔직히 누워봐 그러고 제가 눌러주고 싶었어요...ㅠㅠㅋㅋㅋㅋㅋ

 

점점 이것은 사기다....진짜가 아닌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이 시작 하는거에요.

 

굿을 하러 오는사람은 거의 어려운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사람들한테 500-1000만원은 분명 적은돈이 아니거든요...빚내서 굿하는건데 ㅠㅠ

 

더이상 못있겠다 싶은거에요...그런 어려운 사람들 돈을 내가 이렇게 흥청 망청 썼다니...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게 돈 앞에서는 더러워도 참는다 하였나요?ㅋㅋ

 

그래요...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앞에서는 네네 거리고 실글벙글 주어지는 돈에

 

양심을 팔았어요. 적어도 제 자신이 생각하는 틀 안에서 양심을 판거죠.

 

유명한 무당이라 TV에도 자주 나온다는 말을 하였듯이....

 

촬영 날 이었어요. 큰 촬영이라며...주변에 대금과 해금 주자를 델고 오라는 명을 받고

 

제 여자친구와...후배 한놈을 데리고 갔더라죠....용돈이나 벌어 가라며....

 

굿 하는거 보고 놀래지 말고 신기해 하지말고 그냥 앉아서 악기만 하라며....

 

담당 PD한테 가서 악기 하는 사람들 얼굴 TV에 내보내면 안되는거 알죠?

 

(국악하는 사람들한테 있어서 굿판에 다니는것이 알려지면 별로 안좋아요^^)

 

편집 잘해주세요 라는 말을 끝으로 촬영을 마쳤습니다.

 

방송이 나오는날 빼먹지 않고 내 소리가 어떻게 녹음이 되었을까...하여 TV를 켰는데 이거 왠일..

 

여자친구 얼굴이 대문짝 만하게 ㅠㅠ 완전 클로즈업되어 흘러 나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망치로 두둘겨 맞은듯...ㅠㅠ

 

여자친구 울고 불고 난리 났죠...선생님들에게 전화오고 친척들한테 전화오고 ㅠㅠ

 

이 방송이라는게 이렇게 무섭더라구요..ㅠㅠ;;;;

 

방송사측을 고소를 하니 어쩌니 일이 터진거죠..

 

그리하여 그 불똥은 저에게 튀어왔고....무당에게 편집을 요구하는 사항까지 가게 되었죠..ㅠㅠ

 

PD에게 직접 전화를 걸 수도 있었겠지만....최소한 무당한테 먼저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하여 말을 하였건만....왠일....

 

틀림없이 무당이 이거 어떻하냐...그래 내가 PD한테 전화해서 편집 요구해볼게 라고 말할거라고..

 

전화를 한거였는데...;;  (무당도 알아요...저희 TV나오면 안되는거...-_-)

 

돌아오는건 욕 뿐....여자친구 어머니에게 하는 쌍욕까지 붙혀서 저에게까지 쌍욕...-_-;;;;

 

그래요...저....남들과는 조금 틀리게.... 소실적 어두운 음지에서 비행을 많이 하였어요...

 

사실 세달동안 얻어먹은 얼토당도 안한 이유의 쌍욕들과....

 

같이 있는 세살많은 장구잽이와의 트러블....

 

쌓이고 쌓여 있다가...

 

저도 폭발해버린거죠....서로가 서로에게 $#%$#^@&^%$^%$@^이라는 욕을 하였고..ㅋㅋ

 

사실 전 욕은 한마디도 안했어요 ㅋㅋㅋㅋ 상대방으로 하여끔 욕이 나오도록 살살 놀리기만 했죠 ㅋㅋ

 

약 올려서 한대 때리기라도 하면 고소해버릴 생각으로요...-_-

 

그만큼 화가 났었어요 ㅋㅋ

 

이 싸움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무당이 이말 한마디에 어이상실을 인정하고 GG치고 빠졌습니다.

 

무당 : 니 지금 어데있노?? 잡아 죽이뿐다 내 지금 대구로 갈게 (너 지금 어디니 때려주겠다)

 

나 : ㅇ ㅣXX년이 돌았나....니가 점을 그렇게 잘보는데 내 하나 어디있는지 모르나??

      너거 잘난 대감 할배한테 점쳐보고 알아가 찾아온나~

     (이 여자야 미쳤니? 너 점을 굉장히 잘본다고 하던데 내가 어디있는지도 모르니??

      너한테 붙어있는 귀신한테 물어보고 와~)

 

그 후 일주일 쯤 있다가 저한테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때 욕해서 미안하다며....

 

ㅋㅋㅋ사실 진짜 미안해서 전화한거라고는 생각 안해요 ㅋㅋㅋ

 

단지 제가 굿판의 모든것을 알고 있기에 굿판의 이모저모를 상세히 사람들에게 알릴까봐

 

사과의 전화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전.....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ㅋㅋ그래도 무당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잖아요~그쵸?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도 통쾌한 한마디였어요 ㅋㅋㅋ

 

아무튼 이렇게 하여 저희 3계월간 무당따라다닌 이야기의 끝입니다.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것을 배우고 느꼈어요.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해야할것과

 

해서는 안되는것, 그리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그 사람이 진정 나를 믿고 내 사람이 되겠다는걸요.

 

글이 너무 길었죠??ㅋ 재미도 없었을꺼구요...ㅎㅎ

 

힘들다고, 안된다고, 곤란하다고 하여 무속인을 찾아가 점을 치는것은 좋을수도 있지만 (자기만족)

 

그 무속인의 입놀림에 홀려 수백, 수천만원짜리 얼토당토한 굿을 하지는 마세요.

 

힘이 든다면, 오르막 넘어에는 내리막이 있듯이, 힘든날이 지나가면 좋은날도 오는거에요.

 

그럼....빠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