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버스에서 있었던 부끄러운 일....

초록북극곰2010.02.07
조회2,113

안녕하세요. 가끔 판을 보는 부산 17살 학생입니다.

 

오늘 저와 저희 어머니가 겪은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일이 있어서 좀 적어볼까 합니다.ㅠ

 

 

 

아침에 어머니가 보고싶은 영화가 있다며 영화를 보러가자고 하셔서 12시쯤에 남포동에 가서 영화 "하모니"를 재밌게 보고 오는길에 있었던 일인데요,

 

영화를 다 보고 집에 갈려고 버스를 탔는데 남포동에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자리가 없더군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서서가야되서 맨 뒷좌석쪽으로 갔는데 할머니 2분이서 다리가 불편하셨는지 맨 뒷좌석으로 힘겹게 올라가시는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맨 뒷자석 바로 앞에 2인석 있잖아요, 거기 앉아계셨던 여성분이 자리를 양보하시는 겁니다.

 

근데.... 저희 어머님도 짐을 좀 들고 계서서 어머니한테 자리를 양보하신줄 알고 덥석 앉아버린 겁니다.

 

맨 뒷좌석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다시 내려올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앉아버린거죠ㅠ 그래서 할머니들이 "에고.. 다리가 불편해 죽겠는디.. 젊은 사람이 벌써 앉아 버렸네." 라고 중얼중얼 하시면서 다시 맨 뒷자리에 앉으셨습니다 ㅠ

 

저희 어머니가 조금 내성적이고 부끄럼을 많이 타셔서 그런지 뭐라 말도 못하시고 얼굴이 붉어진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계셨습니다 ㅠㅠㅠ

 

 

 

 

이번엔 제 이야기입니다..

 

 

 어머니는 버스 뒷쪽에 계셨고 저는 내리는 문 오른쪽편에 기둥을 잡고 서 있었는데요.

 

몇 정거장을 지나니 버스 앞쪽에 앉아 계셨던 할머님께서 무거워보이는 짐을 들고 내리실려고 하셨습니다.

 

도와드려야 되는데 전 계속 속으로 '들어드려야 할까.. 할머니가 괜찮다고 하면 어쩌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할머니가 짐이 너무 무거우셔서 버스가 급정거할때 뒤로 넘어지셨습니다..

 

당연히 일으켜 드렸어야 되는데 제가 너무 용기가 없어서 "헉, 에고.." 란 말 밖에 못하고 일으켜드리지 못했습니다..

 

나가는 문 왼쪽 기둥 잡으신 여성분이 어쩔줄 몰라하시고 할머니 일으켜드리라는듯 저를 처다봤는데 용기가 나질 않아서 아무것도 못해드렸네요..

 

그렇게 할머니가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시고 그 여성분 자꾸 절 처다보시는데 정말 부끄럽고 그 할머님에게 죄송스러워서 고개도 못들고 내렸습니다..ㅠ

 

 

저희 모자가 버스에서 내리고 집에 올라가면서 서로 반성 많이 했습니다.. 어머니가 계속 그 할머니분들에게 자리를 양보했어야 했다며 죄송해 하셨습니다..

 

저도 무거운 짐을 들고 계셨던 할머니를 도와드렸어야 되는데 용기가 서질 않아서 못한게 정말 뒤늦게 후회가 되네요.

 

진짜 만약에 혹시라도 할머님들 이 판 보고 계시다면...................

저희 모자,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진짜 죄송했습니다ㅠ..

 

그리고 이 판 보시는 모든 분들..

버스나 지하철에서 저희처럼 바보같이 가만히 있지말고 용기내서 노인분들을 도와드립시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