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결혼을 합니다..

닮아가기,201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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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을 처음 만난 건.. 3년전 이맘때쯤..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 때부터, 이미 난 그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연락을 자주하고 가끔 만나게 되면서, 우린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 때, 저는 대학교 1학년이었고, 그 사람은 대학원 준비하는 준비생이었습니다.

 제가 멀리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교재를 시작한 이후로는,

 한 달에 한번 아님 두번정도 만나 데이트를 하였습니다.

 사귀기 시작하면서보다, 사귀기 전의 연락이 더 많았었죠.

 멀리 떨어져 있어.. 그 때의 어린 마음에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연락 계속계속하고, 뭐든 함께하고, 뭐든 나누고, 그런 마음 있잖아요..

 그렇게 욕심이 생겨, 자꾸 내가 나를 힘들게 했습니다..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연락하는 것에 내가 지쳐 내 마음이 날 힘들게 해서..

 결국.. 내가 먼저 그만하자고 해버렸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때의 남자친구 형편도, 더 헤아릴 수 있었는데,

 이기적이게도.. 그 때의 난.. 나만 보였습니다.

 방학이어서 같이 놀러가고도 싶고, 좋은 거 보고, 맛있는거 먹고 싶은데,

 공부하느라 정신없는 남자친구한테.. 내가 너무 못할짓을 한거죠..

 그렇게.. 백일여간의 만남이 끝났습니다..

 싫어져서, 미워져서, 끝내자고 했던게 아니었던 나는.. 미련이 남고 또 남아서..

 그 사람 미니홈피에 하루에 한번씩은 꼭 들어가보면서, 어떻게 지내는지,

 잘 지내는지, 보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쯤 뒤.. 우린 다시 만났습니다.

 사실..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람에겐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다 다시 연락을 하게되었는지.. 그건 잘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다시 사귀자.. 이런 건 아니었지만.. 그 사람을 만나는 게 좋아서,

 얼굴 볼 수 있는게 좋아서.. 그 사람과 자주 만났습니다.

 거기서 감사하고 만족해야했는데, 사람이란게 한번 욕심부리게 되면,

 그 욕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점점 더 커져가서..

 내가 그 사람의.. 진짜 여자친구가 되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러면 안되니까.. 우리 서로에게 이러면 안되는 거니까..

 잘 만나다가도.. 그 사람에게도.. 그 사람 여자친구에게도 내가 미안해져..

 만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만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근데.. 그러면 그럴수록.. 자꾸 내 마음이 커져서..

 연락을 안하고, 안보다가.. 또 다시 연락하고 만나는 날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그 사람과 나는 9살 차이가 납니다..

 올해 그사람 31살.. 저는 22살..

 그 사람 대학원 가게 되면서.. 집에서는.. 결혼하라고 계속 그러셨나봐요..

 대학원 졸업하기전에 결혼해야 한다는 그런 것에..

 그 사람은 그 여자친구 대신.. 다른 여자를 만났습니다.

 그 여자친구도.. 나보다 나인 많았지만, 그래도, 좀 차이가 났었거든요..

 그렇게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던 작년 한 5월쯤부터..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 난 정식 여자친구도 아니었고, 뭣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결혼하려면.. 다 정리해야죠.. 그래서, 그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저와도 헤어져야겠다고.. 그 사람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처음엔.. 당연한건데.. 당연한 거니깐.. 내가 그 사람을 놓아주어야 한다는 걸

 알고있었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게 칼로 무 자르듯.. 그렇게 단칼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걸 알면서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나는 그 사람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선 한 한달쯤 뒤..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번호는 지웠지만.. 그 번호까지는 아직 머리속에선 지우지 못했는데..

 너무 심장이 떨려.. 받을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날.. 만났습니다..

 집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그 사람의 문자에..

 얼마 되지 않는 거리였지만.. 그 거리를 걸어가는 동안, 다리가 휘청일정도로,

 너무나 심장이 콩콩콩콩 뛰었습니다.

 다시 잘해보자고, 다 정리했다고, 너와 함께하고 싶다는 말을 하려는 걸까..

 아님.. 다른 말을 하려는 걸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나갔죠..

 미안하다는 말을 직접 해야 할 거 같아서.. 그래서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왜 나는 안되는 거냐고.. 어려서 그런 거냐고.. 내가 물었습니다..

