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으로 살아온 반년이다 세경이와 지훈이 투샷으로 시간은 멈추어버렸다 죽음을 암시하는 이 빵꾸똥꾸스러운 결말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시청앞 광장이라도 매울 기세다 결말이 허무하다고 사람들이 나에게 화를 내는걸보면 그간 나의 하이킥 사랑이 실로 투명하였구나 마지막 장면에 나 혼자 먹먹해져서 눈물이라도 흘려버리면서 오래된 궁금증하나가 다시 떠올랐던거다 그 궁금증은 어떤 실종사건에 관한것이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어느순간 누군가가 사라져버렸다 그들은 어디로 간걸까 궁금증1. 실종자는 누구인가 예전에는 동네마다 바보들이 있었다 우리 학교에도 바보가 있었는데 그녀석은 힘이 셌지만 누구에게나 맞았다 나랑 조금은 친했던것 같은데 중학교 졸업이후 만난적은 없다 어느날 남해수고로 진학한 그 녀석이 실습을 하다가 고기들을 다 풀어주는 바람에 어장 주인이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온다며 좀 숨겨달라고 연락이 왔다 그것이 녀석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 후로 나는 동네에서 바보를 본적이 없다 바보뿐이 아니다 미친 언니도 동네 거지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궁금증2. 그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바보는 평강 공주를 만나 4성장군이 되어 국방부장관이 되기 위해 경력을 세탁하고 미친 언니는 하늘에서 떨어진 벽돌을 맞고는 정신이 돌아와 재벌 2세와 결혼하고 동네거지는 제태크 서적을 독파하여 연매출 100억의 쇼핑몰 CEO가 된 것일까 그들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어릴때는 아무리 궁금해도 풀수없는 문제가 살아가다보면 자연히 풀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소설 타임머신에서 주인공은 놀라운 미래의 모습을 목격한다 미래에는 지상과 지하의 두가지 세상이 공존한다 지상에서는 신인류가 낙원을 거닐며 포도를 따먹고 살아가고 지하에서는 지하인들이 평생을 지상인을 위해 일만하며 살아간다 단 지하인들은 한번씩 지상을 습격해 지상인을 납치해 지하인으로 만든다 그러나 지하인이 지상으로 올라와 살수는 없다 어쩌면 실종된 미친 바보 거지 일당이 저 지하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가장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 궁금증3. 그들은 왜 사라졌는가 그들은 한때 청계천 위에서 장사를 하기도 했다 어느날 청계천은 서울의 자랑이자 서울시민의 쉼터가 되었고 그 쉼터 위에 삶의 터를 지었던 사람들은 서울의 자랑이 아니었으므로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었다 청계천에서 장사를 할수 없게 된 우리 바보는 용산에서 액자를 팔아 돈을 모았다 점포 하나를 임대해서 액자가게를 열었다 어느날 용산은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사는 곳이 재개발된다는데 재개발의 순이익이 1조에 이른다는데 우리 바보는 잠잘 곳이 없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바보는 불길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를 불태워 죽인 혐의로 감방이라는 잠잘 곳을 얻었다 '1조면 잠실구장에 1만명의 사람을 모아놓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1억씩 줄수 있는 돈입니다' 변호인의 최후진술에 재판정에는 탄식이 흘렀나왔다 김병욱 PD의 드라마에서 실종된 바보들을 발견한다 반가워서 마음이 아린다 그의 이야기속 서늘할 현실은 삶속에 희귀하게 도사리고 있는 웃음의 순간이나 서정적인 정취속에 더욱 완강하다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권력관계는 미묘했다 1. 돈을 버는 며느리 박해미 2. 한의사로서 능력을 며느리에게 의지하고 있는 가장 이순재 3. 경제력이 없는 나문희, 정준하 이렇게 순위 지어지는 완곡한 권력 관계속에서 미묘하게 부딪히고 얽히는 가족애에 관한 문제가 갈등과 웃음을 만들었다면 (박해미는 아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아들에게 경제력이 없어도 아들을 이길 수가 없고 태생적으로 무심한 삼촌을 가족일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무능한 삼촌에게도 질 수 밖에 없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권력관계는 더욱 노골적이고 강고하다 경제력, 학력, 고용인과 피고용인,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오는 권력의 격차는 일종의 공포이고 예민하고 순수한 감성은 그속에 상처입는다 희대의 에피소드 '정보석의 귓속말'사건을 보면 경제적 능력이 없어 가족간의 권력 최하위에 있는 정보석과 가족밖의 최하위 권력자인 세경이의 관계가 세경이의 어떤 노력 속에서 유지되는가 섬뜩하게 보여준다 권력 구조하의 인간적 교감이 약자에게는 일종의 감정 노동이며 임금을 받지 않고도 지불해야하는 착취된 노동이다 세경이는 어쩔수 없이 정보석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하고 이러한 호의 역시 그녀의 노동의 일부인 것이다 세경이는 정보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우연히 자신이 받는 임금이 턱없이 적다는 사실을 알고는 순재집을 떠나려 한다 그러나 지훈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그녀를 떠나지 못하게 막는다 우리의 이 사랑스러운 드라마는 세경이의 떠남과 남음 사이 