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고 싶습니다.

반하다2010.02.23
조회256

제 나이가 지금 26살 입니다. 정말 유치해서 이런 글까지 쓰고 싶진 않았는데

 

누가 맞는 것인지 어이가 없어서 말이죠. 답답합니다.

 

대략 제 상황은 1남 4녀 5남매 중 장녀구요. 부모님이 2년전 이혼하시고 엄마와 살고 있습니다.

집이 싫다고 나가살던 둘째는 능력이 없는지 결국 엄마와 제가 살고 있는 집으로 다시 들어와 살구요.

셋째는 학교 기숙사에 살고 여름, 겨울엔 아르바이트....

넷째는 고등학생이고 연예인이 된다며 춤,노래 배우러 학원다니고 함께 삽니다. (학원비 월40)

다섯째 착한 막내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와 떨어진 1년 동안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아 삐뚤어진 상태.

 

엄마는 자식들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시지만 나이도 있으시고 아이들이 많으니 들어가는 돈도 많지요.

저는 그저 빨래, 청소, 맛있는 밥 해주시는 엄마가 좋기만 했습니다. 결혼해도 같이 살고 싶다고 (무개념)

엄마랑 똑같이 일하면서 엄마는 엄마니까 해야한다고 생각하다가

작년 말에 엄마가 디스크 일수도 있다고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다른집 딸들은 안 그런다는데..."

"딸 많은 집이라 집안일 안하시겠다는 어이없는 말을 듣고 왔다" 는 엄마의 말에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던 그런 철 없는 큰 딸이였는데 변화가 생겼습니다. 엄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다행히 목이 아파서 허리까지 아픈거지만 디스크는 아니라는 진단을 받으심)

 

엄마가 손가락 하나하나 움직이는 것이 안타까워 물주전자 드는것 조차 제가 하게 됐습니다.

함께있는 순간에는 말이죠... 청소도 설거지도 빨래는 아직 서툴지만 널어놓은 빨래를 개는일도

집에 들어왔는데 밥이 없을 땐 밥도 해뒀지요.

(맨날 뒹굴뒹굴 누워있고 시켜도 하지않는 무개념 딸이였음ㅠ)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면 동생들도 차츰 변할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였습니다.

 

지금 전세로 옮기기전 1년 2개월가량 월세 구하고 매달 32 정도 냈구요.

온갖 살림살이 몽땅 장만했습니다. (저도 신기할 만큼)

(이혼할 때 아빠가 위자료 1원 한푼 안주심. 어디한번 살아보라며,,, 엄마와 우린 쫓겨나듯 도망침..)

지금까지 생필품, 먹거리, 학원비 일부, 속옷, 옷가지 등 웬만한 건 다 제가 번 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외식도 해주구요. (저도 꾸미기 좋아하고... 화장품, 옷 많이 사고 싶음)

당연 엄마가 버시는 돈도 생활비.....

어떤 친구는 본인 번돈은 모두 저금하고 용돈받고 일하는 애도 있더라구요 (극단적 비교긴 하죠ㅎ)

 

오늘 퇴근 후 집에와보니 또 엄마가 청소를 하고 일을 나가셨더라구요.

막내동생은 아빠와 지내는데 봄방학이라 저희 집에 와있습니다. (공부하기 싫다고 도망침)

같이 식사 마치고 TV보고 있는데 하나 둘 나머지 나머지 동생들도 들어옵니다.

 

넷째는 한번 씻으러 들어가면 2시간 기본입니다. 양치는 30분하구요. (화장실은 한개임...)

엄마와 저는 그 버릇 못 고쳤습니다. -_-

 

둘째동생 꾀 늦은 귀가를 했습니다. (왜케 늦냐고 잔소리하면 성질 부려서 관두자하고 참았습니다)

둘째: "영화봤는데 ~ 잼있더라"

나: "그래? 뭐봤는데?"

둘째: "평행이론"

나: "한국영화야? 외국영화야? "

둘째: "당연히 한국영화지" (여기서도 왜 당연한거임? 혼자생각함)

나: "아그래~ 누구나오는데?"

