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김보미201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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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이제 나이 마흔은 중년 이후를 준비하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일단 마흔의 징후는 몸에서부터 온다. 원하든 원치 않든 나이 40에 이르면 서서히 노화가 진행된다. 근육은 탄력을 잃고 주름이 자리를 잡는다. 흰머리가 늘고 시력도 떨어진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를 맞아 얼굴이 달아오르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미래에 대한 별다른 희망도 없고 몸도 마음도 쇠퇴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 사회와 가정에서 느껴지는 소외감을 동반한 우울증, 정서적 불안 등도 중년의 길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증세다.

신체적 증상 외에 사회적 위기감도 증폭된다. 물론 마흔은 가정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사회 각 분야에서도 주축을 이루는 시기지만 이 전성기가 언제까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바야흐로 마흔은 첫사랑 열병에 몸살을 앓던 20대와 달리 전방위적으로 찾아오는 인생의 허허로움에 심한 몸살을 앓는 시기인 셈이다.

정신과 전문의 김진세 원장은 “만약 당신이 마흔의 혼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지금 당장 인생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억대 연봉 CEO에서 베이커리&북 카페의 주인으로 변신한 김종헌 사장은 ‘마흔에 필요한 것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금은 회사 생활을 접고 여유로운 중년을 보내고 있는 그도 마흔 살에 심한 가슴앓이를 했다고 토로한다. “비슷한 연배에서는 그래도 잘나가는 편이었는데, 마흔이 되자 모든 것이 흔들리더라고요. 인정받는 회사의 중역 자리도 마흔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어요. 평생을 회사 생활에 충실한 봉급생활자로 살아야 하나, 아니면 독립을 해야 하나 하는 문제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죠.”

그는 매일 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한 번뿐인 인생을 ‘회사 인간’으로 막을 내릴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30대 중반부터 어렴풋이 꿈꿔온 베이커리&북 카페를 여는 것을 인생 제2막의 목표로 삼았다. 그렇다고 바로 일을 그만둔 건 아니다. 그는 이후로도 무려 15년이나 더 직장 생활을 지속했다. 하지만 방황을 끝내고 나서 하는 직장 생활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업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었고, 회사 일도 인생 2막을 위한 귀중한 경험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인생 2막을 위한 경험을 충실히 쌓았고, 인맥을 형성하는 데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10년 동안 아내와 틈틈이 발품을 팔아 카페를 열 장소를 물색한 후 드디어 북 카페를 창업했다.

입 소문을 듣고 카페에 찾아온 40대 남성들에게 자신의 얘기를 많이 들려준다는 그는 “마흔은 방황을 할 나이가 아니라 진정한 꿈을 꿀 나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렇다면 마흔에 꾸는 꿈은 이십대의 그것과 어떻게 달라야 할까? 스무 살에는 사회적 성공을 지향했다면 마흔에는 진정한 자기 인생을 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인생 선배들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년들에게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고령화 시대에 장생長生의 진정한 가치는 ‘정신적 완성을 추구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삶’이라고 이승헌 총장은 말한다.

 

김경집 가톨릭대 교수는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쇠약해지거나 소멸돼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열정으로 세상을 보는 지혜와 생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더 이상 남의 이목에 신경 쓰지 않고 외적인 성공에서 내적인 완성에 이르는 삶을 향해 갈 때, 마흔은 위기의 계절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결말을 향해 가는 인생 드라마의 클라이맥스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