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막막한 남자

한숨201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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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종일 눈팅하고 고민고민 하던 끝에 이글을 올립니다

 

 

우선, 저희 오빠와 저는 일년 반동안 교재를 하였습니다

올해 저희 오빠는 28, 저는 25 /

생각지도 못하게 혼전 임신이 되었습니다(현재 12주)

중요한건 저는 오빠를 연애로만 생각했지 결혼상대로는 생각하지 않았던터라

처음에는 제가 아이를 지우자고 했습니다.

병원을 가서 임신여부를 확인하고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 머리가 텅 비더군요

병원을 나와 집에 가는길에 저는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납디다.

오빠는 니가 애때자 해놓고 왜 우냐고 화를 내더군요 자꾸 질질짠다고.. 

그래서 제가 '내 뱃속에 있는 아이의 초음파 사진과 심장소리를 듣고 하니 수술을 못하겠다' 라고 했어요

그 다음날 오빠가 책임진다고 .. 낳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여기까진 딱히 크게 별문제없이 좋았어요

중요한건 그 다음부터입니다

 

-

날을 잡고 먼저 제 어머니를 만나러갔습니다

(저희 오빠를 한번도 본적없음 남자친구가 있었다는건 알고있었던 상황)

우선, 첫 인사이므로 처음부터 아이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고 어머니와 얘기를 하다가 내가 이때쯤 말하는게 나을것 같은 타이밍에 오빠를 찔러줬는데 말은안하고 머뭇머뭇 하더라고요, 몇번이나 타이밍을 봤는데도 말을 하지않길래 너무 답답했습니다.

밥도 다먹고 자리도 일어날때가 됐는데도 말을 안하길래

제가 '아 됐다 일어나자 모르겟다 집에가자' 라며 티를 내니 그때 저희 어머니가 눈치를 채고 임신한거냐고 묻길래 결국에는 제가 제 입으로 임신했다고 말을했습니다

엄마가 울먹울먹하시더군요, 더 웃긴건 저희 오빠는 죄송합니다 라는 말도 안하더군요.

답답합니다..

거기에서 오빠한테 한번 실망을 하였습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더군요

그 후로 몇주가 더 흐르고 아무말 없이 오빠를 지켜보니 오빠네 집에 가자는 얘기를

절대 절대 절대 하지 않더군요,

참고 참다 결국 또 제 입으로 오빠네 집에 언제 갈것인지 부모님과 얘기는 해보았냐고 물어보니 알아서 한다는 말과 함께 화만 낼뿐 다른 말은 없었습니다

얼마나 답답한 노릇입니까,

이게 남들처럼 그냥 결혼하는것도아니고.

부끄럽지만 혼전임신의 결과로 양가 인사하러가는것인데 급하잖아요..

해야할것은 많고 일은 진행도 안되고 하니 오빠한테 쪼았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원래 다 그렇습니까?

이게 급한건지,  가만히 앉아서 될대로 되라할 일은 아니잖아요..

한 열댓번은 말하라말하라 쪼앗나?  일단 요번 설날때 인사하러 간다고 날을 잡았습니다(오빠네 집안은 제 존재자체도 몰랐음, 여자친구있는지도 몰랐음)

 

그 사이 사건이 하나있는데요,

설날 전주에 제가 고민고민하고 심각하게  이사람에게 내 인생을 맡겨도 될만한 사람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안나오고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과 답답하기만 그지 없어 금요일쯤 오빠를 붙잡고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참고로 일년 넘게동안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대화는 커녕 항상 싸움으로 끝남 - 오빠쪽이 항상 먼저 화를냄 )

'오빠가 지금 밤에 일을 하는데 ( 밤에 웨이터합니다) 5월쯤 그만둬서(제가 애기 낳아서 부끄럽고 싶지않으면 제대로 된 직장찾으라 하니 우선 5월까지는 일한다기에 알았다고 했습니다) 공장 갈꺼면 그전에 자격증이라도 따는게 낫지 않겠냐'고 물었어요 역시나 힘들다더군요,  현실적으로 이것저것 생계 꾸려나갈 유지비도 벅찰텐데 우리가 잘 해나갈수 있겠냐고 .. 우리 평생 인생이 달린문제이니 다시한번 잘 생각해보자 ~  아무리 생각해도 준비도 안된상태에서 임신이 된 상태이니 막막하고 자신없다고  신중히 결정하자고 했습니다 .

