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제게 추억을 준 친구한명을 소개합니다.

평범한대딩~2010.04.04
조회669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89년산 평범한 대학생 남죵내이구요.

그냥 제게 추억거리 한개가 생겨서 이야기를 써보려합니다.

맨날 눈으로만 읽다가 처음으로 판이란걸 써보네요.

 

일단 저는 1994년, 5살때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닙니다.

클론의 강원래씨랑 비슷한 예인데요,

하반신 마비로 인해 가슴 밑부분부터는 감각이 없지만, 머리랑 손은

자유롭기때문에 밀고다니는 휠체어로 현재는 대학생활을 재미나게 하고있습니다.
잘웃고 활발하게 다녀서 학교에선 저를 장애인으로 보는 친구는

많지않아요.

 

무튼, 저는 장애를 얻은 인복이 있는건지,(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좋은 분들, 저를 도와주려고 해주시는 감사한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무사히 잘 졸업했고,

힘들었지만, 대학교에 입학도 하고, 지금은 기숙사에 살면서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고있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저는 비오는 날을 무척 싫어합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아마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시는분들 모두가

비가 많이오는날, 눈이 많이오는날은 굉장히 성가십니다.

비나 눈이 많이 오면 휠체어로 다닐때 길이 미끄러워서 다치기도 쉽고,

우비를 입음에도 불구하고 옷이 다 젖고, 

비나 눈을 맞고다니기때문에 사람들의 시선도 불편하고... 아무튼... 

불편한 점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전 가끔 그냥 비가와도 모자쓰고 맞고다니고, 위험하지만

비를피하려 평소보다 더 빠르게다닙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4월1일, 제가 대학생활을 하는 곳엔 비가내렸습니다.

비오는날엔, 그냥 짜증내면서 모자 푹 눌러쓰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강의를 들으러 학교로 갔습니다.

수업은 무사히 잘 마쳤고,

수업이 끝나고 이제 기숙사로 돌아오기전에,

친한 누나에게 전화가왔습니다.

 

누나曰: 복~(제이름이 최x복이거든요, 애칭입니다.) 어디야?

저: 이제 수업끝나서 가려구요~

누나曰: 그래 알았어~ 저녁 같이먹자고 전화했찌~

저: 네~ 기숙사 가서 연락드릴게요. 그럼 나오세요~

누나曰: 알았어~

 

간단히 통화를 하고, 끊고 기숙사로 오고있었습니다.

다행히 비가 새차게 오진 않았고, 맞을만한 정도의 비가 추적추적내리고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숙사 뒤쪽으로 가던 중 누나를 만났습니다.

슬리퍼를 대충 신고, 우산을 쓰고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것처럼 보였거든요.

 

저: 누나 왜 거기서 계세요??누구 기다려요??

누나曰: 너 기다렸어~ 아까 내려갈때 비맞고 가길래 우산씌워줄려고

            복 부르면서 달려갔는데, 너가 못듣고 가길래...

            수업끝난것같아서 여기서기다렸지^^

 

씨익 웃으면서 저를 봐라봐주는순간, 전 이순간 멍~ 해졌습니다.

저는 누가 우산을 씌워주려고 기다려준 사람도 처음이였고,

제가 언제, 어디길로 기숙사로 돌아갈지 모르는상태에서(기숙사로 돌아가는길이

2군대가있고, 굉장히 먼 거리거든요) 저를 위해 기다려준 누나가 너무나 고마웠고

감사했습니다.

 

이 누나는 저랑 2살차이나구요(빠른생일이라 3살차이인데, 태어난 년수로는 2살차이)

대학교 1학년 말에 인사하고 지냈고, 2학년 초에 친해져서,

현재는 가장 친한 누나,동생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엔 맨날 붙어다녀서 남자친구, 여자친구로 오해하시는분들 많아요.

다른 여자분들과 다르게 누나는 저를 밀어주려고하고, (오르막길 오를때요.

제가 도움받는걸 별로 좋아하진않거든요)

항상 저를 챙겨주고, 친동생처럼 아껴줍니다.

저에게 뭐든 할수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해주는 누나고,

잘 웃어주고, 항상 저를 이해해주려 노력해주는 누나입니다.

이 소중한 누나와 함께 처음겪어본 일이 너무나 많고, 그만큼 추억도 많지만

4월1일, 비와서 짜증나고 힘들었던 하루,

소중한 누나로 인해 행복한 추억을 한개 더 담았습니다^^

(톡되면 사진첨부할게요~)

 

p.s 저같은 친구들에게 말건내주시고, 우산도 씌워주시고,

문열어주시고, 관심가져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마워요^________^

 

 

 

누군가가

내가 비맞는걸 안타까워해서

우산을 들고

언제 어디로올지도 모르는 나를

우산을 들고 기다려줬다는 건,

작은 우산을 같이 써줬다는 것은

정말 기쁜일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사람인진 모르지만

나에겐 한없이 착하고, 바보같은 그 분과

친해지고, 좋아하고, 닮아가고,

같이 웃고, 같이 다닐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22년만에 처음 겪은,

영화에서만 보던 상황을 겪은

4월1일.

비가 와서 짜증나고 힘들었던 하루였지만

나는 너무행복하다

^0^

 

           고맙고 감사합니다. 잊지않을게요.

                                            4월1일 일기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