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산소에서 여학생에게 쪽지를 받았습니다

산소남201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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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이렇게 즐거워해주실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하나 잘 읽어봤습니다

 

 

 

제 스승님들이 제게 가르쳐주셨듯이 스치는 인연도 인연임을 명심하고

 

 

 

늦더라도 감사하다고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더 신나게 살겠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람을 찾습니다

 

 

 

연락주시는분께는 사레하겠습니다

 

 

 

cyworld.com/kkkorea(싸이월드 게시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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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날

 

오랜만에 휴가를 나온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셨습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씻고

 

안취한 척 제사준비를 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에서 졸고있는겁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조에섴ㅋㅋㅋㅋㅋㅋㅋㅋ

 

 

 

찬물로 세수하고 나와서

 

다시 제사를 드리는데

 

절을 하려고 엎드릴 때마다

 

몇 번 절했는지가 기억이 안나는겁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엎드릴 때마다 손가락으로 횟수를 세서 겨우 겨우 제사를 마치고ㅋ ㅋ

 

 

 

정장을 입은 채 그냥 침대위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나서

 

잠에서 깼는데

 

부모님께서 나만 빼고 할머니 산소에 가려고하시는겁니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왜 나만 빼고 가냐며 제 방에서 소리를 지르며 기어나왔습니닼ㅋ

 

 

 

다시 샤워를 하고

 

옷도 할머니가 좋아하실만한 걸루 갈아입고

 

그렇게 저희 가족은 할머니 산소로 향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할머니 산소는 특별한 곳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사랑이 너무 많고 이해심이 넘치는 우리 할머니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도

 

저는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지혜를 구하러 할머니 산소를 찾아갔습니다

 

 

 

대학입시에서 떨어졌을 때

 

그 때 할머니산소에가서 대학이 인재를 못알아본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친과 헤어졌을 땐

 

여친이 진심으로 잘되길 바래줄 수 있는 남자가 되게해달라고

 

 

 

군대가기 전에도

 

죽이고 싶은 사람이 생겼을 때도

 

아버지 건강이 안좋으실때도

 

그냥 술취했을 때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날은 설날이라는 핑계로

 

또 할머니 산소에 가는거였습니다

 

 

 

이제는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할머니 산소

 

 

 

와 눈이와서 산이 너무 이쁜겁니다

 

신나서 어머니랑 장난치다가 넘어져서 옷이 다젖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말고도 이미 많은 분들이 성묘를 왔습니다

 

 

 

할머니 산소는 공동묘지 식으로 묘지 번호를 매겨서 관리를 하는데

 

계단처럼 1층 2층 이런식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작은산에 많은 묘들이 들어서다보니

 

산소앞에 대가족들이 모두 앉기엔 조금 빠듯한 공간입니다

 

 

 

저희할머니 산소 묘번호는 131번 2층인데

 

우리 바로 밑에 1층에 엄청 대가족이 왔습니다

 

 

 

서로 다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인데

 

그날은 그 가족말고도 엄청 많은 친척들이 왔습니다

 

 

 

저희가족은 그분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할머니 산소로 갔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산소에 쌓인 눈을 쓸고

 

아버지와 제가 심어놓은 백일홍 나무 잔가지를 정리하고

 

어머니는 과일을 깎고 계셨습니다

 

 

 

눈을 다쓸어냈는데도 눈이와서 얼어서 그런지

 

엄청 미끄러운겁니다

 

 

 

조심조심 돗자리를 펴서 깔아놓고

 

과일 한과 전 등등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것들을 다 차려놓고

 

절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

 

 

 

아버지께서 전역한 기념으로 제가 술따르고 절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어렵네요 너무;)

 

 

 

 

 

 

 

돗자리가 너무 좁아서

 

아버지 어머니께서 돗자리에서 나와 신발을 신으셨는데

 

 

 

그순간

 

 

 

 

 

 

 

그순간

 

 

 

 

 

 

 

 

 

 

 

제가 탄 돗자리가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한 겁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짧은순간에

 

돗자리에서 점프를 뛰어서 탈출할까

 

일어서서 저항을 줄일깤ㅋㅋㅋㅋㅋ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아버지의 악마의 미소만이 기억납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을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모르는 사람 15여명이 저를 내려다보고있었습니다

 

따위의 문장은 살면서 몇번 쓸 수 있는 문장이 안될겁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 상황을

 

뭐라 설명해야할짘ㅋㅋㅋㅋㅋㅋㅋㅋ

 

 

 

SOS 신호로 부모님을 쳐다보니

 

어머니는 이미 웃다가 기절

 

아버지는 모르는 사람마냥 고개돌리고 어깨만 들썩들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대가족중의 짱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께 과일하고 약과 받아서 올라왔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초딩3명은 저한테 그 돗자리 빌려서

 

저랑 똑같이 썰매타고 노는데

 

 

 

 

 

썰매탈 때 자세 절하는자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렇게 안타도 미끄러워서 잘내려가진다고 아가들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버지 어머니랑 한참 웃다가 이제 집에가려고 일어나는데

 

 

 

 

돗자리 빌려간 초딩이 돗자리를 가져왔습니닼ㅋ

 

 

 

돗자리를 접고있는데

 

 

 

그 초딩이 '이거 우리 누나가 주래요' 하고 내민 포X리 스X트

 

X카리 X웨트 뚜껑엔 영수증 따위로 접은 쪽지가 있었는데

 

 

 

차에서 확인해보니

 

 

 

'오빠 너무 웃겼어요

 

올 추석에 우리 또 봐요♡'

 

 

 

 

 

나이 23먹고 영수증쪼가리 때문에 떨리긴처음이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앟아아 좋은 설이네요 올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