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전철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MineysMile2010.02.05
조회301

실화입니다.

 

전철을 탔어요.

자리가 하나 있더라구요.

얼른 앉았죠.

 

좀 앉아서 가려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자려고 눈을 감았습니다.

 

 

...잠시후

 

양 옆에 두 분께서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라구요.

그랬더니 어디선가 나타난 여중생 세 분께서 자리를 잡으시더라구요.

결국 자리는 이런 위치가 되었습니다.

 

그림 대충 알아보시겠나요?

그리는데 20분 걸렸습니다 ㅠㅠ

 

어쨌든 저를 둘러싸고 셋이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제 앞으로 대화 왔다갔다 하는게 뻘줌하기도 해서,

다리에 머리를 묻고 잠을 잤...던건 아니고 그냥 자는 척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을은 제 등 뒤로 열띈 이야기를 나누시더군요.

 

사실 저는 매너남이라,

여중생들을 위해서 충분히 자리를 옮겨줄 의향이 있었으나,

그와 동시에 굉장히 소심남이기도 하여,

타이밍을 놓쳐버렸습니다.

어쨌든 뻘줌하기도 하여 계속 자는척...

 

그 와중에 여중생 분들은 계속 대화를 나누셨는데,

학교에서 있던 일을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그 때가 막 신종플루 유행할 때라서,

열나고 그러면 온도계로 온도를 잰 후,

열이 높으면 조퇴를 시켜줬나봐요.

그... 귓 속에 넣어서 온도 쟤는 기계 있죠?

그런걸로 쟀나봐요.

어쨌든 그런 상황이었는데...

 

"나 오늘 조퇴할라고 드라이기 가지고 귀 데우고 갔는데...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그순간 저는

 

"풋!"

하고 터져버렸습니다.

 

순간 조용해 지더라구요.

 

"..."

 

제 뒷통수로 뭔가 따가운 시선같은게 느껴지고,

제 목덜미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사실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만,

그 순간 저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콜록! 쿠웻! 쿠엣! 크흠음흠 음흠 음흠흠(속으로하는 기침, 리얼한 연기를 위해)"

 

하면서 기침이 난 듯 모면을...

 

여중생 세 분께선 뭔가 꺼림찍해 하시면서,

잠시 대화를 멈추시더니,

조용히 다시 대화를 이어가시더라구요.

 

그래서 뭐 조용히 넘어가는 듯 했고,

얘기를 계속 듣다가 또 언제 터질줄 모르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국가도 불러보고,

사도신경이며,

주기도문이며,

머리속으로 수없이 되새겼습니다.

 

 

...아 그런데, 자꾸 생각나는거에요.

 

"온도 80도 나왔어..."

 

"온도 80도 나왔어..."

 

소리는 안났지만,

제 등은 들썩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등 안흔들리게 하려고...

 

 

...제 무릎을 깨물었습니다.

 

 

 

 

여하튼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중생 분들께서 저보다 먼저,

몇정거장 안가서 내려주셨고.

저는 자는척 그만두고 편안히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아 진짜 가는 중에도 계속 생각나서,

혼자 킥킥 대면서...

미친놈같이...

제가 생각해도 미친놈 같았겠네요... ㅠㅠ

정말 힘든 하루였습니다.

이러신 적 없으신가요 다들?

 

에효...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재미 없는 글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신종플루 조심하시구요,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