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홈쇼핑 콜센터의 상담원입니다.

2010.03.28
조회4,207

저는 홈쇼핑 콜센터의 상담원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비난을 위한 비난은 하지 말아주세요.

 

늦은 퇴근 후 가볍게 네이트를 흘끔거리다가 우연히 어떤 불만 때문에 상담원에게 화풀이를 했다는 말을 보고 울컥하는 마음에 댓글을 단 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울컥하는 마음에 두서없이 쓴 글이고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쓴 글이니 분명히 내 입장만을 생각했거나 혹은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겠지요.

 

여튼 제 글에 달린 댓글을 읽어보니 댓글을 단 분들은 모두 서비스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서비스업에 종사해본 적 없거나 그도 아니면 범접하기 힘든 투철한 서비스마인드를 가지고 계신가 봅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제일 중요한 부분은 분명히 상담원에게 화풀이를 했다는 점에 촛점을 맞춘 것이고 고객의 입장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불만이 생겼다면 정당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불만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를 상담원에게 풀지 말라는겁니다.

 

어떤 분은 제가 엉망인 서비스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하시네요.

네 인정합니다. 저는 투철한 서비스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애사심도 없습니다.

저는 솔직히 상담원이 되기 이전까지는 솔직히 일명 진상고객이었습니다. 출근하면 고객센터의 상담원이지만 그렇게 일해서 번 돈으로 소비를 하는 소비자이며 고객임에 틀림없으나 지금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왜 저는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 라는 생각보다 '고객센터 상담원을 이해해야겠다' 는 생각을 더 우선적으로 하게 되었을까요

 

저는 돈을 벌기 위해 그러니까 먹고 살기 위해 회사에 다니고 상담원이 직업인분들 역시 많은 분들이 같은 이유로 상담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자원봉사자가 아닙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를 받습니다. 저같은 고객센터 상담원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의 비용을 받는 회사에 고용되어 있는 고용인입니다.

고객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불한 비용의 대가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서비스마인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고객이 지불한 대가만큼 서비스를 받지 못했거나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만이 생겼을 것입니다.

어떤 분이 말씀하기를 그 불만을 처리함으로 인해서 회사에 이익을 줄어들게 (손해를 보게) 하기 때문에 상담원들에게 고객을 설득시키도록 교육을 시킨다고 합니다.

그 말이 백퍼센트 맞다고 하더라도 상담원인 저는 먹고 살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것이고 월급을 주는 회사의 (물론 회사의 돈은 고객에게서 나오겠지만 말입니다.) 방침을 어겨가며 당장 실업자가 되거나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도 감수하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마인드인걸까요?

 

 

 

제가 다니는 홈쇼핑 고객센터의 경우

상담원의 주요 업무는 어디까지나 주문 접수이며 간단한 불만처리입니다.

불만을 처리함에 있어 비용이 발생할 경우

제가 아는 한 상담원이 가지고 있는 권한은 금액으로 3500원입니다.

(모든 상품이 다 반품배송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상품의 반품을 원할 경우 원래는 반품접수 전 배송비가 먼저 부과되지만 상품이 원래부터 하자가 있었을 경우 배송비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그 비용이 3500원이며 반품을 접수하는 것도 일반적인 반품 조건에 맞았을 경우에나 가능합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3만원의 비용이 발생된다고 할 경우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겠습니까 나보다 직급이 높은 상사에게 요청하거나 주로 하는 업무가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는 다른 부서로 요청을 하게됩니다.

홈쇼핑 방송은 24시간 있으며 따라서 주문을 받는 상담원 역시 24시간 전화를 받습니다. 그러나 불만을 처리하는 상담원은 24시간 근무 체계가 아닙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불만을 해결하려는 고객은 더욱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겠지요. 그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마찬가지로 그에 따른 화풀이를 상담원에게 하는 것 역시 올바른 태도는 아닐겁니다.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저 역시 진상고객이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행동할 수가 없습니다.

니가 상담원질을 해보니까 상담원을 이해하게 되어서 불만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 어떤 대우가 합당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정한 대우를 받지 못했을 때 말할 수도 없게 불만이 더 커지지만 억지로 눌러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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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제 입장에서..

말하고 싶은 요지는 말이에요..

홈쇼핑을 이용하는 고객님들

상담원에게 하는 화풀이는 하지 말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제발 조금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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