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no, 이호석?>>"내가 사랑하는 쇼트트랙"

얼음떡볶이2010.02.16
조회7,670

 이 판의 원래 제목은 "Oh no, 이호석? >> 무조건 이호석 선수 편들기" 였었는데요.

 전하고 싶은 말이 더 생겨 제목을 바꿨습니다. 내용도 일부 수정 했습니다 .

 

 내가 사랑하는 쇼트트랙!  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저는 쇼트트랙 내부에 얽혀있는 이해관계에 대해 잘 알 턱이 없는 일반인 입니다. 그저 진실만을 사건 당사자들이 거짓없이 밝혀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답답해하고 있는 지극히 감정적인 한 사람입니다. 객관적으로 보고 싶지만 그게 어려워서 저는 대다수 분들과 다른 편에 서서 무조건 이호석 선수 편만 들고 글을 써보려 합니다. 그렇지만 오해는 말아주십시오. 저는 이호석 선수가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성시백선수, 안현수 선수가 제 스타일이 아니라 이호석 선수 '편을 들려'하는 것도 아닙니다. (성시백 선수 제일 좋아합니다!) 어쩌면 '이호석 선수를 질타하는 여러분들'에 맞서서, 모두가 예할 때 아니오하는 사람이 돼보고 싶은 모험심 때문에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이유야 어찌됐든 이 글을 읽으시는 이 짧은 순간만큼은 눈딱감고 저와 같이 이호석 선수 편이 되어 보세요. 지금 이 순간부터 여러분은, 세상에서 제일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겁니다. "레드~썬!"

 

1. "썰칸쵸, 카프리썰"

 

 

  이 합성 사진 속 선수는 '안현수 선수'가 아니라 '김성찬 선수'라고 생각하기로 합니다. 안경 쓴 김성찬 선수와 안현수 선수의 사진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아있습니다. 그러니 그 사진 속 인물이 '김성찬 선수'라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친한 동료들끼리 장난으로 합성한 사진이 맞을거에요. 그렇다면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호석 선수를 욕한 게 되니, 정말 미안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처음부터 몰입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듯하여 자료를 더 추가합니다.

 

 

  안현수 선수는 신목고등학교 출신이라는 거 알고 계시죠?  광문고등학교 유니폼을 입고 시합중인 '김성찬' 선수입니다. 03-04시즌 대표선발전 출전선수 명단을 찾아보시면 광문고 김성찬이라는 이름을 분명히 발견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2001.4.-2004.4.까지 송재근 코치가 광문고등학교 코치로 재직하는 동안 지도한 선수 중 한 명이 김성찬 선수였을테고요. 지금 이 순간만큼만이라도 그렇게 한 번, 어려우시더라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안현수 선수 혼자 3관왕에 진수성찬이라고"라고 댓글 달아주신 분이 계신데, 설마 2006년 토리노 3관왕을 말씀하고 계신 건 아니지요? 이 합성 사진은 2004년에 올라온 것이랍니다. (아마 여기까지가 제 능력의 한계가 아닐까 싶네요. 몰입 도와드리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자료 더 추가합니다. 김성찬 선수가 불편해하지는 않으실지 조심스러워 이것까지는 올리지 않으려 했지만..... 김성찬 선수...... 이해부탁드립니다......

 


2. "비한체대파 이호석 선수 " vs "한체대파 안현수 선수"?

 

  파벌 논란과 관련해 가장 크게 터진 사건이 선수 구타 사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사건은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 매체에서 다루어지기까지 했으니, 어떤 과장이나 왜곡은 없는 '그저 안타까운 사실'일 것입니다. 다만, 여러분께서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군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라고 말씀하고 계신데, 이 부분에는 왜곡이 있어 보입니다. 유니버시아드대회 금메달로는 병역 혜택을 받을 수가 없으니까요. 이유가 무엇이었든, 지금도 그 상처 때문에 아파하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옵니다.

  지난 토리노 올림픽, 우리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로 메달을 쏟아내던 감격스러운 순간들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나란히 또 함께 메달을 따고도 마음껏 부둥켜안고 좋아하지 못하던 선수와 코치들의 모습. 이 또한 파벌 싸움이 낳은 아이러니한 풍경이 아니었을까요?

