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쁜남자 아니에요~라는 사람중에 착한사람 정말 있어요^^

돈꾼형2010.03.15
조회935

작년 12월이었어요.

전 집이 없어서 친구집에서 좀 신세를 지고 있었지요.

생활비가 떨어져서 알바를 하려구 나와있었거든요.

물리치료사 알바는 좀 좋습니다.하하;;

아무튼..

저녁 7시에 퇴근해서 집에 가고 있었어요.

어! 근데!

집열쇠를 깜빡하고 안가져왔었어요.젠장.

집에는 할머니가 항상 계셨는데 귀가 좀 많이 안좋으세요.

일곱시면 주무시는데 주무실때는 보청기를 빼 놓고 주무셔서 전화와도 모르시거든요.

집에 도착해서 벨을 마구마구 눌렀어요.

문도 똑똑 해보고 동생한테 전화도 했는데 안받더라구요.

그렇게 두시간정도 기다렸나?

마지막으로 동생한테 문자를 보내고서 결국 다른 친구 집으로 향했지요.

다른 친구의 집은 부천역에서 도보 10분거리였어요.

송내에서 전철을 타고 부천역에 내렸어요.

부천북부역에는 술집도 많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긴 하지만

북부역 나오자마자 왼쪽 길은 모텔도 많고 사람은 없고 어둡지요.

아시는 분은 아실꺼에요 부천역 M Street~

제 친구는 그 M Street끝 쪽 원룸에 살고 있어서 그 어두운 길을 가야했어요.

그런데 그 길에 20살정도로 보이는 학생이 있는거에요.

물론 술에 잔뜩 취해서(아마 그 때가 종강시즌이라그랬던거 같아요.)

비틀 비틀 거리고 가고 있는데 뒤에보니까 가방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가방을 들고 따라갔어요.

가까이 갔을 때 가방이 없어진거 알았나봐요 뒤돌아보더라구요.

그래서 가방을 줬죠.

 

나:저기 가방이 떨어졌어요.

여학생:아..네..감사합니다..근데 어디서부터 따라오셨어요?

나:방금 떨어진거 봐서 부천역에서 걸어왔어요^^..

 

그렇게 말하고 그 여학생을 봤더니 옷을 거꾸로 입었더라구요.

갈색가죽자켓이었는데 목부분이 아래로 가고 좌우가 뒤엉킨..

그래서 다시 말했죠.

 

나:저기..옷 잘못입으셨는데요^^

여학생:아..왠지 팔이 안모이더라..ㅎㅎ

 

그러구선 옷을 다시 입는데 못입어요..

많이 취했었나봐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옷을 입혀줬어요.

어린아이 옷 입히듯이

 

나:자 오른팔 쭉 펴봐요~옳지~왼쪽도 쭈욱~ 목도리는 목에 감으라고 있는거잖아요

여학생:네~ㅎㅎ

나:가방 목에 걸어줄께요

여학생:네~

 

그렇게 옷이랑 목도리랑 가방이랑 다시 걸어주고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여학생이 자꾸 주차되어있는 차에 부딪히더라구요.

안쓰러워서 다시 갔어요.

 

나:저기요~집이 요근처시면 데려다 드릴께요. 저 이상한 사람아니에요.

여학생:....

나:아니면 제가 택시타는데 까지 데려다 줄께요. 지금 술 많이 드셔서 위험해요.

여학생:....

 

계속 말 걸구 하면 더 무서워 할까봐 그냥 조금 멀리서 뒤쫓아갔어요.

그런데 역시 계속 부딪히고 못걷더라구요.

그냥 가면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한번 말을 했어요.

 

나:저 진짜 이상한 사람아니에요. 이름은 XXX구요 물리치료사에요.

지금 잘 걷지도 못하시니깐 집까지 데려다 줄께요. 절대 나쁜사람 아니에요.

 

물론 나 나쁜사람이에요~하고 쫓아가는 나쁜사람도 없겠지만..

그래도 도와주고 싶었답니다.

요번에도 대답이 없길래 그냥 데려다주기로 맘을 먹었어요.

팔짱을 끼거나 어깨를 감싸거나 손을 잡지도 않았구 그냥 옷만 잡고 쫓아갔어요.

(손목쪽에 똑딱이 있잖아요 그거 풀어서 잡고 갔어요.)

그렇게 길을 걷는데 M Street다 보니까 길가에 담배피는 아저씨들이 많았어요.

물론 나쁜 사람은 아니었겠지만 그냥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런 사람들 있을 때는 제가 남자친구인것 처럼 조금 앞에서 걷고,

차 올때는 안쪽으로 걷게 했어요.

그렇게 10분정도 걸어 갔지요.

다행히 제 친구 집이랑 1분거리였답니다.

무사히 집까지 바래다 주고

 

나: 들어가시는거 보구 갈께요^^..다음에는 술 많이 먹지 마세요~

여학생: 감사합니다~괜찮으시면 전화번호 가르쳐주시겠어요?

나: 아니에요~괜찮아요~

여학생: 아~여자친구 있구나?! ㅎㅎ 네~감사합니다~

 

이렇게 헤어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귀여운 동생하나 생길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는데..

그래두 잘 했던거 같아요..ㅎㅎ

 

나 나쁜사람 아니에요~하는 사람들 많이 있자나요.

그 중에는 정말로 도움을 주고 싶어서 하는 사람들도 있는거 같아요.

혹시 부천역 근처에서 술드시고 비틀 거릴때

저XXX이구요 물리치료사인데 집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하면

무서워하지 마세요^^

그냥 도와드리고 싶어서 그러는거니깐~

그럼..두서없는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