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날 보고 웃습니다. 나도 옆 동료가 눈치 채지 못할 만큼만 살짝 미소를 지어 보여줍니다. 그가 내게 귀여운 윙크를 날리고는 얼른 고개를 돌려 같이 점심 식사 나온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나도 같이 커피 마시러 나온 동료와 마음에도 없는 일 얘기를 나눕니다. 마음은 온통 신호등 저 편에 서 있는 그 사람에게 가 있으면서... 신호등이 바뀌었습니다. 그와 내가 스쳐지나갑니다. 누가 봐도 사적인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표정으로 가벼운 목례를 하고 지나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손등이 살짝 스칩니다. 그가 날 지나쳐 내 등 뒤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은 뒤돌아 손 흔들어주고 싶지만 꾸욱..참습니다. 누구라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와 난 사내커플입니다. 그는 PD고 난 작가에요. 처음엔 참 많이 티격태격했어요.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서..얼굴 붉힌 적도 여러 번 있었죠. 그 때마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참 난감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단 둘이 술을 한 잔 하게 됐습니다. 그의 제안이었어요. 더 이상 감정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던 그가 내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어서 만든 자리였던 거죠. 그런데..그 날 그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이 싹텄습니다. 처음엔 서로가 서로를 이해시키려고 목소리 톤도 높아졌었지만, 술이 조금씩 취해가면서 가슴 저 밑바닥에 있는 얘기들을 꺼내 보이게 됐고, 그러다보니까..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 날 이후..그 다음 날부터..우린 서로를 피했어요. 서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고, 난 그를 보면..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러면서..자연스럽게..연인이 됐는데.. 지금까지 팀원들한테는 말하지 못했어요. 그렇잖아요..그렇게 원수처럼 으르렁대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었다는 게... 그런데 비밀 연애도 한 번쯤 해볼 만한 것 같아요. 나름 스릴도 있고, 애틋함도 있고..좋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들키지 말라고, 오랫동안 그 스릴과 애틋함을 만끽하라고...
목동 SBS 앞 횡단보도 -2
그가 날 보고 웃습니다.
나도 옆 동료가 눈치 채지 못할 만큼만
살짝 미소를 지어 보여줍니다.
그가 내게 귀여운 윙크를 날리고는 얼른 고개를 돌려
같이 점심 식사 나온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나도 같이 커피 마시러 나온 동료와
마음에도 없는 일 얘기를 나눕니다.
마음은 온통 신호등 저 편에 서 있는
그 사람에게 가 있으면서...
신호등이 바뀌었습니다.
그와 내가 스쳐지나갑니다.
누가 봐도 사적인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표정으로
가벼운 목례를 하고 지나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손등이 살짝 스칩니다.
그가 날 지나쳐 내 등 뒤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은 뒤돌아 손 흔들어주고 싶지만 꾸욱..참습니다.
누구라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와 난 사내커플입니다.
그는 PD고 난 작가에요.
처음엔 참 많이 티격태격했어요.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서..얼굴 붉힌 적도 여러 번 있었죠.
그 때마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참 난감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단 둘이 술을 한 잔 하게 됐습니다.
그의 제안이었어요.
더 이상 감정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던 그가
내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어서 만든 자리였던 거죠.
그런데..그 날 그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이 싹텄습니다.
처음엔 서로가 서로를 이해시키려고
목소리 톤도 높아졌었지만,
술이 조금씩 취해가면서
가슴 저 밑바닥에 있는 얘기들을 꺼내 보이게 됐고,
그러다보니까..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 날 이후..그 다음 날부터..우린 서로를 피했어요.
서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고,
난 그를 보면..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러면서..자연스럽게..연인이 됐는데..
지금까지 팀원들한테는 말하지 못했어요.
그렇잖아요..그렇게 원수처럼 으르렁대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었다는 게...
그런데 비밀 연애도 한 번쯤 해볼 만한 것 같아요.
나름 스릴도 있고, 애틋함도 있고..좋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들키지 말라고,
오랫동안 그 스릴과 애틋함을 만끽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