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ㅋ

이한빈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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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 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어져 이불이 소리를 내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수 조차 없이 닳고 문드려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어 하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나  방 한쪽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후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은 우리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이다 ㅠㅠ

3일동안 술먹고 말도 없이 집에를 들어가지 않았더니..

결국은 폭발하신 아빠가 오늘 엄마아빠 결혼기념일인데도 집에 않들어올거냐는 문자를 받고나서야 알아버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챙피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서 친구들과 급하게 인사를 하고는 바로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탔다..

그래도 시간이 시간인지라 저녘 9시에 정읍에 도착했다..

집까지 가는 버스를 타려면 시간이 좀 남아서.. 피씨방에 갔다가 우연히 이시를 보게 되엇다..

정말 시가 가슴에 와닿았다...

다 읽고나니 우리엄마가 제일 불쌍하고 힘들게 산것같아서.. 정말 가슴이 뭉클 해지고 눈물이 글썽여졌다..

결혼기념일에 그냥 케이크나 하나 사갈려고 했던 나를 반성해보고..

오늘은 정말 특별한 선물을 하나 해드리고싶어졌다..

아주 큰마음을 먹고는 근처 보석가게에 들어갔다..

아빠가 맘에 걸렸지만.. 아빠에게는 1달전에 생일선물로 지갑을 사드렸기 때문에 다 이해하실거라고 믿고..

보석가게에서 고개를 도리도리 하다 보니 18K 십자가 목걸이가 눈에 띄었다..

우리 엄마는 교회에 정말 열심히 다니시기때문에 이게 딱 좋을거같았다..

그래서점원에게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16만원이라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짝 쫌 쫄았지만... 어짜피 사드리기로 한거.. 쿨하게 이걸로 달라고 포장좀 신경써서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쌩뚱맞게 다같이 할것이냐 이것만 할것이냐고 묻는게 아니던가??

난 뭔소린가 해서..

"네?"

라고 했더니..

십자가 알맹이만 16만원이고. 목줄까지 하면 26만원이라고 한다..

말하는 직원의 입에 두손을 넣어서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아............

정녕 이목걸이가 엄마에게 꼭 필요한 선물인가...

내가 학교수업도 열심히듣고 공부 열심히해서 시험성적도 잘받아오고.. 아픈데 없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자라서 취직도 하고 이쁘고 착하고 귀엽고 섹시하고 돈많은 마누라 얻어서 손자손녀 보여드리고 해외여행도 보내드리고  그게 진정한 선물이 아닌가.. 보시고는 뭐 이런데 돈을 쓰냐며 더 화내시는건 아닌가..

정말 수능볼때보다 더 많은 머리회전을 하였다..

하지만... 엄마 고생한거 내가 제일 잘아는데.......

금알멩이에 쓰댕 목줄은 좀 그래서.........

정말큰맘먹고 떨리는 입술을 진정시키면서... 다같이 주세요..

라고 말했다..;;

직원이 포장을 정성스럽게 해주는데 그 포장하는 손가락사이도 찢어버리고싶었다.. 그래도뭐 내가 결정한건데..

집에와서 케이크에 초를 꽃아 불을 붙이고..

결혼21주년 을 축하드리고... 절 낳아주셔서 감사하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린후.. 선물을 드렸다..

포장지 테이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뜯어보시고는 ..

정말 다행이도 아주아주 많이 좋아하셨다 ㅋ

목걸이를 풀어서 엄마 목에 달아드리니.. 목걸이랑 내얼굴을 계속 번갈아 쳐다보시면서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거리셨다 .

사길 잘한거 같다 정말로 잘한거같다.. 진짜 정말로 잘한거같다.. 

아빠는 결혼은 우리 둘이했는데 선물은 왜 엄마꺼 뿐이냐면서 삐지신듯이 말씀하시지만 정녕 엄마 목걸이를 쳐다보면서 이쁘다고 아들 잘키웠다면서 더욱더 좋아하신다..

한참을 목걸이를 쳐다보시더니 결국은 차고 주무신다..^_^

엄마 아빠가 지금까지 나에게 해준거에 비하면 정말 발톱에 때만큼 약소하지만...

그래도 0.001%라도 효도란걸 해본거 같아서 나도 뭔가 마음이 뿌듯하다

뿌듯한 마음으로 엄마아빠 주무시는걸 보고 컴퓨터를 하는데..

이놈의 뱃속에 기생충 1억마리가 들었나 거지새끼 한부대가 들었나...

안먹으면 죽여버리겠다는듯이 배를 마구 긁어뎄다..

정말 귀찮아서 참다참다가.. 라면을 끓였다..

컴퓨터 앞에서 먹고는.. 냄비를 들어서 내놓을라고하는데..

실수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냄비를 놓쳐서 이불에 국물을 다 흘려버렸당 ㅠㅠ

그소리에 깜짝놀라 깨신엄마가..

목걸이를 차시고는 내 등짝을 때리신다 ㅠㅠ

26만원의 유효기간은 4시간만에 끝났다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