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이야기...

글쓴이.2010.03.15
조회5,836

어제 신랑이랑 전화통화했습니다.

속상하다고 그거 비상금인거 알고 있었냐고 물었고

미안하다 하네요.

왜 그 남자를 골랐냐면...

가진거 없습니다.

나보다 나이도 한참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누구보다 저를 사랑하고 아껴줍니다.

사귀자마자 결혼이야기 나오다 시피 했고

돈없이 시작할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돈많아 어머님께 맡겼었고 안좋은 일로(그 누구의 잘못도 없었던 일)

그 돈이 날라가게 되어 신랑에게 돈이 없었던 겁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니고 사귀기전의 일임에도 굉장히 미안해하던 사람입니다.

솔직히 결혼을 서두른 이유는 저 역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결혼을 피난처로

집을 떠나고 싶어했습니다.

시어머님께서 옆에서 전화 바꿔달라고 하더군요.

전화받았습니다.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몇 번을 말하며 가락지 하나 못해주는 엄마 용서해달라고 하네요.

둘 째로 자라 항상 언니와 동생한테 부모님 사랑과 관심을 빼앗겨 지내던 저로서는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지금 친정에서의 모든 사랑과 관심은 저에게 오고 있으나 그 사랑과 관심이 가끔은 너무 큰 부담감으로 올때가 많습니다.착한 아이 컴플렉스...)

신라의 재정상태를 알고 있었으며 신랑의 월급이 석달전부터 저에게 온전히 오고 있었으며 그런 문제로 신랑은 현재 아무것도 가진게 없습니다.

신랑에게 받은 돈은 신랑의 명의로 되어있던 자잘한 금전문제 해결을 보는데 최우선을 두었습니다.(핸드폰,스카이 라이프같은 연체비)

돈으로 인해 기분이 안좋았던 상태에서 작은어머님의 행동이 폭발선이 된것 같습니다.

신랑이 남은 결혼식장비용(220만원),버스대여료(결혼식 지역이 친정쪽)등등 남은 비용 자신의 축의금에서 내기로 결정내렸습니다.

시어머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은 그냥 연락좀 해달라와 결혼해서 자신 아들 많이 사랑해달라.그거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연락 문제는 솔직히 반성합니다.결혼 한달 남기고 전화연락 1달에 한번도 잘 안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희들 둘이만 잘살라고 그게 제일 효도하는 거라고 먼저 말씀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저희 집도 항상 하시는 말씀...자식으로 태어나 부모님 공양까진 아니더라도 도움드릴 수 없어 죄송할 뿐입니다.)

예복의 경우는 당연히 해야되는 문제였던 지라 마련해드린 거였고 식사도 휴무면 결혼준비다 데이트다 신혼집 살림 챙기느라 구정빼고 몇달째 집에가지 못한 신랑을 위해 점심 사드리라고 했던 일입니다.(물론 생각보다 큰돈이어서 발끈했지만 말입니다.)

이러저러한 사정들로 인해 일반적인 관념이 반대로 돌아가는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둘다 양갓집에 도움못받는 건 피차일반이지만 우리 아빠 딸가진 위세 넘치시고 예비시댁 아들가진 죄인처럼 구십니다.

아마 이래저래 돈문제로 걱정과 불만이 있던 와중이었는데...

현금 받아가시고 자신의 카드로 결재하신 작은어머님의 행동에 화가 터진것 같습니다.

상견례 때도 우리 쪽의 일말의 말씀도 없이 상견례 3일 앞두고 작은 어머님께서 참석하셨던 일이 있어 저희 부모님은 괜찮다 했지만 저는 기분이 상해있던 상황이었고요.

(참석하시고 싶다하는데 어떠냐 묻는게 아니라 참석하신대.라는 통보형으로 신랑 저에게 뒤지게 욕먹었었죠.)

어쨋든 리플 달아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리고요.^^

제가 고른 생각없는 남자...

그래도 청소,설거지,빨래 집안일 거진 다해주고 힘도 좋아서 절대 저 무거운거 못들게 하고 혹 시댁에서 조금이라도 저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 나올것 같으면 쉴드하나는 기똥차게 쳐주고 저를 위해 아침밥상 차려주며 가끔은 스테이크와 스파게티로 저녁밥상 차려서 저 퇴근하고 오면 새색시마냥 앉아서 기다리고 있고 제가 말도 안되는 문제로 진상부리고 심통부리고 화내고 삐져도 달래다달래다 자신이 터져 화를 내었다가도 제 눈물 하나에 미안하다 빌기도 하고 그래도 안풀리면 샐쭉이 앉아서 엄마한테 혼난 아이마냥 눈동자 내리깔고 눈치보고 제 남동생 친동생마냥 챙겨주면서 저 없을 때(남동생 대학문제고 신혼집에서 데리고 살고 있음)고기도 구워서 먹이고 나한테 용돈받아 생활하면서 동생 용돈 살짝살짝 찔러주는 센스도 있고...ㅎㅎㅎ

이 정도면 수억을 들여 시집가도 괜찮다고 생각되네요.

아...말하다 보니 그깟 80만원에 제가 너무 쪼잔하게 굴었네요.

이렇게 이쁜 신랑...날 너무 사랑해주고 이뻐해주시는 시부모님...

더 좋은 예복 하라고 더 부추길걸 하고요.

물론 저희 부모님도 좋은거 해드리려 합니다.

몇달 빵꾸나서 덜덜덜 떨어도 평생에 한번인 결혼식...

설마 죽기야 하겠습니까?

둘다 아직 젊고 둘이 버는 돈이면 일년 연6000 가까이는 되는데(넘나;;) 허리띠 졸라매면 굶지는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