역시나 화를 내더군요

자기를 못믿겠냐고.. 못따라올꺼면 처음부터 왜 낳자고했냐고, 제가 막 막막하고 자신없다며 울었습니다. 오빠가 저를 달래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잘해보자며 달래고, 오빠는 밤에 또 출근해야하니.. 자더군요(코골며) 저는 잠도 안오고 밤새 생각했어요, 오빠가 잠에서 깰때쯤 저한테 묻더군요  할말있냐고..  저는  병원가자고 했습니다

한숨쉬더니 집에서 나가더군요

저녁 9시쯤 제가 문자로 '그렇다고 오빠를 못믿거나 싫어한다는건 아니다 아이는 언제든 가질수 있지만 (지금 있는아이한테 미안하지만) 이건 한평생 인생이 달린문제다 .

좀 더 준비된 다음에 순서대로 결혼하고.. 그다음에 아이를 갖자'고 하니 그때 부터 문자가 막 막말이 오기시작하는데..

-왜 자꾸 갈팡질팡하노 애 때자 두번다시 다시 낳자는 말 하지마라 애때러가서 애기 팔 다리생겨서 못 땐다느니 그런소리 하지마라, 나랑 내랑은 끝이다, 17일(날짜까지 말해주더군요)날 병원갔다가 수술하고 나오면 니랑내랑은 평생 볼일 없을꺼다 니가 내 옆자리인게 싫다 정떨어질라한다 - 막말의 문자가 비오듯이 오더군요.

그래서 저는 내가 애를 낳자고 한걸 떠나서 오빠 너의 마음이. 우리 아이가 낳고 싶었냐고 가지고 싶었냐고, 정말 가지고 싶었다면 막말하기전에 내 마음을 돌리려 설득이나 다독거려주지 않았겠냐고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하냐고 .. 

저 엄청 울었습니다 

그래도 임신한 몸이라고 그렇게 서럽게 우니 받치는지 계속 헛구역질 나오더군요

위산까지 다 토했습니다. 

참.. 저도 바보입니다 그래도 그런 사람이 걱정은 됐는지 떡국은 먹어야 안되겠냐고

새벽에 일끝나고 오라고 떡국은 먹으라고 .. 아무리 싸워도 얼굴 안보는건 아니니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일끝나고 새벽에 들어와 떡국먹고 누워있더군요, (말도 안하고)

그 분위기기 너무 답답해 새벽 6시부터 (설날당일임) 옷을 주섬주섬 입고 나가려는데 저를 붙잡더군요, 가지말라고 어디가냐고, 또 울었습니다 왜 애처럼 자꾸 우냐고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같이 안고 잠들었습니다

참.. 저도 미친년입니다

 

여하튼,

설날 마지막날 오빠네 인사하러 가는 날이였는데 오빠가 하는말이 또 못간답니다..

평일이나 요번 주말에 가자고 합니다..

오빠네 집에 큰집이라 어머니가 바쁘다고는 하시는데.

그럼 저는 갈수록 배는 불러오고 빨리빨리 상견례도 하고 할건 많은데 흐지부지 넘어가는 오빠가 너무 답답합니다

중요한건 오빠네 집은 부모님이라도 임신사실을 알고 보는게 덜 민망하지 않을까요.

미리 부모님하고 오빠가 말을 좀 해보라니까 말 못하겠답니다.

더 웃기게 저보고 오빠네 부모님 두, 세번 본 다음 그때 임신사실 말할까 이럽니다

지금 3개월짼데.. 그런 말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 , 추진력없이 .. 뭘 믿고 살라는건지

그렇다고 못믿겠다 이러니 못믿는다고 막말하고 화내고

그럼 믿게끔 해주던가..

믿을려하면 확신을 안준다고 다그치는데도 아무말도 안하고 듣고만 있습니다

쪼잘쪼잘 말한다고 웃기만 합니다..

 

우선 요번주안에 인사드리러 간다고는 하는데,

제가 오빠한테 ' 요번주 까지 인사 못드리면 나는 느그집 안간다고 , 마지막 기회이니 똑바로 하라고 했습니다 아니면 끝이라고.'

흘려듣지말고 새겨들으라고 했습니다만,

 

이남자, 어떻할까요?

그냥 판 없을까요? 

=

참, 저는 20살때부터 사회생활(삼성, 하이닉스 등등) 대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작년부터 간호학원을 다니며 올해 1월부터 실습을 다니다가 체력이 안따라줬는지 유산기가 있다하여  쉬고있음,

대기업 다닐때 월급은 집에 다 갔다 받치고 모아둔 돈이라고 겨우 500있음,

(아빠 빛갚아드린다고 다 드리고.. 작년에 부모님 이혼으로 전 동생과 원룸잡아 살면서 겨우 모은 돈임) 

오빠도 군대 제대후(23살) 밤일에 종사했는데 (;;) 모아둔돈 500..

우리 둘다 제대로 된 직업이 없으니,

막막합니다..

 

정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얼마나 답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