  쇼트트랙계의 아픈 상처, 파벌. 이 '파벌 전쟁'에 이름을 올린 한 사람으로서, 이호석 선수에게는 분명 잘못이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이호석 선수 편을 들기 위해 우리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이랬던 적 없으세요? 나는 저 친구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우리반 대빵이 저 애를 따시키니깐, 나까지 왕따 되는 게 무서워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적. 저는 어린 시절, 용기 없는 꼬맹이였습니다. 불의를 보고도 말하지 못하는 비겁한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 밥도 안 먹는 친구랑 함께 밥을 먹지도 못했습니다. 대빵이 안 보는 곳에서 몰래 그 친구에게 과자 하나 주는 일,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후에는 오해가 풀려 사과하고 모두 예전처럼 지낼 수 있게 됐던 건 정말 다행이었고요.
  대체 한체대 비한체대가 얼마나 중요하기에 이렇게 쇼트트랙계에 파벌이 뿌리 깊다고 하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웃고 떠들고 장난도 쳐가면서 아름답게 경쟁해왔던 친구, 형, 누나, 오빠, 언니, 동생들과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 왔을 때, 우리 선수들 가슴은 얼마나 아팠을까하고 조심스런 상상을 해봅니다. 힘없는 우리 선수들이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겨 버린 채, 너무 먼 곳까지 가버렸던 건 아닐까요?

 

 


3. 자기편 살리려는 이호석의, 더티 플레이?

 

  '국내 시합'인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어느 선수가 실격까지 당해가며 '같은 편 선수가 1등하게 도와줬다는 것', 이건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승부해야 함이 마땅한 스포츠의 세계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공부 잘하는 내가 친한 내 친구 등수 올려주겠다고 시험 답 보여주는 것과도 같은 부정행위니깐요. 내 친구 성적은 올라가겠지만 그것 때문에 떨어진 다른 아이 등수는 누가 보상해주나요? 

  '국제 시합'에서 '같은 나라 선수가 1등 못하게 막았다는 것', 그게 '사실'이라면 이것 역시 이해할 수가 없네요. 한 때 외국에서는 "한국이 쇼트트랙을 잘하긴 하지만 '팀플레이'여서 진짜 실력은 아니다"라는, 지금이었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들고 일어났을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팀플레이는 둘째 치고, 오히려 같은 나라 선수끼리 방해하는 걸로 보이고 있으니..... 정말 고의로 방해한 게 맞는지, 맞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으니...... 이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리 노력해도 편을 들 수가 없네요.


 


 ( 이왕 편 못드는 김에 다른 선수 응원 좀 하고 가겠습니다.)


 - 아시아의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를 새로 쓴 PIONEER 이승훈 선수, 정말 축하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 용기와 열정, 정말 멋집니다!

 - 전세계를 놀라게 한 쇼트트랙계의 영원한 LEGEND 안현수 선수, 태극마크를 단 당신의 모습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어떤 시련 속에서도 굽히지 않은 쇼트트랙을 향한 당신의 열정, 정말 아름답습니다!
 
 


4. '과욕(?)'에 날아간 "은-동"

  저는 쇼트트랙을 제대로 볼 줄 모릅니다.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라도 제가 쇼트트랙 심판이 된다면 그 경기는, 김동성 선수가 오노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2002년 솔트레이크에서의 그 경기만큼이나 "쉣!"한 것이 되어버리라는 확신이 드네요. 그래서 며칠 전 1500m 경기에서 이호석 선수의 스케이팅이 '과욕'이었는지, 어쩔 수 없는 선수로서의 본능에서 우러난 '승부욕'이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전명규 전 감독님의 말씀이 맞다 생각하기로 합시다. 전명규 감독님 기억하시나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1000m에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김동성과 함께 안현수가 출전하게 되자 빙상연맹의 반발이 거셌다. ...(중략)... 나이 어린 ‘초짜’를 위해 연맹과 피 터지는 싸움을 벌인 전명규 감독은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악소문이 나돌아도 꿈쩍하지 않았다.

 

  지금은 빙상연맹 부회장이 되신 전명규 감독님. 그곳에서도 전 감독님이 누군가의 눈치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생각대로, 소신있는 말과 행동을 하시리라고 믿어보기로 해요.

 

 "성시백의 경우 밖으로 크게 빠졌다가 안으로 들어가는 거였는데, 이호석 입장에서는 빈틈을 노리다가 성시백이 빠지니까 안으로 들어간 것 같다"
 
  언론플레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호석 선수의 스케이팅이 '말도 안되는 과욕'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너무도 잘 아시는 빙상의 영웅, 김동성 선수와 안현수 선수 등을 지도하신 전 감독님의 말에 한 번만 귀기울여 보셨으면 합니다.

