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수수한 여자아이 어떠세요?

여대생2010.03.29
조회1,632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0살이 된 모 대학의 대학생입니다.

오늘 교정에 나가 산책을 했는데 벌써 개나리가 피더라고요. 벌써 삼월도 다 갔네요.

추운 꽃샘추위도 지나갔고 저도 제법 대학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봄이 찾아와 꽃이 피어도 제 기분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네요.

바로 제 또래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하는 외모에 대한 문제입니다.

 

별것 아닌 문제라고 하실 지도 모르지만, 저에겐 가장 큰 고민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글을 보시계시는 분은 저에 대해 궁금하시겠지요?

 

일단 저는 화장을 할 줄 모릅니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비비 크림이다, 썬 크림이다, 파우더, 마스카라, 립밤을 강의 쉬는 시간마다 바르고 있는데 저는 대학에 오기 전까지 비비 크림이란 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냥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다녀요.

다행히 피부는 지저분하지 않은 편이라서 컴플렉스는 없지만, 그래도 친구들은 못마땅한지 절 볼때마다 화장을 하라고 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그냥 로션이면 됬지, 하고 넘깁니다.

덕분에 친구들은 제가 여전히 고등학생 같다고 말한답니다.

 

그러고보니 옷도 청바지 세 개 뿐이네요. 하의는 저게 답니다.

하나에 이틀 정도 번갈아가며 입고 있어요. 주말이면 몽땅 빨고요.

상의는 제가 후드티를 좋아해서 그것만 네 벌 가량 가지고 있네요.

얇은 면티도 몇 장 있어요.

제가 상의건 하의건 옷은 무조건 깔끔한 것을 좋아합니다.

복잡하게 알 수도 없는 영어가 씌여진 그런 옷들은 싫어요.

그냥 평범한 흰색이나 검정, 회색 색상에 간단한 장식만 있는 정도가 좋아요.

그래서 저의 옷은 모두 수수합니다.

 

신발도 할머니가 사주신 하이힐이 하나 있긴 하지만 신발장에 모셔둘 뿐, 절대 신지 않습니다.

저는 하이힐을 별로 신고 싶지 않아요.

예전에 몇 시간 신어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아파서 다시는 신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귀도 뚫지 않았습니다. 반지나 목걸이 같은 건 당연히 하지 않고요.

심지어는 머리끈이나 머리띠도 싫어합니다. 제가 숱이 적은 편이어서 그런 건 조이는게 너무 아파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저의 헤어스타일은 묵지 않을 정도로 짧은 단발, 하나입니다.

 

사실 저는 처음 이런 것들은 그냥 의식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 마음에 봄바람이 불고 말았어요.

제가 한 남자를 좋아하게 되버렸어요.

 

그는 같은 신입생이고요. 축구를 좋아해서 삼월이라 추운데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깊은 아입니다.

다른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지냅니다. 말은 과묵한 편이어서 더욱 좋습니다.

강의 중에 참여하는 모습도 성실합니다. 절대 지각이나 결석은 하는 법이 없고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물으시면 가장 먼저 대답합니다.

 

외적인 것을 좀 보자면 그는 키가 훤칠하고 피부가 새하얀 정말 훈훈한 남자입니다.

소지섭씨나 김종국씨가 잘생기진 않았지만 많은 여성분들에게 사랑을 받잖아요?

그도 그런 아입니다.

 

그 아이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좋았습니다. 지금도 좋습니다. 더욱 좋아질 것 같습니다.

 

그러자 저는 그 아이와 저를 비교하며 스스로 되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깔끔한 것만 좋아하고 수수한 외모의 나를.

 

저는 말로 표현하기보단 글을 쓰거나 생각을 깊게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조용한 여자아입니다. 덕분에 그 아이는 같은 과인 제 이름 정도만 알고 있을 뿐 간단한 인사조차 하지 않는 멀고 먼 사입니다.

 

저는 지금 일생일대의 대 변신(!)을 시도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남아 그냥 용기를 내서 다가선 다음 친구로 친해져서 나름의 방식대로 저를 어필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변하고 싶은 마음 반, 남아있고 싶은 반이지만 솔직히 20여년을 지내며 착실히 지켜온 저의 이런 외적 습관들을 버리긴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제가 궁금한 것은 이런 수수한 여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여태까지 남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았거든요.

 

혹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 주세요. 꼭 부탁드려요. 

저같은 여자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