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추노는 사실성을 포기하고서라도 희망을,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눈앞에서 확실히 보여주었다.
추노는 영리하다. 무색무취 사랑밖에 모르는 추노꾼 대길이를 전면에 내세워
MB 일파에 포획당한 KBS에 부는 정치바람을 우회하고는
양반 상놈 없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업복에게
적을 제거하는 사명을 완수하게 하고는
거거에 더해 살아있는 자들에게 자기가 싸운 이유를,
산자들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강렬하고도 비장하게 보여주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이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업복이고, 초복이고, 은실이었다....
지금 이 험한 시대의 주인공이 하층민인 나여야 하듯이...우리여야 하듯이...
PS: 황철웅이 대길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때문에 태하를 돕는 거냐고. 대길이 말한다. 그 놈이 나를 한번 살려줬거덩.... 황철웅이 말한다. 너마져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구나... 철웅은 태하에게 은혜를 입었지만, 그것을 원수로 갚았다. 태하를 쫓아온 다른 군사들을 돌려세우고 집으로 돌아간 철웅은 뇌성마비 장애를 앓는 아내의 무릎위에서 꺼이꺼이 운다. 그가 울면서 토해낸 것은, 비틀리는 아내의 몸보다 더 비툴어진 열등감이었을까? 철웅이... 아내를 멀리한 것은 자신의 미래같은 장인 이경식이 자신의 욕망을 볼모로 장애인 딸과 혼인시킨 것이 괘심해서가 아니라 아내보다 더 뒤틀리고 꼬인 자신의 욕망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철웅이 앓는 병은 열등감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던 것이다. 아내의 손을 잡고 오열하는 것은 황철웅이 자기의 비틀린 욕망을 피하지 않기로 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추노의 나레이션이 송태하가 아니라 황철웅의 나레이션으로 마무리한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조선 최고의 무장 송태하나 조선 최고의 포수 업복이가 아니라, 송태하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는 황철웅이나 업복이의 죽음 앞에서 비로소 주먹을 쥐는 또다른 노비같은 우리같이 뒤늦게 깨닫는 못난이들인지 모른다. 마을을 지키는 것은 낙낙장송이 아니라 허리굽은 소나무라는 옛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마지막 추노]업복이와 황철웅을 위한 헌사
어제 추노 마지막회를 보면서
내가 가장 많이 운 장면은
대길이가 언년이랑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하고
세상과 이별할때가 아니라
업복이가 궁궐로 처들어가 이경식과 그분을 쏴죽이고
붙잡힐때였다.
대길이는 세상에 메인 놈은 다 노비라고 했다.
그렇다면 대길이를 뺀 모든 사람은 노비일 것이다.
아니다. 대길이도 언년이에게 매어 있으니 노비다.
하지만, 좁혀서 철저히 사회적 계급으로 보면
아마도 나는 무의식중에 내가 하층민임을... 조선시대로 치면
노비처지임을 자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래서 저절로 눈물을 펑펑 쏟았을까?
업복이가 이경식에게 총을 겨눌때 달려드는 그놈 '그분'한테 베이는 줄 알고
비명을 질렀다.
곽정환 감독은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부리기 쉬워서 우리를 속여먹은 그놈 '그분'과 이경식을
대길이같은 양반출신 왈패 낭만주의자나
태하같은 골수양반 혁명가가 아니라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노비, 우리랑 같은
업복이의 손으로 처단해주었다.
이것이 곽감독이 우리에게 주고 싶었던..
우리더러 가지라고 던진 희망이었나 보다.
작품의 완성도로 보면, 업복이는 시도하다 죽는 것이 맞을 것이다.
궁궐문은 돌파해도 그놈 그분한테 잡혀 초주검이 되는 것이 사실적일 것이다.
그러나, 추노는 사실성을 포기하고서라도 희망을,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눈앞에서 확실히 보여주었다.
추노는 영리하다. 무색무취 사랑밖에 모르는 추노꾼 대길이를 전면에 내세워
MB 일파에 포획당한 KBS에 부는 정치바람을 우회하고는
양반 상놈 없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업복에게
적을 제거하는 사명을 완수하게 하고는
거거에 더해 살아있는 자들에게 자기가 싸운 이유를,
산자들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강렬하고도 비장하게 보여주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이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업복이고, 초복이고, 은실이었다....
지금 이 험한 시대의 주인공이 하층민인 나여야 하듯이...우리여야 하듯이...
PS: 황철웅이 대길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때문에 태하를 돕는 거냐고. 대길이 말한다. 그 놈이 나를 한번 살려줬거덩.... 황철웅이 말한다. 너마져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구나... 철웅은 태하에게 은혜를 입었지만, 그것을 원수로 갚았다. 태하를 쫓아온 다른 군사들을 돌려세우고 집으로 돌아간 철웅은 뇌성마비 장애를 앓는 아내의 무릎위에서 꺼이꺼이 운다. 그가 울면서 토해낸 것은, 비틀리는 아내의 몸보다 더 비툴어진 열등감이었을까? 철웅이... 아내를 멀리한 것은 자신의 미래같은 장인 이경식이 자신의 욕망을 볼모로 장애인 딸과 혼인시킨 것이 괘심해서가 아니라 아내보다 더 뒤틀리고 꼬인 자신의 욕망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철웅이 앓는 병은 열등감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던 것이다. 아내의 손을 잡고 오열하는 것은 황철웅이 자기의 비틀린 욕망을 피하지 않기로 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추노의 나레이션이 송태하가 아니라 황철웅의 나레이션으로 마무리한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조선 최고의 무장 송태하나 조선 최고의 포수 업복이가 아니라, 송태하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는 황철웅이나 업복이의 죽음 앞에서 비로소 주먹을 쥐는 또다른 노비같은 우리같이 뒤늦게 깨닫는 못난이들인지 모른다. 마을을 지키는 것은 낙낙장송이 아니라 허리굽은 소나무라는 옛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출처:[마이클럽(선영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