 

  또한 이호석 선수는 성시백 선수에게, 또 그의 어머니에게 고개숙여 사과했습니다. 이번 일로 이호석 선수가 밤잠까지 설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금 누구보다 아파하고 있을 이호석 선수 입니다.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남은 시합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더욱 더 멋진 결과 낼 수 있도록, 그간의 땀과 눈물이 '메달'이라는 결실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좋은 성적으로 한국에서 뵙겠다'는 성시백 선수의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게, 우리 선수들이 다함께 웃으며 돌아올 수 있게, 힘차게 응원합시다!

 

  마지막으로 이호석 선수 편에 서서 한 가지 바람만 적고, 밑도 끝도 없이 이호석 선수 편들기,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Oh no, 이호석"이 아닌, "Oh! 이호석" 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새로이 기억될 수 있기를.

 

 

 

  드디어 무조건 이호석 선수 편드는 시간이 끝났습니다.  힘드셨나요? 힘드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몰입해 주신 데 대해서는 정말 감사합니다. 여전히 이호석 선수가 싫으시면 싫은 그대로 괜찮습니다. 생각이 바뀌셨다면 바뀌신 그대로 괜찮습니다.

 

  이렇게까지 어렵게 어렵게 생각해줬는데, 이호석 선수가 정말 부정과 악한 마음으로 가득찬 인간 쓰레기가 '맞다면', 자기 잘못은 없다고 끝까지 잡아 떼는 인간 말종이 '맞다면', 어후 저부터 열받아서 당장 찾아가서!!  그럴 일은 부디 없기를.

 

 


  2010 밴쿠버 올림픽, 대한민국 화이팅을 외치며!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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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베플 이신 분의 오해를 하나 풀어 들이고자 몇 자 적습니다.

 무조건 이호석 선수 편들기는 끝났고요, 사실에 대해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당시 인터뷰'라고 하셨는데, 저 사진은 1000m 결승 사진이고 인터뷰내용은 1500m 경기 후의 인터뷰 입니다. 또한 베플 인터뷰 내용에는 ' "절대 양보는 아니었다. ' 부분이 삭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2006년 2월 13일자 기사 내용에서 발췌했습니다.

 

  이호석은 "마지막 바퀴에서 (안)현수 형이 치고 들어 오는 상황에서 자칫 무리하면 충돌할 수도 있어 마지막 스퍼트를 하지 않았다"며 "절대 양보는 아니었다. 내 실력대로 탔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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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내용을 추가하게 되네요. 댓글을 보고 한 가지 분명히 말씀 드릴 게 생겼습니다.


※ 저 돈먹고 자료 조사해서 올린 적 없습니다.
 
 저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아무런 대가도 못 받을 이 일에, 내 아까운 시간을 왜 이렇게나 많이 들였을까, 문장 하나 하나 몇 번을 생각하고 또 고치면서 왜 그렇게 열심히 쓴 걸까, "돈때문에 양심까지 팔지 맙시다"라는 어느 분의 댓글을 보고서 받치던 '열'도 억제해가며 저도 참 궁금해서, 한참을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생각해 낸 답은 하나입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높으신 분께서 글 참 잘했다고 포상이라도 해주실까 해서?
  이호석 선수에 대한 열렬한 팬심?
 
  다 아닙니다. 저는 그냥 '쇼트트랙'이 좋습니다.

 

  98년 나가노 올림픽. 10살 꼬마는 보았습니다. 날을 들이밀며 1등으로 들어오던 김동성 선수의 모습을, 결승선을 통과하며 엉덩방아를 찧이면서도 승리의 만세를 부르던 전이경 선수의 모습을 말입니다. 김동성, 이준환, 이호응, 채지훈, 김윤미, 안상미, 원혜경, 전이경...... 삐뚤삐뚤한 글씨지만 그래도 엄청 집중해서, 선수들 이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나름 공평하게 사랑한다는 뜻으로 ㄱㄴ 순서까지 맞춰가며 일기장에 써갔던 기억이, 12년이 지난 지금도 떠오릅니다.

 

  그 때부터 저는 마냥 '쇼트트랙'이 좋았습니다.

 

  그것 뿐이니 부디, 다른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이 글을 쓴 건, 그런 제 마음을 표현하는 저만의 방법이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