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저한테 3만원 던지고 내리신 할머니

설탕201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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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직딩녀에요. 혼잡한 출근길!

저는 7호선 청담역 하차 후, 초록색 버스 2415를 타고

한... 다섯 정거장 지나 포스코 사거리에서 내린답니다. 차

2415.....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

청담역-포스코 사거리 구간 동안은 마실 공기도 부족한 죽음의 버스죠. ㅋㅋㅋ

오늘도 어김없이 2415를 탔는데, 운 좋게 맨 앞자리에 앉게 되어서

아~ 오늘은 좀 편안히 가겠구나파안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어떤 할머니 한 분이 타셨어요.

요 다음 정거장까지 지나면 사람 미어터지는 거 뻔히 알고 있었기에

할머니가 그 사이에 껴있을 모습이 떠올라서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폐인 했습니다. (제 다크 정말 저래요 ㅠㅠ)

 

저... 사실... 평소에 양보 잘 안 하는데 -.-;

그 할머니는 정말 생전 양보를 처음 받아보셨는지

계속 저한테 고맙다고~ 이런 아가씨 처음 봤다고~ 하시는 거에요.

사람도 많은데 완전 민망 ㅠㅠ

그리고 할머니가 저한테 아가씨 참 예쁘네~ 하셔서 ㅋㅋㅋ

오늘 비비 좀 잘 먹었나 내심 좋아했는데...부끄

할머니... 왜 주어를 뒤에 말하셨어요... '마음이' '마음이' '마음이'...

 

-.-; 그렇게 있다가

제가 내리는 정거장 바로 전 전거장에서 할머니가 내리시려고 일어나셨어요.

그런데... 할머니가 갑자기 ㅠㅠ

아가씨~ 고마워! 하시면서 왠 돈봉투를 저한테 휙~ 던지시고

빛의 속도로 내리시는 거에요.

헐........................................................!!!

완전 깜놀해서 ㅋㅋㅋ

저도 무의식적으로 그 돈봉투를 이미 내리신 문 밖에 할머니한테 던졌어요. ㅋㅋㅋ

할머니!!!!!!!! 아니에요!!!! 가져가세요!!!!!!!!!!!!!!!!!!!!!!!!!!!!!!!!!!!!!!!!!!!

목 잠겨있다가 갑자기 소리쳐서 삑살 제대로 났음 통곡

어쨌든 할머니는 못 들으셨는지 갈 길 가셨고 ㅠㅠ

저는 지금 내리면 지각 확정이였기 때문에 (입사한지 한 달 됐음 -.-;)

어떡해 어떡해 하는데 그 때 버스 타시는 분이 그 돈봉투 줏어서

제 손에 살며시 쥐어주셨습니다... ㅠㅠ

 

아 진짜... 평소에 착한 애도 아닌데 이런 대접(?)을 받아서 너무 죄송한 거에요.

회사 와서 돈봉투 열어보니 3만원이 있었습니다.

할머니 ㅠㅠ 차라리 이 돈으로 편하게 택시 타시지...

나도 양보 한 번 했다! 하고 지나갔으면...

그 날 나 혼자 마음 뿌듯하고 끝나면 좋았을텐데...

이건 뭐 너무 부담스럽고, 죄송하고, 심장도 두근두근 뛰고 -.-;

이 돈 어떻게 돌려드려야 할 지만 계속 생각나서 (저 완전 소인배죠...)

일 하는 내내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거에요실망

 

그래서 대리님한테 이 돈 어떻게 쓰냐고 여쭤봤더니

바로... 나 달라며 -.-;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국은 고심 끝에 기부를 하자! 해서

아이티에 기부를 했습니다만족

기부도 한 달에 2,000원씩 나가는 거 빼고 안 해봐서 -.-; 어떻게 하는지 헤매다가...

그냥 네이버 해피빈으로 3만원 충전해서 했어요 ㅠㅠ

이 돈 아이티에 가는 거 맞겠죠!!!!!!!

평소에 양보도 안 하고, 기부도 안 하던 애가 참 난리났음 ㅋㅋㅋ

 

 

짜잔~ 인증샷이에요.

 

다음에 할머니 또 뵈면 말씀 드려야겠어요.

어찌됐든 글 쓰면서 정리해보니까 기분 좋아지네요 ^^

 

그럼 ^^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