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직장 내 왕따....

sYoon2010.03.08
조회11,352

남편은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사이다 보니 여직원이 80%정도..라더군요.

남편이 일하는 부서에도 부장님 과장님 이런 분들 빼면

우리 신랑같은 평사원은 여자밖에 없고요..

대부분 20대 아가씨들이에요. 20대초반부터 거의 20대 여직원들이고요..

남편 뽑을때도 부서에 남자직원은 8년만에 채용한거라고 하더라고요..

 

저의 남편은 30살 입사 4년차입니다.

입사초기만 해도 퇴근 후 여직원들과 호프집에서 술한잔 마시고 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입사하던 당시에 큰아이가 100일 정도 됐을 때였고요.

아무래도 회사 여직원들이 타지에서 와서 기숙사 생활하는 미혼여성들이다 보니,

서로 친구같이 친하게 지내는 경향도 있고,

마치고 같이 술먹거나 시내 놀러다니는 일이 잦습니다.

그렇다보니, 여직원들이 퇴근시간 쯤에

남편에게도 같이 술한잔 하자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매번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주 술자리에 참석했었고요..

저도 아가가 어려서 힘들었지만,

남편이 회사생활 적응하려면 필요한 자리라 생각하고 이해해줬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과장님이나 대리님은 참석도 하지 않는 사적인 자리이고,

기혼 여직원들도 빠지는 자리고,

정말 말그대로 자기들끼리 놀려고 사적인 자리 만드는 것인데,

자꾸 남편이 따라가서 술마시고 오는 것이 반복되다보니

그럴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들어서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나중엔 어느 정도 였냐면, 퇴근해서 집에 와서 밥먹고 있는데,

회사 아가씨들이 남편 퇴근한거 뻔히 알면서 전화해서

집에 있는걸 알면서도 술한잔 하게 나오라고 하고,

술먹으러 오라고 문자가 종종 오는 정도였습니다.

 

남편을 의심하는게 아니고, 그 여직원들이 사심이 있었다고도 생각은 안합니다.

그 아가씨들이 볼 때, 제 남편은 정말 말 그대로 그냥 애딸린 유부남..아저씨일 뿐이고,

어떻게 보면 그냥 아저씨같이 편하니까,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 식으로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화가 나는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자기네들도 나중에 결혼하고 자기 남편이 회사 아가씨들하고 자꾸 술자리 가지고

집에 있는데 술먹자고 연락오고 하면 자기네들도 그제서야 기분 나빠하겠지..

하고 씩씩댄 적도 있고요..

 

한번은 집에 있는데 또 나오라고 전화가 와서

열받아서 돌도 안된 아가데리고 호프집에 따라나간 적도 있습니다.

회식 자리도 아니고 딸랑 여직원 둘이 술먹다가 할 얘기 있다고 불렀답니다.

물론 제가 가니까, 아가 예쁘다고 좋아하고,

신랑한테 회사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그랬습니다..

여직원들은 전~~혀 집에 있는 유부남한테

술먹게 나오라고 하는게 무례한 행동인지에 대한 인지조차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참다 참다 안되겠어서,

회식 아니면, 그렇게 여직원들 사적인 자리 만드는거에 굳이 갈 필요 있냐고

싫다고 잔소리를 했고요..

남편도 워낙에 저랑 애들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기분 나쁜지 몰랐다 앞으론 안가겠다..하고는 정말로 안가더라고요..

 

그러고 시간이 흘러 흘러 지금까지 왔습니다.

요즘 남편은,

여직원들과 남편 바로 직속 선배(10년 넘게 근무한 30대 후반 노총각)가

자기들끼리 제 남편을 회사에서 왕따를 시킨다네요.

그 남자 선배는, 30대 후반 노총각이 아가씨들이 살랑살랑하니까

좋아서 쿵짝이 잘 맞습니다.

남편이랑 E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그 선배가 회사 아기씨들과 같이 장보면서 카트 끌고 있을 정도니까요..

(차량지원 및 짐꾼이죠..)

 

저에게 말은 잘 안하지만, 가끔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에서 왕따 당해서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나 봅니다.

 

얼마 전에는 여직원 생일이라고, 저희 남편보고 케이크를 사오라고 했답니다.

남편이 케이크를 사갔는데, 저희 남편만 빼놓고,

여직원들이랑 남자선배랑 자기들끼리 생일축하 노래부르고 케이크 잘라 먹었다네요.

그리고, 점심식사를 자기들끼리 나가서 먹었답니다.

울 신랑은 혼자 회사 식당서 밥먹고요..

 

그 여직원들 대부분은 미혼때 일하다가,

결혼하면서, 혹은 임신하면서 퇴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물론 복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차피 잠깐 일하다 그만 둘 여직원들하고 그렇게 친하게 지낼 필요 있나 싶다가도,

막상 항상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스트레스지요..

그냥 남편과 다른 여직원들과의 관계는 사무적인 관계일 뿐인데,

나머지 여직원들끼리는 기숙사에서 함께 살고,

서로들 워낙에 친하게 친구처럼, 언니동생들 처럼 지내니까

그 사이에서 저희 남편이 소외감 느끼는게 더 크게 느껴지나봐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아내로서 해줄 수 있는 내조는 무엇일까요..

물론 집에서는 잘해주려고 노력은 합니다..

가끔씩 회사 여직원들 초대해서 음식 대접도 하고,

주말 특근하는 날에는 일이 한가하니,

간식거리라도 같이 먹으라고 만들어서 싸서 보낼까요..

물론 신랑이 회사에서 일을 잘못하거나, 남편 성격상의 문제거나 할 수도 있지만,

제가 여직원들과 술자리 못어울리게 해서 그런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미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