어디쯤에서 흔들린다 그러나 세경이도 알고 우리도 안다 세경이가 지훈이랑 맺어질 수 없다는 것을 그렇게 세경이는 서울이라는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이 운명지어졌다 이루마의 피아노를 치는 평화로운 가정의 어여쁜 딸에서 빚에 쫓겨 산속에 숨어사는 산골 소녀가 된 그 순간 그녀는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렇게 김병욱 PD가 만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연예인이 되기에는 턱없이 못생긴 광수는 서울의 어디 지하 만화방으로 아버지의 용돈이 끊긴 서운대생 정음이는 대전의 여관방으로 세경이와 신애는 남태평양의 섬으로 그렇게 밀려난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결론이다 더이상 무슨 이야기를 하랴 실종사건의 결론이 실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의 결론은 이것이었다 그런데 하이킥의 마지막회는 세경이와 지훈이의 시간을 멈추어 버렸다 바로 이 터무니 없는 해피엔딩에 울 수 밖에 없다 사랑해 마지 않는 세경이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작가는 세상 밖으로 사라지는 그녀를 세상 속에서 죽이기로 한 것이다 희망이 아니고는 어떤 것도 말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김병욱이 마지막에 말한 희망은 결국 죽음이었다 그 끔찍하고 서늘한 진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른 선택이 없는 세상 허무맹랑한 성공드라마의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그는 나쁘기보다는 죽음을 선택했다 이제 하이킥으로 살아온 반년이 지나고 죽음만이 희망인 더러운 세상만이 남았다 시인 문인수는 '이것이 날개다'라는 시에서 뇌성마비 언어 장애인의 죽음과 그 죽음을 지켜보는 친구의 얼굴을 이렇게 그렸다 #@%, 0%$&*%ㅒ#@!$#*? (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 주실거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목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뜨렸다. $#&@/%,*&#......(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어서......) 입관돼 누운 정식이를 봤다. 그리 오래 심하게 비특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소 빠져나왔다, 다왔다, 싶은 모양이다. 얼굴 일그러뜨르며 가까스로 막 펴낸 것, 안심이다. 이 고요야말로 저 시원하게 잘 닦인 창공이다 좋겠다, 죽어서 죽음이 해피엔딩인 세상 우리는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4
좋겠다, 죽어서 - 김병욱 '지붕뚫고 하이킥' ,문인수 '이것이 날개다'
하이킥으로 살아온 반년이다
세경이와 지훈이 투샷으로 시간은 멈추어버렸다
죽음을 암시하는 이 빵꾸똥꾸스러운 결말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시청앞 광장이라도 매울 기세다
결말이 허무하다고 사람들이 나에게 화를 내는걸보면
그간 나의 하이킥 사랑이 실로 투명하였구나
마지막 장면에 나 혼자 먹먹해져서 눈물이라도 흘려버리면서
오래된 궁금증하나가 다시 떠올랐던거다
그 궁금증은 어떤 실종사건에 관한것이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어느순간 누군가가 사라져버렸다
그들은 어디로 간걸까
궁금증1. 실종자는 누구인가
예전에는 동네마다 바보들이 있었다
우리 학교에도 바보가 있었는데
그녀석은 힘이 셌지만 누구에게나 맞았다
나랑 조금은 친했던것 같은데 중학교 졸업이후 만난적은 없다
어느날
남해수고로 진학한 그 녀석이
실습을 하다가 고기들을 다 풀어주는 바람에
어장 주인이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온다며 좀 숨겨달라고 연락이 왔다
그것이 녀석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 후로 나는 동네에서 바보를 본적이 없다
바보뿐이 아니다
미친 언니도 동네 거지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궁금증2. 그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바보는 평강 공주를 만나 4성장군이 되어 국방부장관이 되기 위해 경력을 세탁하고
미친 언니는 하늘에서 떨어진 벽돌을 맞고는 정신이 돌아와 재벌 2세와 결혼하고
동네거지는 제태크 서적을 독파하여 연매출 100억의 쇼핑몰 CEO가 된 것일까
그들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어릴때는 아무리 궁금해도 풀수없는 문제가
살아가다보면 자연히 풀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소설 타임머신에서 주인공은 놀라운 미래의 모습을 목격한다
미래에는 지상과 지하의 두가지 세상이 공존한다
지상에서는 신인류가 낙원을 거닐며 포도를 따먹고 살아가고
지하에서는 지하인들이 평생을 지상인을 위해 일만하며 살아간다
단 지하인들은 한번씩 지상을 습격해 지상인을 납치해 지하인으로 만든다
그러나 지하인이 지상으로 올라와 살수는 없다
어쩌면 실종된 미친 바보 거지 일당이
저 지하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가장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
궁금증3. 그들은 왜 사라졌는가
그들은 한때 청계천 위에서 장사를 하기도 했다
어느날 청계천은 서울의 자랑이자 서울시민의 쉼터가 되었고
그 쉼터 위에 삶의 터를 지었던 사람들은 서울의 자랑이 아니었으므로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었다
