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엄마들은 다 이런가요?

힘들다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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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엄마는 올해 54세입니다

요즘 갱년기이신지 굉장히 예민하세요

더군다나 막내가 고3인데 요즘 성적이 안좋아 더 그러시는 것 같아요

모든 부모님들이 그러시겠지만 특히 저희 부모님은 자식들에 대한 기대가 크셨어요

특히 엄마가..

엄마는 자신이 그려놓은 틀대로 자식들이 커주지 않는걸 병적으로 괴로워하시죠.

저희 언니가 공부를 굉장히 잘해서 고등학교때까지 전교 1,2등을 놓친 적이 없고

명문대를 졸업했는데..

그간 맏이로써, 부모님의 기대감에 숨통이 조였는지

성실하고 착한 형부를 만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죠.

제가 보기엔 하나의 도피 같기도 했어요.. 확실히 그랬죠..

그리고 결혼을 해서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서 하고픈 공부하면서 지내죠

그게 엄마에게 큰 상처가 된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엄마의 마음 이해가 되요.

기대가 컸던만큼 배신감도 컸겠죠..

그런데 언니가 결혼한지 3년이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고...

언니가 임신을 했는데도 예정일도 한번 물어보지 않고 냉랭하세요.

언니는 안부전화할 때마다 상처 받는 모양이에요..

 

제가 엄마에게.. 엄마 마음 충분히 이해하지만 언니 인생은 이제 온전히 언니의 몫이라고.. 더군다나, 언니 항상 착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예쁘지 않느냐 해도.. 막무가내에요.

사람 사는데 돈도, 명예도 중하지만 무엇보다 '행복'이 우선아니냐고.. 그렇게 말하면

엄마는 '여자가 직업을 갖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하세요

엄마가 결혼해 전업주부로 살면서 아버지에게 알게 모르게 무시 당한게 있어서 그게 한이 된건데.. 그렇다고 해도 조금 심하다 싶을 만큼 막 말을..

얼마 전엔 저에게 언니를 '미친년'이라고 하더라고요.. 임신한 딸에게..

언니가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다만 결혼해서 스물아홉에 전업주부로 살고 싶은 것이 그런 욕을 들을만큼 잘못된 일인지...

 

제가 엄마에게 그만 언니를 놓아주고.. 조금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고.. 그래야 엄마도 덜 힘들지 않겠느냐고.. 그리고 언니 임신했으니 친정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싶을 거라고.. 그렇게 몇마디 했다가 사흘 째 엄마가 울며 불며

"불효년들..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냐.." 그러면서 난리도 아닌 상황...

 

지금도 소리소리 지르며 울길래 제가.. 끄덕끄덕 다 들어주었더니 낮잠 중..

 

저도 결혼 한달 남았는데.. 엄마 비위 맞추느라 남몰래 숨죽여 우는 시간들이 힘겹네요.

자식 새끼들 얼굴 안보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며.. 명절에도 집에 오지 말고..

친정에서 밥 얻어 먹고 싶으면 돈 내고 먹으라며..

전 대학 졸업하고 바로 일 시작해서..

3년 간 모은 돈으로 부모님 도움 전혀 없이 결혼을 하는데도..

다만 언니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자식들이 부모에게 바라기만 한다고 모두 싸잡아서 욕하고 원망하고 얼굴좀 안봤으면 좋겠다고..

(언니가 대학 졸업하고 고시 공부하느라 집에서 지원을 받다가, 모아놓은 돈 없이 부모님이 해주신 돈으로 시집갔어요)..

 

제가 비록 부모님께 거하게 돈을 드려본 적 없지만

그래도 생신, 명절 때 꼬박꼬박 선물 사드리고..

공부하느라, 결혼해서 집에 없던 언니 대신 엄마 말동무 해드리고..

그런데도

뉘집 딸들은 해외 여행을 보내준다더라,

뉘집 딸은은 용돈을 꼬박꼬박 준다더라..

 

저 프리랜서로 80만원씩 받고 일하다가 현재 200만원 받고..

그렇게 일한지 3년차되서 모은 얼마 되지 않은 돈으로 6년간 절 믿고 기다려준 남자친구와 결혼하는데..

매일 매일 엄마의 푸념과 눈물을 고스란히 듣고 받아주자니..

이해하는 마음 한편으로..

너무 너무 힘들고... 숨이 막혀요...

저희 엄마같은 분들 많으신가요.. 자식으로써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무뚝뚝하고 과거 폭력적이셨던 아버지 때문에 자식들을 하나의 피난처로 여기시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