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글은 읽을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래서 자꾸 그녀의 책에 손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편견 속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나의 오만함이 부끄러워지게 하고,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나의 이기심을 고개 숙이게 하는 그녀의 글이 참으로 좋다. 따뜻하게 넓은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이 참으로 좋다.
일상 속에서 아무런 의미 없이 지나칠 수도 있는 사소하고 작은 사건과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내 마음을 뜨끔뜨끔하게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잊고 살아갈지라도 지금 이 순간, 주위를 둘러보고, 내 안을 들여다보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 어느 자리에서나 당당하게 자신을 내 보이는 그녀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를 넘긴 나,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롭게 삶에 대한 포용력을 가지고 조금은 호기를 부릴 수도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렇지만 ‘불혹 (不惑)-보고 듣는 것에 유혹받지 아니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함-이란 말은 따지고 보면 슬픈 말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격하지 않고, 슬픈 것을 보고 눈물 흘리지 않고, 불의를 보고도 노하지 않으며, 귀중한 것을 보고도 탐내지 않는 삶은 허망한 것이리라. p.34
질시의 아픔을 알기 때문에 용서가 더욱 귀중하고, 죽음이 있어서 생명이 너무나 소중하고, 실연의 고통이 있기 때문에 사랑이 더욱 귀중하고, 눈물이 있기 때문에 웃는 얼굴이 더욱 눈부시지 않은가. 그리고 하루하루 극적이고 버거운 삶이 있기 때문에 평화가 값지고,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p.48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신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장미, 괴테, 모차르트, 커피를 사랑하고…… 우리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끝없이 아파하고 눈물 흘리기 일쑤지만, 살아가는 일에서 사랑하는 일을 뺀다면 삶은 허망한 그림자 쇼에 불과할 것이다. p.57
그런데 제각각 나에게 맞는 도수의 안경을 끼고 다른 사람을 보니, 이리저리 찌그러지고 희미하고 탐탁잖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서로 다른 안경을 끼고 서로 손가락질하며 못생겼다고 흉보며 사는 세상이 항상 시끄러운 것도 당연하다.
p.72
하지만 원래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어리숙하고 바보스럽지 않은가. 빨리 내 마음에 들어오라고 해서 때맞춰 얼른 들어오고, 이제 됐으니 나가 달라고 하면 영악하고 신속하게 나가 주는 게 아니다. 느릿느릿 들어와 어느덧 마음 한가운데 턱하니 버티고 않아 눈치 없이 아무 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힘들고 거추장스러우니 제발 나가 달라고 부탁해도 바보같이 못 알아듣고 꿈쩍도 않는다. p.34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미워할 때 그를‘용서해야 할 이유’보다는‘용서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고, 누군가를 비난하면서 그를‘좋아해야 할 이유’보다는‘좋아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고,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 건 채 누군가를‘사랑해야 할 이유’보다는‘사랑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지는 않았는지. p.122
내 생애 단 한번(장영희)
지은이 장영희
펴낸곳 (주)샘터사
2000년 9월 25일 초판 1쇄 펴냄
2009년 7월 20일 초판 54쇄 펴냄
그녀의 글은 읽을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래서 자꾸 그녀의 책에 손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편견 속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나의 오만함이 부끄러워지게 하고,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나의 이기심을 고개 숙이게 하는 그녀의 글이 참으로 좋다. 따뜻하게 넓은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이 참으로 좋다.
일상 속에서 아무런 의미 없이 지나칠 수도 있는 사소하고 작은 사건과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내 마음을 뜨끔뜨끔하게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잊고 살아갈지라도 지금 이 순간, 주위를 둘러보고, 내 안을 들여다보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 어느 자리에서나 당당하게 자신을 내 보이는 그녀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를 넘긴 나,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롭게 삶에 대한 포용력을 가지고 조금은 호기를 부릴 수도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렇지만 ‘불혹 (不惑)-보고 듣는 것에 유혹받지 아니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함-이란 말은 따지고 보면 슬픈 말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격하지 않고, 슬픈 것을 보고 눈물 흘리지 않고, 불의를 보고도 노하지 않으며, 귀중한 것을 보고도 탐내지 않는 삶은 허망한 것이리라. p.34
질시의 아픔을 알기 때문에 용서가 더욱 귀중하고, 죽음이 있어서 생명이 너무나 소중하고, 실연의 고통이 있기 때문에 사랑이 더욱 귀중하고, 눈물이 있기 때문에 웃는 얼굴이 더욱 눈부시지 않은가. 그리고 하루하루 극적이고 버거운 삶이 있기 때문에 평화가 값지고,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p.48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신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장미, 괴테, 모차르트, 커피를 사랑하고…… 우리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끝없이 아파하고 눈물 흘리기 일쑤지만, 살아가는 일에서 사랑하는 일을 뺀다면 삶은 허망한 그림자 쇼에 불과할 것이다. p.57
그런데 제각각 나에게 맞는 도수의 안경을 끼고 다른 사람을 보니, 이리저리 찌그러지고 희미하고 탐탁잖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서로 다른 안경을 끼고 서로 손가락질하며 못생겼다고 흉보며 사는 세상이 항상 시끄러운 것도 당연하다.
p.72
하지만 원래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어리숙하고 바보스럽지 않은가. 빨리 내 마음에 들어오라고 해서 때맞춰 얼른 들어오고, 이제 됐으니 나가 달라고 하면 영악하고 신속하게 나가 주는 게 아니다. 느릿느릿 들어와 어느덧 마음 한가운데 턱하니 버티고 않아 눈치 없이 아무 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힘들고 거추장스러우니 제발 나가 달라고 부탁해도 바보같이 못 알아듣고 꿈쩍도 않는다. p.34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미워할 때 그를‘용서해야 할 이유’보다는‘용서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고, 누군가를 비난하면서 그를‘좋아해야 할 이유’보다는‘좋아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고,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 건 채 누군가를‘사랑해야 할 이유’보다는‘사랑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지는 않았는지. p.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