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리얼 액션 - 여자 앞에 친구는 없었다 1

차칸앙마201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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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작년에 제가 MBC [지금은 라디오시대]의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사연란에 보낸 글이다. 어느날 라디오에서 갑자기 익숙한 단어들이 나오는 바람에 깜짝 놀랐습니다. "효과가 묻어나는 편지" 코너에 자신들이 각색을 해서 방송을 하더군요. 내용은 보낸 분량이 너무 많다고 3/4을 잘라내고 그나마도 자기네들이 멋대로 왜곡을 해서 허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에어컨을 받아서 누나에게 선물했답니다.   ++++++++++++++++++++++++++++++++++++++++++++++++++++++++++++++++++++++++++++++++++++++++++++++     안녕하세요.
무더운 여름 두분의 재치있고 정겨운 방송을 들으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사는 청취자입니다.   두분보담은 한참 어리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짓고 또 한숨짓는 시간이 더 많아지더군요. 맨날 듣기만 했지만 오늘은 제 얘기를 들려드리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제 본명을 밝히기는 좀 그러니 "김미남"으로 하겠습니다. 사실 머 제가 좀 생겼다는 소리 듣거든요 ㅎㅎ   고교시절 맨날 책상머리에 앉아 꿈으로만 그리던 멋진 싸나이가 되고자
대학 입학식도 하기전 기숙사에 짐 풀자마자 도장을 물색하게 되었고
여러 대회 우승 경력이 있은 실력 좋은 관장님이 새로 여셨다는 합기도 도장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새벽반에 들어 운동을 했는데 거기서 친구를 하나 사귀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친구도 신입생이었고 같은 기숙사 같은 층에 있더군요.
그 친구와 맨날 새벽에 함께 운동을 하러 가곤 했습니다.   제가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건망증이 무척 심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러 나갈때마다 방 열쇠를 빠뜨리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 룸메이트가 돌아올때까지 친구의 방에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처음엔 친구가 있을때만 들어갔는데 하두 자주 그러다보니 나중엔 친구가 없더라도 그냥 들어가서 친구 침대에 누워 잠을 자다 나오곤 했답니다.   그런중에 제가 느끼지 못하는 악연의 싹이 자라고 있었더랬죠. 넷이서 방을 함께 쓰는데 친구의 룸메이트들이 제게 호의적이지 않은 눈빛을 보내더군요.
그중 특히 한 녀석이 제가 주인없는 친구의 침대에 들어갈때면 적대적이기까지한 눈빛을 보내는게 아니겠습니까
'키도 쬐끄만게 노려보네! 노려보면 어쩔건데?'
속으로 생각하며 어김없이 녀석의 눈빛을 모른 체 했지요.
제 친구가 삼수를 해서 나이가 동기들보담 2살이 많다보니 같이 방을 쓰면서도 룸메이트들과는 별로 대화가 없었더랍니다.   얼마 후 도장에서 승급심사가 있었는데
거기서 의외의 얼굴을 만났습니다.
제 친구의 방에서 제게 적대적인 눈빛을 보내던 녀석이 도복을 입고 도장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는 게 아닙니까???
저랑 똑같은 하얀 띠를 매고...   심사가 끝나고 관원들이 모여 담소를 하는 중 녀석과 처음 인사를 하게 됐습니다.
"야~ 너두 여기서 운동하고 있구나. 반갑다. 난 김미남이다"
"응! 난 홍돈호야."
"앞으로도 너네 방에 자주 갈거니까 예전처럼 그렇게 쳐다보지 말구 친하게 지내자.'"
"그래 알았다."
"그런데 너 이름이... 붉을 홍에, 돼지 돈에, 부를 호자냐? 해석하면 빨간 돼지라 불러주세요. 그런거야? 하하하"
"아냠마! 무슨무슨 홍에, 무슨무슨 돈에, 무슨무슨 호자야"
"난 몰라. 내가 아는 한자는 그거 밖에 없다. 빨간돼지야!"
자기 이름을 가지고 맘대로 별명 만들어 부르는게 기분 나빴는지 또 곱지않은 시선으로 절 바라봤지만 키도 작고 똥똥한데다 검붉게 그을린 녀석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별병하나는 기가막히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녀석은 빨간돼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은 서로가 좋지 않은 인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녀석과 저는 둘도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우리의 우정을 시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남자만 있던 우리 도장에 동갑내기 아가씨 셋이 등록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유독 제 시선을 붙들었더랬죠.
중고등학교를 남학교만 다닌데다가 대학 전공마저도 여학우 하나 없는 공대를 다니다보니
그녀를 보면 온몸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얼굴이 빨개지는 느낌이었답니다.
그런데...
녀석도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겁니다. 글쎄.
그녀 말고도 다른 두명이 있는데 왜 하필 그녀냐고???? 우리 둘이 서로 그녀를 맘에 두고는 있었지만
저나 녀석이나 여자앞에서는 용기없는 못난인지라
그녀에겐 아무 내색도 안하고 우리 우정또한 변함이 없었습니다.
표면상으로는...   그때 관장님이 참 짓꿎으셨죠.
그 아가씨들이 오고부터 도장 분위기가 화~악 180도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관장님이
"야! 공중회전 낙법은 이렇게 하는 거야 잘봐. 이얍!"
