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동안 강아지에게 100만원가까이 들였지만. 그저 미안함만

달곰이맘2010.03.12
조회4,246

안녕하세요 ^ ^ 올해 스물네살이된 톡커입니다.

 

작년이맘때쯤 제게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합니다.

여러마리 강아지를 키우다 학교때문에 자취를 하게되었어요.

본가에 두고 혼자지내려니 너무 보고싶고 또 외롭더라구요.

그러다 우연히 강아지와 고양이,토끼 등을 파는 봉고차를 봤어요

그중에서도 작고 노란 강아지에게 눈을 떼지 못했죠

그모습을 보던 남자친구가 결국 강아지를 품에 안겨주더군요

그렇게 우리 달곰이와 저는 가족이 되었어요

 

사료를 먹는다는 아저씨 말과는 달리 아직 사료를 씹지도 못해

밤늦게 급히 애견샾에 가서 이유식을 사서 따뜻한 물에 게워서

손가락으로 떠먹였더니 잘먹더라구요 얼마나 고맙던지..

변은 잘보나 새벽까지 기다렸는데 약간 설사끼는 있었지만

변도 잘보고 잠도 잘잤어요.

 

3~4일후 혹시나 아픈곳은 없는지, 태어난지 얼마나 되었는지

예방주사 맞힐 일정도 물어보고싶어 병원에 들렀는데

우리 달곰이, 내려주자마자 심한 설사를 하더라구요.

급하게 치우려고 휴지를 꺼내는데 의사선생님이 저를 막더니

냄새가 좀 이상하다며 검사를 해봐야겠다고 하시네요

 

검사결과는 '파보바이러스'였습니다.

일주일정도 지속되는데 그동안 강아지가 버텨주면 사는거고

보통은 일주일이 되기 전에 죽는다고 하시면서 입원을 시키는게

어떠냐고 하시더라구요. 아직 너무 어려서 24시간 수액을 맞춰야한다고

그래서 입원을 시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의사선생님말씀이 '너희와 똑같은 곳에서 사 온 강아지가

몇번을 우리병원에 온줄아냐.. 누구는 병원비 비쌀까봐 버리고

또 누구는 입원시켜놓고 찾으러 오지도 않았다. 개가 무슨죄냐

한참 어미품에 놀고 젖먹어야할때 사람때문에 한달도 안되서

이 차가운 길바닥에 나오는거아니냐. 이 개 판다는 사람

한번만 더 보이면 나한테 전화해라. 가서 패죽여도 시원찮다'  

 

 

그후 매일매일 아침마다 한번도 빠지지않고 달곰이를 보러 갔어요

입원비(수액+약+주사)도 매일 내야하고 아이 상태도 보고싶었구요.

차츰차츰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달곰이가 대견하고 고마웠어요

그렇게 입원한지 일주일째 되는날 이른 아침, 의사선생님께

급하게 전화가 왔습니다. 애가 죽을것같다고 빨리 와달라고

하시더군요. 울면서 남자친구한테 전화하고 같이 택시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손이 떨리고 정신도 없었어요..

 

도착하니  의사선생님이 우리 달곰이 죽는다고 합니다.

겨우 숨만 붙어있고 나머지 장기나 눈 이미 다 멈춘상태라고..

겨우 몇일 함께 지낸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달곰이와 함께 한

의사선생님이 너무 슬퍼하시는게 보였기에 눈물도 참았습니다. 

전 오지말고 의자에 앉아있으라고 하시고는 남자친구만 다시

달곰이에게 데리고 가십니다. 무슨얘기를 하는건지 들리지는

않았지만, 30분을 넘게 둘이서 달곰이옆을 지키더라구요.

 

나중에 남자친구한테 들어보니 의사선생님은 계속 달곰이 몸을

마사지하며 어떻게든 살려보려 애쓰셨다고합니다.

그러다 모든 기능이 정지하고 숨만 힘겹게 쉬고있는 달곰이를

편하게 보내주려 안락사를 시키셨다고..

 

 

수습을 한뒤 강아지를 안고나오는데 의사선생님은

한사코 오늘분의 병원비는 받지않으시겠다고 했습니다.

살았으면 몰라도.. 못살렸는데 무슨염치로 병원비를 받냐고

처음에 선생님 말투가 너무 투박하고 무뚝뚝하셔서 마음에안든다

생각했던 제가 너무 미워졌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강아지주인한테나 투덜투덜대셨지

강아지나 다른 고양이들한테는 그렇게 다정하셨던것 같네요

병원 문을 열지않는 토요일저녁과 일요일에도 수액을 갈아주고

강아지의 상태를 보려 하루에도 몇번씨 병원에 들러

전화를 주셨던 선생님. 홍삼액을 사서 몇달뒤에 인사드리러갔는데도

'내한테 이걸 왜주노, 니들이나 좋은거사먹지..고맙다'

하며 웃어주시던 모습이 마음에 남네요

 

 

경산 영대 근처에 자취하시거나 그 쪽을 가끔이라도 지나가시는

분들에게 부탁드려요. 영남대 오렌지타운앞에 강아지 파는분이

두어달에 한번씩은 꼭 온다는데. 절대 저처럼 바보같이 그저

예쁘고 귀여워서 집으로 데려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럼 그사람은 또 다른생명을 어미품에서 빼았아 목숨을위태롭게하겠지요.

 

 

우리집에있었던건 겨우 5일남짓. 병원에 있던 시간까지 2주정도밖에

볼수 없었지만 아직도 제일 많이 생각나는 녀석이네요.

병원에 보러갈때마다 내가오면 아파서 힘도없을텐데 폴짝폴짝 뛰며

안아달라 보채던아이. 일주일동안 100만원가까이 돈을 들였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고 그저 미안하기만 했네요.

 

숨이멎은아이를 안아들었는데 링거맞던 다리한쪽만

퉁퉁부어서 다른다리세배나 된걸 꼭 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내가 미안해 언니가 다 잘못했어' 얼마나 서럽게 빌었는지..

 

겨울이 지날때쯤되니 더 보고싶은 우리 달곰이! 귀엽죠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