둘째: " 지진희랑 하정우~ 하정우 또 잔인한 역할 맡았더라~"

나: "그래 ~ 쉿 그만얘기해 ~" (저 줄거리 얘기해주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정작 내 동생은 모르나 봅니다)

둘째: " 무서웠어~ ㅎㄷㄷ 결국엔 하정우가 범인이고~ "

나: " 그걸 왜 말해줘 하정우가 범인이라고 내가 물어봤냐" (말투 확 바뀜)

 

영화의 결말을 말해주는 건 참 비매너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그만 얘기하라는 말을 못들었답니다.

그렇다고 저는 영화이야기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먼저 영화를 봤다며 재미있었다며 이야기를 꺼내놓고

제가 처음부터 누가나왔는지 물어보지 말았어야 했다고

괴물같은 얼굴을 하고 박박 우기며 쌩난리를 피우며 제 속을 긁습니다.

(이런 상황 하나하나 겪고 싶지 않음....)

 

엄마와 저는 둘째가 감당이 안됩니다. 억지에 잘난척에 (잘난척은 잘난애들만 하는것일텐데...)

 

넷째랑은 말안한지 2틀째.... (참고로 일곱가족 모두 트리플A형. 한번 싸우면 난리남...)

 

저는 숨이 막힙니다.

누구에게 내 마음 털어놓을 곳 없고 엄마가 없을 땐 내가 엄마노릇을 해야지 했습니다.

내가 장녀니까 .....

엄마는 그렇게 26년을 살아오셨는데

저는 겨우 2년 조금 넘겨놓고 도망치고 싶습니다. 저는 엄마가 아닙니다...

"별을 따다줘"를 보면 눈물이 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것도 밝혀질 재산상속녀도 아니지만...)

주노초파남이 들은 누나 마음도 알고 착하게 따르기라도 하지요. 그 동생들 부럽고 내동생 하고 싶습니다.

 

만나는 사람은 있습니다. 결혼하자고는 2년전부터 얘기했는데

대충 제가 결혼할 처지가 아니란걸 알지만 같이 살면서 돕자고

니가 그 집에 꼭 있어야 하는건 아니지 않느냐고 떼쓰는데 진짜 철부지인지 뭔지 얼마나 더 보여주고

얼마나 더 얘기해야하는지... 어찌어찌하여 지금까지 강력히 미뤄왔는데

지금 당장 도망치고 싶습니다. (도망치듯 하는 결혼 정말 원하지 않습니다. 내 평생인데 자존심도 상하고)

 

저는 집에 혼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원래는 둘째와 제 대화중에 누가 잘못했는지 정말 궁금해서... 쓰려던 글이였는데

제 한탄만 늘어놓았네요.

 

저는 이제 학원비도 먹을거리도 심지어 폼클렌징 등등의 생필품도 사고싶지 않습니다.

셋째가 대학생이고 알뜰한 아이지만 용돈 많이 필요할 거 압니다.

달라고 할 때 빚 내서라도 챙겨줬습니다. (많이 달라고 하지도 않는 유일하게 염치 있는 아이)

지금은 반듯한 직장있지만 주말알바라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왜 이런 곳에 이렇게 지내고 있는지 앞으로는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합니다.

 

저는 사고없이 잘 자랐고 학교 중간정도 나왔고 (안되는 머리로 나름 노력했음...)

사이좋은 친구들도 있고... 주위사람들 부러워 하는 회사 입사해 이제 곧 입사3주년...

여기가 태국도 아닌데 한 놈 잘 키워 나머지 다 먹여살리는 생태환경에 그 한 놈으로 제가 서있습니다.

 

겉으론 절대 내색없이 아주 아주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지만 집 만오면 죽을 맛입니다.

아빠와 살 땐 SOS 이런거 신청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고

 

제가 나중에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내 인생은 너무 절망적입니다.

저는 항상 부정적이고 숨막히는 현실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긍정의 힘 같은건 기회같은건 없다고 믿어요. 희망 같은것도...................

 

지금은 엄마가 힘들테니까 옆에 있는 큰 딸 일 뿐

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