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훔쳐갔습니다. 제발 돌려주세요.

제발2010.02.15
조회442

오늘 5분도 안되는 사이에 어떤 사람이

집 앞에서 가방을 훔쳐갔어요.

 

대구 서구 평리3동 대평리 시장 골목에 위치한 장원돼지숯불갈비 식당 앞에서

동생과 삿다문 열려고 뒷문으로 돌아 들어가는 사이에

5분도 안되는 시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어떤 사정이 있어서인지,

장난인지, 우발적인것인지 모르겠지만

 

거기엔

설날 새뱃돈으로 받은 25만원이 들어있고

동생 트레이닝복과 제 옷이 들어있어요.

화장품도 들어있고 렌즈도 있어요.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하나 들어있구요.

 

그리고

 

고등학생때부터 5년을 넘게 친구들과 간직한 사진이 들어있구요.

 

엄마가 설날이라고 큰마음 먹고 새로 사준 지갑이 들었고

 

며칠 전 졸업한 사촌 여동생과 여동생 친구의

 

단 하나뿐인 초등학교 졸업식 사진과

 

제가 처음으로 친구들과 간 여행 사진이 담긴 디카가 있어요.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무얼 훔쳐갔는지 아시나요?

 

저와 제 친구들과 제 사촌동생, 동생 친구의 추억을 훔쳐가신 거예요.

 

당신은 하루 써버리고

어디 팔아버리고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면

 그만인 것들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아닐수도 있어요.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아십니까?

 

돈 안돌려주셔도 됩니다.

 

그러니 제발 사진만이라도 돌려주세요.

쓰레기통에 박아두지 마시고

디카 안돌려주셔도 되니까 거기 있는 메모리칩만 지갑에 넣고 우체통에 넣어주세요.

 

동네 사람일 것 같습니다. 우체통에 넣는게 그러시면

그래서 말일데 학교 안이나 서구청이나 서부도서관 근처에서 버려두면

직원분들이 주워서라도 돌려줄수있으니까

제발 그냥 쓰레기봉지에 넣어서 폐기처분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면 돌려주세요.

제발 부탁합니다.

 

 

순간적인 실수 일수도 있고 급한 사정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제발 옷이나 화장품, 디카 다 하셔도 좋으니까

도서관 책이랑 디카 안에 메모리칩이랑 지갑 안에 사진만이라도 돌려주세요.

 

 

 

친구들과 사촌여동생 볼 면목이 없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여러사람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