 그 날 밤.. 우리는 처음으로.. 진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기랑 결혼하면.. 자기한테 맞춰야 하고.. 따라가야 하는데.. 그럴 수 있겠냐는

 그 사람의 질문에.. 왜 못하냐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넌 아직 대학교도 졸업을 못했잖아.. 그 때.. 휴학을 1년 하지 말걸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부하기 싫었던 1학년을 보내고, 휴학을 해버려서,

 다른 친구들보다는 1년 늦게 다니고 있거든요.. 휴학을 안했으면,

 그 사람 대학원 졸업할 때, 나도 같이 졸업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극복하기엔.. 제 나이가 너무 어리죠.. 저도 인정합니다.

 사회 경험도 없고, 대학도 졸업 하려면 아직 4학기나 남았고..

 나 같아도, 우리 집에서든, 그 사람 집에서든.. 우리의 결혼은 허락을

 안 해줄 거라는 걸.. 나도.. 알지만.. 그래도..

 제가 꿈꾸는 결혼생활은, 함께하고, 맞춰가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거든요..

 고등학교 때 했던 생각은..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결혼하는 거였는데..

 친구들은 그러죠.. 그러면, 너의 인생이 없는 거 아니냐고..

 너가 하고 싶은 걸 못한다고..

 그래도.. 난 결혼이 일찍 하고 싶습니다..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되지 않겠냐.. 그리고 결혼을 하면..

 무엇보다.. 날 지지해줄 든든한 사람이 생기는데 결혼 일찍 하는 게 왜 문제가 되냐며

 이야기 하곤했었죠.. 좀 더 일찍 그사람과 그런 이야기를 할 걸 그랬습니다.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몰랐답니다..

 바람 불고 춥다며.. 이제 들어가라고.. 집에 데려다 주겠다는 그 사람을..

 그냥 보내기가 싫었습니다.. 이제 가면 다신 못보지 않느냐고..

 결국.. 내가 그 사람을 지하철 타는데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왔습니다..

 그러고.. 만남이 끝났다면.. 지금 난 좀 달라져있을까요?

 그런 일이 있고나서도, 우린 몇번을 더 만났습니다..

 안 되는 거 알면서도, 안 될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의 희망을 붙들고 있었죠..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저번달에.. 진짜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그만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예감은 했지만, 이렇게 현실로 다가오니..

 막상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 사람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내가 나이를 좀 더 먹으면..

 그 사람을 언젠가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죠..

 하지만.. 그래도 아직 힘든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는 상상을 아직은 할 수가 없습니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자주 보지 못해도.. 누군가 있는 거 만으로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걸.. 3년이 지난 후에야 깨달아서..

 그 때 깨달았더라면.. 지금의 우린 좀 달라져있을까요?

 내가 헤어지자고 말했던 그 날을 지우면.. 우리 모습은 다를까요..

 몇일 전.. 그 사람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잘지내냐고.. 곧 결혼한다고.. 축하해달라고..

 밤이어서 그랬을까요.. 축하한다고.. 미안해 하지 말라고 그랬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으니까요..

 나에겐 그 사람이 고맙고 또 고마운 사람이어서..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편한 오빠 동생 사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지금당장은 죽을 거 같고 힘들고 눈물나는 게 사실이지만..

 그 사람 덕분에 내가 이만큼 자랄 수 있어서..

 나도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직접 힘이 되어 주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격려가 되고 힘이 되는 사람으로,

 미안한 맘 드는 사람 말고, 고마운 사람, 좋은 사람으로 기억이 되고 싶습니다..

 그 사람이 곧 결혼합니다..

 턱시도를 입은 그 사람을 상상하니.. 너무 멋지네요..

 그 옆에,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수줍은 미소를 짓는 사람이 아직은..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그 사람의 턱시도 까지만 생각할래요.

 잘생기고, 인기도 많은 그 사람.. 이렇게 말하면.. 외모적인 것에 끌려 좋아하는 것만

 같지만.. 그 사람.. 닮고 싶은 점도 참 많거든요,

 닮고 싶고, 존경하게 되는 사람이어서.. 그 사람을 놓진 않을겁니다..

 사랑이 아닌.. 이제 다른 것으로 그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을때까지, 그 날까지, 내가 많이 노력해야겠죠,

 내가 많이 자라야.. 그렇게 될 수 있겠죠..

 인생의 반쪽으로는 함께 할 수 없겠지만요..

 지금은.. 이런 마음도 먹었다 또 틀어졌다를 반복하겠지만..

 내가 좋은 사람으로 남을 내 첫사랑인 그 사람..

 그 사람을 만나길 잘했습니다.

 그 사람이 내 첫사랑이어서 참 다행입니다.

 22번째 봄.. 나는 첫사랑을 마음에 담아두기로 합니다..

 나를 위해서도.. 그 사람을 위해서도.. 서로 주어진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가야겠죠.

 여기에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넋두리를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거 같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그 사람이 내 첫사랑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