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의 진상손님 천태만상

크립2010.03.31
조회491

어지간하면 안 쓰려고 했는데.. 영 짜증나서 적어봅니다.

 

이 게시물은 '남녀 탐구생활'의 성우 목소리를 떠올리며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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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은 PC방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요 3일간 마주친 진상손놈들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하고 싶다네요.

1. 가지수가 조금 모자란 손놈

 가지수가 조금 모자란 손놈의 이야기예요. 이 손놈은 뭐가 잘났는지 겜방문을 부술 기세로 열고 들어오네요. 들어와서 당연하다는 듯이 말해요. '서비스로 커피 주죠?' 서비스로 주는 커피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손님에게 자주 이용해주십사 하는 의미에서 드리는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당연하다는듯이 말하니 크립은 잠시 어이를 상실하네요. 일단 열받아도 꾹꾹 누르고 커피를 내줬어요.
 이 손놈 자리로 가서 앉는 듯 하더만 컴퓨터를 켜지도 않고, 로그인도 안 하네요. 잠시 다른 일을 하느라 왔다갔다 한 사이, 이 손놈이 안 보여요. 친구한테 물어보니 그냥 갔다네요. 아나 이런 십숑레이션. 커피만 달랑 마시고 토꼈네요. 이 손놈이 간 자리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커피잔이 저를 비웃는 것 같아요. 다시는 안 왔으면 하고 기도했는데 3일째 안 오고 있네요. 이런 손놈은 차라리 안 오는게 가게 매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2. 사기꾼 손놈

 크립은 오늘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웬 나이 지긋해보이는 할아버지가 들어오네요. 웬지 웃는 얼굴에 위화감이 드네요. 오자마자 비회원과 회원의 요금 차이를 묻네요. 그러더니 구석에 앉아서 회원가입을 열심히 하고 앉아있어요.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갑자기 전화를 쓸 수 있냐고 묻네요. 별 일 아니라는 생각에 크립은 핸드폰을 빌려드렸어요.
 잠깐 쓴다더니 통화시간이 7분이 넘어요. 이정도면 통화료 천원은 받아야 하지만 그냥 어르신께 배려해드린 셈 치기로한 크립은 나름 마음을 진정시켜요. 웃는 얼굴로 자신이 전단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며, 나중에 먹을걸 사들고 온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전화기를 빌려드린 보람을 잠깐 느껴요.
 다음날 오후,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오네요.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번호예요. 보이스피싱이 아닌 지 살짝 걱정하지만, 일단 받고 봐요. 보이스피싱은 아니었는데, 잘 모르는 이름의 사람을 찾네요.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할아버지 회원의 성함을 찾는 것 같아요. 친절한 크립은 겜방 아르바이트생이고 당일 가입한 할아버지에게 핸드폰을 빌려드렸다고 설명해드려요. 전화기 건너편에 있는 사람은 매우 화가 나 보이네요. 무슨 일인지 궁금해진 크립은 사정을 물어봐요.
 아. 할아버지에게 전단지 배포를 맡긴 사람이래요. 할아버지에게 선금을 주고 전단지를 맡겼는데 일을 나오지 않아서 연락을 한거라네요. 먹튀하는거라 열받아서 잡아내려고 한다나봐요. 전화를 빌렸다길래 아는 사람이 아닐까 했다네요. 뭐 이런 꼬인상황이 다 있나 생각한 크립은 잠시 생각해요. 건너편 업주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혹시 연락처나 주소를 알게되면 연락해달라고 말하네요. 전화를 끊은 크립은 뭐 이런 사건에 말려들어가나 생각해요. 꼬여도 이렇게 꼬일수는 없다고 스스로 생각해요. 내리는 비가 웬지 더 춥다는 생각을 하고, 역시 사람은 함부로 믿을게 안된다고 생각해요.

3. 돈 안 내고 튀려는 손놈

 오늘도 일을 마친 크립은 늦기 전에 부랴부랴 집으로 뛰어오지만, 아뿔싸. 막차가 이미 가버렸네요. 결국 근처까지 가는 다른 버스를 타고 30분을 더 걸어서 집에 겨우 들어왔어요. 평소보다 1시간이나 늦게 자야하는 탓에 짜증이 일지만, 그래도 피곤함을 풀기 위해 잠을 청해요.
 한참 달게 자는 새벽, 갑자기 전화가 오네요. 번호를 보니 사장님이예요. 가뜩이나 평소보다 늦게 잠을 청해서 얼마 쉬지도 못했는데 짜증이 밀려와요. 그래도 우선 뭔가 일이 터졌을거라는 생각에 전화를 받아요. 사장님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어봐요. '크립아, 어제 혹시 비회원 야간정액 받았니?' 잠시 곰곰히 생각해본 크립은 비회원 정액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힘겹게 떠올려요. '사장님, 어제 회원정액만 받았고, 9시 이전까지 전부 사인 받아가며 확인했습니다.' 잠에서 덜 깬 멍한 머리임에도 상황을 잘 기억해낸 자신을 대견해하며 흐뭇해해요. 곧이어 날아오는 답변, '그럼 가게에 전화해서 손님이랑 통화좀 해봐라.' 우라질레이션. 가뜩이나 졸려 죽겠는데 손놈이랑 드잡이질을 해야할 판이에요.
 크립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가게에 전화를 해요. 손놈이랑 전화할 때 졸린듯한 목소리를 들키면 정황증거에서 밀리게 되어있어요. 일단 확실한 물증이 가게에 남아있는만큼 이쪽이 꿀릴 이유는 전혀 없다는 사실이 크립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줘요. 전화를 받은 손놈은 자기를 기억하냐며 허위로 날조한 기억을 지껄여요. 손님이 많았으면 모를까 그 시간대에는 정액을 받은 적이 없어요. 하물며 그 시간은 손님이 없는 틈을 타 라면을 먹던 시간대예요. 계속 자신이 돈을 냈다는 손놈의 말을 조용히 듣다가, 제가 설명을 했냐고 반문해요. 설명을 들은 적이 없대요. 아싸, 이놈은 걸렸어요. '손님께서 정액을 신청하시면 제가 이러이러하게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바로 수첩을 내드립니다. 수첩에 손님번호와 금액을 손님 본인이 적으셔야 정액을 넣어드립니다.'라고 친절한 어조로 설명해요. 나름 침착한 대응에 스스로 대견해하는 크립이에요.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묻어나요. 이제 한 건 처리했어요. 손놈은 자신의 말이 씨도 안 먹힐걸 짐작하고 포기한 채 전화를 끊어요.
 오후에 출근한 크립은 전후사정을 들어봐요. 알고보니 원래 이짓거리 몇 번 하던 놈이라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어요. 사장님은 nc소프트에 이 손놈을 신고해서 게임플레이가 불가능하게 막아놨대요. 어머니가 돈을 가져다준다고 하고 인적사항을 보관하고 돌려보냈지만, 아마 돈을 받을 가능성은 없대요. 그렇지만 게임 계정을 막아놨으니 아마 올거라고 사장님의 전언을 들어요. 별별 손놈이 다 있다는걸 배운 크립이었어요.


다 써놓고보니 젠장맞을 사건들이군요. -_-; 아..이제 중국손님이 깔아놓은 QQ나 정리하러 가야겠네요. 젠장..

 

손님도 손님으로서 예의를 지킬 때, 비로소 손님인겁니다. 손님다운 대접과 서비스를 받고싶다면 예의를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다수의 손님은 잘 지켜주시는데 소수 '손놈'분들이 꼭 이러시더군요.

 

오늘도 손님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픈 크립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