'쿵(낙법 떨어지는 소리)'. '짝! 짝! 짝!'
관장님이 시범을 보이시면 저희는 감탄을 하며 박수를 치죠.
"자! 이젠 너희들이 해봐. 김미남! 빨간돼지! 해봐"
"에이 아플거 같애요. 나중에 배우께요."
머 대충 이러면서 덜 위험하고 덜 힘든것만 배우려고 했죠.   또한 발차기나 낙법을 계속 시키시면
힘든 표정으로 헐떡대면서 그냥 주저앉아버리기 일수였구요.   그러던 도장 분위기가 완전 살벌하게 바뀐겁니다.
남자들을 앞에다 놓고
그녀들을 맨 뒤에다 세워놓고 가르치시는 거에요. 뒤에서 그녀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 긴장 바짝하고 한 순간도 어영부영할 수가 없는 거죠.
발차기를 수백번 반복시켜 입에서 단내가 나고 눈앞이 노랗게 보여도 더 멋지게 하려고 노력했고
관장님이 공중회전낙법이나 공중회전을 시켜도 마다하지 않고 공중에 몸을 띄웠고
거꾸로 쳐박혀도 아프지 않은 척 이를 악물고 일어서곤 했습니다.
그 덕분에 예전에 비해 실력이 빠르게 늘더군요.   한 여인을 바라보는 빨간돼지와 저와의 악연이 드러나는 날이 기어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평소 1주일에 하루는 관원들 겨루기를 시키는데
그때까지 용케도 빨간돼지와 저는 맞상대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도장 문 열자마자 등록한지라 녀석과 저는 도장에서는 좀 한다는 축에 들었었죠.   기본 운동을 마치고 다들 도장 벽쪽에 정좌하고 앉았습니다.
관장님 관원들을 주~욱 둘러보시더니 둘을 지목하십니다.
그렇게 여러 사람의 대련이 있었고 이윽고 저와 빨간돼지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김미남, 빨간돼지 나와"
"네!", "넵!"
도장 한 가운데 빨간돼지와 마주섰습니다.   모든 관원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죠.
'저 둘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다들 궁금해하는 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가씨 셋 또한 눈을 반짝이며 우리를 보고 있었고
내 맘속의 그녀가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저를 응원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녀 앞에서 기필코 녀석을 쓰러뜨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마'
녀석이 몸이 다부지고 빠르기는 하지만, 사실 제가 녀석보담은 10cm이상 크기에 발차기를 하면 20cm정도는 사정거리가 기니까
당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습니다.
녀석을 내려다보며 입가엔 살짝 비웃음을 날려주었습니다.   관장님이 우리 둘을 번갈아 보시더니
"준비"하고 외치셨습니다.
"이얏!", "얍!"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우리 둘은 자세를 잡고 서로를 노려보았습니다.   '이얏','획,휙','퍽 퍼벅'
도복이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나고, 팔다리가, 그리고 몸과 몸이 부딛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마치 암사자 무리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두 마리 숫사자들의 싸움 같다고나 할까요.
우리는 오로지 그녀의 시선을 독차지 하기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몇 차례의 공방이 오가고
"이~얏!"하는 녀석의 기합소리와 함께 높게 날아오는 녀석의 다리를 보았습니다.
'짧은 녀석이 높게 차다니!!!'
무리한 녀석의 동작을 놓치지 않고 두 팔고 녀석의 다리를 잡고 녀석에게 깊숙히 들어가 반대편 다리를 걸어 바닥에 힘껏 내동댕이를 쳤습니다. "쿵"
녀석이 쓰러진 곳이 바로 아가씨 셋이 앉아있는 바로 앞이었습니다.
'으하하하. 그녀 앞에서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었도다.'
속으론 세상이 떠나가라 웃고 싶었지만
애써 근엄한 척 무게를 잡고 넘어진 녀석이 일어서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히히히. 쪼매 쪽스럽구만 "
입으론 웃으면서 일어나는데 녀석의 눈빛은 웃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결코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영화속 부모를 죽인 원수를 발견한 주인공의 눈빛과도 같은 그런 살기 어린 눈빛이었습니다.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녀석은 다시 자세를 가다듬으며 저를 노려보더군요.
몇차례의 공방이 오가고,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녀석에게 밀려 뒷걸음질을 치다가
그녀들이 있는 곳까지 밀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뒷걸음에 그녀 친구의 무릎이 걸려 뒤를 돌아본 순간,
빨간돼지가 몸을 돌리며 등이 보이나 싶더니
우리 시골집 기둥만큼이나 굵은 녀석의 다리가 제 가슴을 향게 일직선으로 날아들었습니다.
"퍼~억"
소리와 함께 저는 다리에 힘이 풀려 도저히 서있을 수 없어 스르르 무너져 내리고야 말았습니다.
"얏호!!!!"
녀석의 환호성 앞에 전 무릎을 꿇고 고통의 가쁜 숨을 내쉬어야 했습니다. '바로 그녀 앞에서 녀석에게 무릎을 꿇다니! 다음에 두고보자. 기필코 오늘의 복수를 해주마'
이렇게 이를 악물고 복수의 날을 기다리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머 겉으로는 우리 우정 변함없었지만요.   To be continue ...