청계천에서 장사를 할수 없게 된 우리 바보는
용산에서 액자를 팔아 돈을 모았다
점포 하나를 임대해서 액자가게를 열었다
어느날 용산은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사는 곳이 재개발된다는데
재개발의 순이익이 1조에 이른다는데 우리 바보는 잠잘 곳이 없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바보는 불길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를 불태워 죽인 혐의로 감방이라는 잠잘 곳을 얻었다
'1조면 잠실구장에 1만명의 사람을 모아놓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1억씩 줄수 있는 돈입니다'
변호인의 최후진술에 재판정에는 탄식이 흘렀나왔다
김병욱 PD의 드라마에서
실종된 바보들을 발견한다
반가워서 마음이 아린다
그의 이야기속 서늘할 현실은
삶속에 희귀하게 도사리고 있는 웃음의 순간이나 서정적인 정취속에
더욱 완강하다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권력관계는 미묘했다
1. 돈을 버는 며느리 박해미
2. 한의사로서 능력을 며느리에게 의지하고 있는 가장 이순재
3. 경제력이 없는 나문희, 정준하
이렇게 순위 지어지는 완곡한 권력 관계속에서
미묘하게 부딪히고 얽히는 가족애에 관한 문제가
갈등과 웃음을 만들었다면
(박해미는 아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아들에게 경제력이 없어도 아들을 이길 수가 없고
태생적으로 무심한 삼촌을 가족일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무능한
삼촌에게도 질 수 밖에 없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권력관계는
더욱 노골적이고 강고하다
경제력, 학력, 고용인과 피고용인,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오는
권력의 격차는 일종의 공포이고
예민하고 순수한 감성은 그속에 상처입는다
희대의 에피소드
'정보석의 귓속말'사건을 보면
경제적 능력이 없어 가족간의 권력 최하위에 있는 정보석과
가족밖의 최하위 권력자인 세경이의 관계가
세경이의 어떤 노력 속에서 유지되는가 섬뜩하게 보여준다
권력 구조하의 인간적 교감이
약자에게는 일종의 감정 노동이며
임금을 받지 않고도 지불해야하는 착취된 노동이다
세경이는 어쩔수 없이 정보석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하고
이러한 호의 역시 그녀의 노동의 일부인 것이다
세경이는 정보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우연히 자신이 받는 임금이 턱없이 적다는 사실을 알고는
순재집을 떠나려 한다
그러나 지훈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그녀를 떠나지 못하게 막는다
우리의 이 사랑스러운 드라마는
세경이의 떠남과 남음 사이 어디쯤에서 흔들린다
그러나 세경이도 알고 우리도 안다
세경이가 지훈이랑 맺어질 수 없다는 것을
그렇게 세경이는 서울이라는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이 운명지어졌다
이루마의 피아노를 치는 평화로운 가정의 어여쁜 딸에서
빚에 쫓겨 산속에 숨어사는 산골 소녀가 된 그 순간
그녀는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렇게 김병욱 PD가 만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연예인이 되기에는 턱없이 못생긴 광수는 서울의 어디 지하 만화방으로
아버지의 용돈이 끊긴 서운대생 정음이는 대전의 여관방으로
세경이와 신애는 남태평양의 섬으로
그렇게 밀려난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결론이다
더이상 무슨 이야기를 하랴
실종사건의 결론이 실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의 결론은 이것이었다
그런데 하이킥의 마지막회는
세경이와 지훈이의 시간을 멈추어 버렸다
바로 이 터무니 없는 해피엔딩에 울 수 밖에 없다
사랑해 마지 않는 세경이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작가는 세상 밖으로 사라지는 그녀를 세상 속에서 죽이기로 한 것이다
희망이 아니고는 어떤 것도 말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김병욱이 마지막에 말한 희망은 결국 죽음이었다
그 끔찍하고 서늘한 진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른 선택이 없는 세상
허무맹랑한 성공드라마의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그는
나쁘기보다는 죽음을 선택했다
이제 하이킥으로 살아온 반년이 지나고
죽음만이 희망인 더러운 세상만이 남았다
시인 문인수는
'이것이 날개다'라는 시에서
뇌성마비 언어 장애인의 죽음과 그 죽음을 지켜보는 친구의 얼굴을 이렇게 그렸다
#@%, 0%$&*%ㅒ#@!$#*? (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 주실거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목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뜨렸다.
$#&@/%,*&#......(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어서......)
입관돼 누운 정식이를 봤다. 그리 오래 심하게 비특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소 빠져나왔다,
다왔다, 싶은 모양이다. 얼굴 일그러뜨르며 가까스로 막 펴낸 것,
안심이다. 이 고요야말로 저 시원하게 잘 닦인 창공이다
좋겠다, 죽어서
죽음이 해피엔딩인 세상
우리는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