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고민입니다..

서른셋에2010.03.10
조회410

직장3년차인 서른셋 女입니다.

제게는 8년된 동갑내기 남친이 있습니다. 동갑이지만 빠른~이라 어릴적부터 오빠로

알고 지내 지금도 오빠라고 부르고요..

남친도 저와 같은 해에 교사가 되었고요.

저희 둘 다 대학원 마치고, 공무원 시험 준비(저)와 임용준비(남친)로

취업이 늦었습니다.

오랜시간 만났고 나이도 나이인지라 남친과 결혼 얘길 종종 했지만,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남친네에서 말씀이 있으시고..,

저희 부모님은 굳이 결혼 안해도 된다 그런 스타일들이시라 별말씀 없으시고요..,

(엄마가 남친네 사정을 아시곤 탐탁치 않아하십니다..아버진 아직 모르시고요..)

 

그런데.., 제가 결혼이 망설여지는 이유가..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한 가지는 아이 문제입니다.

솔직히 저는 (죄송스럽게도) 아이를 갖고 싶지가 않습니다..

주위에서 육아문제로 고생하는 분들을 봐 와선지.., 직장생활 하면서 육아 자신없구요

그렇다고 저희 부모님이나 그쪽 부모님이나 봐 주실 형편도 아니고..

경제적인 부분도 자신없고..

무엇보다 제 마음에서 자신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맞벌이부모가 된다는 것에.

누군가를 20년 가까이 책임질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고요.

사실 이 부분에선 남친이랑 연애하면서도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습니다.

'난 아이는 자신 없다..그냥 둘이 알콩달콩 살면서 부모님이랑 여행이나 다니고 그러자'

고..

연애초기에 어렸을 땐 남친도 좋다고 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특히나 남친 아버님이 지병을 앓으신 후 부턴

남친 아버님이 손주, 손주 기다리시니까

남친도 아이를 결혼의 필수라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돈이 할 수 없는 행복이고 효도가 아이라고..

연애 중간중간에,

'저는 맞벌이하면서 육아가 보통이 아니다..나는 자신없다'

이러면 낳기만 하면 자기가 다 키운다고..

이 말 믿을 수도 없고..

'아이 꼭 원하면 오빠랑 결혼 못할 거 같다..'

이런 얘기도 했었는데 남친은 계속해서 절 회유와 설득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끝이 없는 실랑이를 드문드문 몇 년을 지속했고..,

올해들어서는 전에없던 말다툼으로 번지기도 합니다........휴......ㅠ

 

그리고 결혼을 망설이는 두 번째 이유가 경제적인 문제인데..

먼저 저 역시 넉넉하지 않습니다. 서른 하나에 공무원이 되어 꼬박꼬박 모았지만

남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요. 그치만 부모님 두 분다 건강하시고, 경제력도 있으시고.., 남동생도 결혼해서 나가 살고있고요.

남친네는 일찍 결혼한 여동생이 있고, 부모님 두 분다 지병이 있으셔서 쉬고 계십니다. 연세는 두 분다 예순 안되셨지만, 아버진 7년 전부터, 어머닌 5년 전부터 쉬고계셔서..아버님이 개인택시 하셨던 분이라 그거 파셔서 여동생 시집보내고, 아버님 차 사시고, 남은 돈은 부모님 두 분 병원비와 생활비 약간.., 어머님 쉬시고 부터는 집이 정말 어려워졌어요..급할 땐 여동생이 도움주는 것 같고..

남친 학자금대출 받았던 게 천 만원 가량이어서 올 연말까지 월30씩 상환해야 마무리 되고요. 남친 취직하고 모은 돈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얼핏 계산해봐도 거의 없을 거 같거든요. 대전에서 방 구해서 생활하느라 월 생활비만 60~70은 들어갈테고, 나머지 집으로 보내져서 남친 보험금이랑 적금 약간, 부모님 생활비로 쓰시니까요.

그런데.., 당장 돈이 없는 것보다.., 결혼해서 부모님 생활비나 병원비를 얼마나 감당하게 될지 몰라..휴...여동생도 넉넉한 편은 아니고, 초등학생 아들 키우는데다 그동안 알음알음 친정에 도움 줘서 남편 보기도 미안하다 그러고..

남친 자존심 상할까 차마 이런 말은 할 수 없고..어느새 서른을 넘어버려 이런 계산까지 하고 있는 제가 세속적으로 느껴지고...저라도 많이 버는 편이면 이런 셈 안할텐데 싶도....하.....ㅠㅠ

 

긴 뚜벅이 연애도 괜찮았습니다. 오늘처럼 추운 날 버스정류방에서 버스 기다리며

손잡고 장난치고, 남친 자취할 때 반찬 만들어 가져다 주고, 제가 계속된 시험낙방에 방황 할 때 힘이 되어주었는데...

그 때부터도 예감하고 있던 숙제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때가 되었습니다. 서른을 전후로 시작했던 고민을, 안고 살아고기만 했는데..,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하는 게, 어째 남친 자존심 상하게 만드는 것 같고..그게 또 제 자존심 상하게 되는 것 같아, 말하기가 어려워요.

친동생이고, 친언니고, 친한친구라 생각하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